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2주차 공지] - <부분과 전체> #1 - 하이젠베르크, 이런 엄친아 같으니라구

문탁
2023-09-24 12:55
290

1.  엄친아 하이젠베르크

 

 

고등학생 때 <티마이오스>를 그리스어로 읽고, 피아니스트 못지 않게 연주를 하고, (실험실이 아니라) 바흐 음악이나 슈타른베르크 호수 혹은 하인베르크 산의 산책에서 영감을 얻고, 동양철학을 좋아하며, 24살때 행렬역학 논문을 통해 양자역학의 기초를 확립하고, 26살 때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그 유명한 이론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당시 48세의, 그러니까 자기보다 스물두살이나 많은 아인슈타인을 논리적으로 박살내고, 양자역학의 기초를 세운 공로로 31세에 노벨물리학상을 탄 사람은.... 음 존경스럽다기보다는 좀 짜증나기도 합니다^^. 뭐 이렇게까지 엄친아일 필요는 없잖아? 이런 감정이 슬며시 올라오는 거죠. 하하하 

 

 

 

'지상최대의 정모'라고 불리는 1927년 브뤼셀의 솔베이 5차 회의.

이 사진 속 사람  중 17명이 이미 노벨상을 탔거나 탈 사람이다.

그리고 이 회의를 보통 양자역학의 탄생시점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건 다시 생각해보면 현대물리학의 비약적 발전시대인 20세기 초의 어떤 지적 풍토에 대한 존경심과 부러움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 시기는 자연에 대한 보다 엄밀한 탐구를 진행시키면서 동시에 그 자연을 관찰하고 재현하는 인간의 사고와 언어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반문하는, 어떤 점에서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통섭적 논의 혹은 물리와 철학이 함께 고민되던, 지성의 마지막 황금시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이런 자명한 사실은 잊어버리기 쉽다.

이런 사실을 기억한다면 두 문화, 즉 정신과학-예술적 문화와 기술-과 자연과학 사이의 간극을

약간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7쪽)

 

 

 

2. <부분과 전체>, 미션 임파서블? !

 

이 책은 1969년, 그러니까 그의 나이 68세에 쓴 자서전입니다. 그런데 형식이 독특합니다. 1919년부터 1965년까지 다루며, 총 20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과학과 사회, 역사, 철학을 넘나드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현대물리학은 기본적인 철학 윤리, 정치문제들에 관해 새로운 토론거리들을 던져주었다" ,p9), 플라톤으로 시작해서(1장) 플라톤으로 끝나고(20장), 무엇보다 '대화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하이젠베르크는 그 이유를 과학은 대화를 통해 탄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죠. 그래서 자서전의 형태를 띄지만 "역사적 정확성을 포기"하고 대신 주제의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의 서술을 택합니다. 

 

 

책 제목이 왜 <부분과 전체>인지는 역자 김재영 선생의 해제에서 나와 있는 내용을 인용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이젠베르크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는 한,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여러가지 납득할 만한 이유는 찾아낼 수 있을 뿐이다.... '부분'과 '전체'의 개념쌍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플라톤의 자연철학에 견주어 보면 전체는 곧 세상의 모든 것, 즉 우주이며 절대적인 것을 가리키는 반면, 부분은 이 전체를 받치고 있으면서 그 자체로는 전체가 될 수 없는 요소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전체가 불변하는 무엇이라기보다는 가령 헤라이클레이토스가 '모든 것은 흐른다'고 말할 때처럼 그 안에 변화를 안고 있다....젊은 시절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를 통해 세계라는 전체를 이루는 부분으로서의 원자를 만난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이라는 자신의 고유한 원자물리학을 통해 부분과 전체의 만남이 완성된다고 믿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소립자와 플라톤 철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것은 하이젠베르크가 은퇴할 무렵에 주목하고 있던 것이 세상을 이루는 원자와 세계 전체의 관계였기 때문이다.....

<실재의 질서>(우리나라에서는 <현실의 질서>라고 출간)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 있다. 뉴턴의 색채론과 괴테의 색채론..... 중 어느 하나만 맞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한다....뉴턴의 색채론이 물리적 질서를 보여준다면 괴테의 색채론은 정신적인 질서를 보여준다....괴테가 바라보는 자연의 상에서는 큰 것과 작은 것의 구분이 사라지며, 안과 밖이 다르지 않으며, 부분들을 단순하게 모아 놓은 것이 전체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부분 속에서 전체가 반복된다." (473)

 

 

우왕...ㅠㅠㅠ..... 양자역학만 해도 거의 이해불가능인데 (음, 보어는 이렇게 반문하겠죠? "당신이 말하는 '이해'란 무엇입니까? ㅋ) 플라톤과 뉴튼과 괴테까지 알아야 한다구요?  정말 '미션 임파서블'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ㅋㅋㅋ...어쨌든 그의 마지막 탐구과제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관계였나보다, 정도로만 알고 넘어갑시다. 

 

 

 

 

 

 

 

3. 1925년 행렬역학, 1927년 불확정성의 원리

 

우리는 지금 고전역학에서 상대성이론을 지나 양자역학의 발견들을 다루는 20세기 전반기를 읽고 있습니다. 

 

 

 

 

알려진 대로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시세계, 즉 원자운동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이번 주 분량에서 다루는 하이젠베르크의 몇가지 결정적 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1913년 닐스보어가 요런 원자모형을 발표하면서 '정상상태'와 '양자도약'이라는 개념을 내놓죠.

 

 

 

       

 보어의 모형(좌)과 조머펠트의 모형(우)

 

 

그리고 1922년에 하이젠베르크는 후에 괴팅겐의 보어축제라고 불리는 컨퍼런스에서 보어를 만나 함께 산책을 하고 대화를 합니다. 그는 나중에 "나의 과학은 비로소 이 산책과 함께 시작되었다"(77)고 말을 합니다.

 

 

 

 1925년, 보어와 조머펠트 (하이젠베르크의 직접 선생이었던 이 분의 원자모형은 훨씬 더 복잡했다죠?)의 이론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하이젠베르크는 '패러다임 전환'을 합니다. 경험과 직관으로 이해되는 궤도모형을 버리고 순전히 측정가능한 물리량을 수학적으로 표현해서 원자를 설명하기로 말합니다. 그 유명한 행렬역학 수식이 나옵니다.

 

 

 

그리고 1927년에 불확정성의 원리를 만들어내죠.

 

 

 

 

음....우리는 책을 덮고 싶습니다. 크하하핫

 

 

 

4. 도대체 이 책을 우리는 왜 읽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할까요?

 

말씀드린대로 <나이듦과 자기서사>에서는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커리큘럼에 꾸준히 과학책(의학책)을 넣어왔습니다. 그리고 매번 참 좋았습니다. ☺️

 

 

 

 

 

 

그리고 이번에는 물리학책을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물리학은 부담스럽습니다. 수학과 더불어 우리가 아주 빠르게 포기한 게 바로 물리 아닙니까? 그래도 현대물리학, 즉 양자역학을 쪼금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양자역학 하면 불확정성의 원리이고 하이젠베르크니까...그의 자서전을 픽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해야 한다거나, 이번 기회에 양자역학과 맞짱을 뜨겠다......같은 생각을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냥 척 봐도 그건 불가능하니까요. 다만... 양자역학에 대해 맛보기의 맛보기 정도를 한다, 그리고 과학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고 법칙적인 것인가?)에 대한 질문 정도를 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5. 발제와 메모

 

<부분과 전체> 3주 동안은 발제도 하고 메모도 올립니다. 발제조는 내용요약을 충실히 해주시고(한 주의 발제분량이 합쳐서 4쪽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발제자께선 발제 말미에 토론할 거리 한, 두개 올려주세요),  메모조는 좀 자유롭게 소감이든, 질문이든, 토론거리든 2,3개 토픽을 댓글로 올려주시면 됩니다. 마감은 수욜 6시까지입니다.

댓글 4
  • 2023-09-27 05:57

    1-3장 발제 올립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요약을 제대로 했는지 확신은 없습니다 ㅠㅠ

  • 2023-09-27 16:58

    하하하. 웃음만 나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4-6장 발제입니다.

  • 2023-09-27 17:33

    음~ 변명을 하자면 유에스비에 저장해 온 메모가 왠지 모르게 다 날라갔어요.
    버전이 너무 달라서 호환이 안 된다나 뭐라나.....ㅜㅜ
    그래서 겨우겨우 복기를 해봤는데.....

  • 2023-09-27 17:50

    텍스트를 '이해'해야 '메모'라는 것을 쓸 수 있을텐데 말이죠.....ㅠㅠ
    저녁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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