<에코다큐보기6일차> 유칼립투스 MATA (2021)

2022-07-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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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칼립투스 Mata ,2021

2022년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국제환경영화부분 대상작

감독 파비오 나시멘토, 이그리드 파드네스

숲을 울리는 無의 소리

영화는 바람소리와 검푸른 숲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바람소리는 공허함에 부는 바람처럼 서늘하고, 검고 푸른 숲은 울음을 머금은 듯 음울하다.

이곳은 브라질 바이아주 남부의 대서양 삼림이 있던 곳, 그  원시림과 함께 삶을 일구고 살았던 토착민들을 내쫓고  

숲을 싸그리 태워 그 자리에  유칼립투스 단 한 종만  엄청나게 심은 결과다.

대대로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브라질 바이아주 남부의 대서양 삼림은  이제 4% 남았다고 한다.

1950년대에 계획되고  60년대 부터 시작된 정부와 기업 주도의 대규모 유칼립투스 인공 조림 사업은

풍부한 물과 따뜻한 온도만 유지되면  1년에  10미터까지도 거뜬하게 자란다는 유칼립투스를 단일 조림함으므로서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열대우림의  나무가 산림자원으로 이용되려면 30~40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할때,

초기의 유칼립투스 목재 생산주기가 7년에서  지금은 5년,  앞으로는 3년을 내다본다고 하니, 기업은 사활을 거는 것. 

 

에코사이드와 제노사이드

유칼립투스 인공 조림 사업을 놓고 정부와 토착민들, 인근 농부들의 갈등이 피와 눈물로 물들고 있다.

자연과 숲의 조화를 지키고  자신들의 존재를 우주 균형의 일부로  여기고  살아 왔던 토착민들은 삶도 땅도 잃었다.

그 것을 되찾기 위해 정부와 기나 긴 법적 투쟁에 나선 파타쇼 원주민들의  대표 발언에는

우리를 가르친 <향모를 땋으며>의  '받드는 거둠'과 '호혜성의 도덕적 언약'이 담겨 있으며,

'자신들을 살해하지 말라'는 파타쇼 대표의 목소리는 마치 숲과 땅에서 울러퍼지는 소리 처럼 느껴진다.

파타쇼 일행들과 함께 자연 삼림에서 인공조림 숲으로 들어서는 장면은 무척이나 충격적이다.

유칼립투스숲의 경계를 시작으로 땅은  메말랐고  동물은 사라졌다. 소리도 형체도 흔적도 그림자도 없다.

그저 비슷비슷한 키의 유칼립투스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있을 뿐.

유칼립투스숲과 같은 단일조림도 농산물의 단일재배처럼  땅을 병들게 하고  생물 다양성을 훼손시키며,

그만큼 독한 살충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수 밖에 없고, 살충제의 독은 그 공간의 모든 삶을 파괴시킨다.

 

                   파타쇼 일행들이 유칼립투스숲으로 들어서고 있다.

 

게다가 유칼립투스숲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숲 인근의 농부할아버지는 가뭄과 인공조림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유칼립투스의  조림 면적이 줄게 되면  강물의 유량이 상승함을 발견한다.

그 문제와 관련해 직접적 연관성을 회피하던  과학자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생태계의 근원인 물이  기업의 이윤을 위해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그런 기업의 부조리를 정부가  봐주고 있는 것이다.

농부할아버지의 말처럼,  우리는 영영 길을 잃은 것일까?

 

                          숲 인근의 농부할아버지와  생태학자

 

2022년 4월 4일부터 14일 사이에 브라질의 27개 연방 단위에서 온 수천 명의 토착민들이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에 모였다.

브라질 최대의 토착민 단체인 ‘Articulação dos Povos Indígenas do Brasil’이 주도한 이 집회는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의 4년 착취 정책이 초래한 위협에 항의하기 위해서 모인것이다.

이 정책이 완전히 승인될 경우,

후 위기가 더 가속화되어 현재 브라질 토착민이 거주하고 있는 산림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토착민들은 먼저 이 땅에 살던  존재자들로서 그들 자신이 브라질 삼림의 황폐화와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음을 선언하고,

보우소나루 정권으부터  토지에 대한 권리를  되찾고  토착민의 정치 참여와 정치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저항운동을 시작했다.

배타적인 언론과  기업의 어마어마한 로비 그리고  부조리한 정권에 맞선 그들의 18년 간의 기나긴 투쟁이

이번 10월의 브라질 대선 이후에는 과연  희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40년 동안 브라질 아마존 숲의 20%가 벌채되었지만 , 토착민이 점유한 땅에서는 원래 숲의 2%만이 손실되었다.

 

탐욕으로 지워지는 생태계와 사람들

그린피스 사무소의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의 콩 생산업체(가축을 먹일 콩)가  토착 원주민 공동체를 괴롭히고 

억류, 납치 심지어는 총살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얼마전에는 브라질의 토착민들을 돕던 브라질 활동가인 브루노 아라우즈 페레이라와  영국인 기자 돔 필립스가 살해되었다.

여전히 브라질 정권은 불법 벌목업자나 채광업자, 농장주들이  토착민들의 토지를 점령하는 것을 막기는 커녕

기존의 규제를 축소하고  토지 횡령을 합법화하며 암묵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고발

길어진 코로나상황에서 브라질의 토착민들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한다.  아마 전 세계의 토착민들이 같은 상황일 것이다.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이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지역의 8만 1000여명의 토착민들을 코로나로 보호하기 위해

외부인의 잡촉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코로나에 대한 과민반응이라며 보호 요청을  거부했다.

전세계적으로 4억 7000만명이 넘는 토착민, 원주민, 소수민족 등 지역 공동체의 인권을 보호해야

자연의 권리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ICCA연합체가 2021년 발표한 보고서 <생명의 영토>는 전세계의 환경을 수호하는데 있어, 

'토착민과 지역 공동체"의 인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들은 전세계 생물다양성 핵심지역 중 적어도 22퍼센트 이상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 중 한명인  파비오 나시멘토는 환경영화제 대상 소감에서,

소규모 농부들과 토착민 공동체의 생존에 대한 권리를 위한 저항과

제지 산업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기업에 대항한 그들의 투쟁을 기억해 달라고 말한다.

브라질에서 고무나무 보호운동을 하다 개발업자들에게 무참히 살해된 시쿠 멘지스 CHICO MENDES 1944~88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협을 느끼고 이런 말을 남겼다.

"처음에는 고무나무를 살리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마존 열대우림을 살리기 위해 싸운다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나는 인류를 위해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탁위의 고기 한 접시,  책상위의  종이 한 장이 어떻게 나에게로 왔는지 상기한다면,

우리들의 작은 실천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다른 삶을 향한 변화와 가능성을 이야기 할수 있을까?

 

<참고> 'The earthrise issue' no.369, 여름 2022와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 내가 찾아본 번역기에서,  mata는 포르투칼어로  살인. (다큐에서 알려준것 같은데, 누가 정확히 아실까요?)

댓글 3
  • 2022-07-18 08:41

    아마존 고무나무님, 물과 조화롭게 살아아오신... 아마존 고무나무님, 

    자원이 아닌 유칼립투스 나무님, 치유를 선물하셨던 유칼립투스 나무님... 그 존엄을 찾으시고 나고 싶은 곳에서 살고 싶으신 곳에서 살 수 있기를... 

  • 2022-07-18 11:56

    "처음에는 고무나무를 살리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마존 열대우림을 살리기 위해 싸운다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나는 인류를 위해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이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할텐데

    책상 위의 종이 한 장이 나에게 어떻게 왔는지 생각하면서 살기가 참 어렵네요

  • 2022-07-18 12:11

    <<숲은 생각한다>>에서 읽었는데

    아마존의 역사 속에는 식민지 착취사업이었던 고무사업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다른 지역에서 고무나무를 대거 심게 되어 아마존에선 고무사업이 쇠퇴하게 되었다고 하던데

    여전히 고무나무 보호 운동을 한다니 아직 뭔가 있는걸까요?

    허기사 그 다른 지역도 피해를 입고 있겠네요.

    아마존은 늘 몸살이군요… 이제 유칼립투스… ㅠㅠ

    (저도 키우고 있는 나무인데 진짜 물 많이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