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 가을시즌개강공지] 르귄의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로 시작합니다

문탁
2023-09-12 19:45
417

"노년은 누구든 거기까지 이르는 자의 것이다.

전사들도 늙는다. 나약한 이들도 늙는다.

사실상 개연성으로 따지면 전사들보다 더 많은 나약한 이들이 늙어가게 된다.

노년은 건강하고, 강인하고, 거칠고, 용감무쌍하고,

병들고, 허약하고, 겁이 많고, 무능한 사람들 모두의 것이다."(23)

 

 

 

 

1.

한달이 후딱가는군요.

어어어...하다보니, 벌써 개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까지 총 열세분이 신청하셨고, 이 중 네 분은 처음 합류하시는 분들입니다.

두시즌 이상 하셨던 아홉분과 새로운 네분이 또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살짝 흥분됩니다.

 

 

2. 

2분기 첫 책은  sf /판타지계의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어슐러 르귄 (1929~2018)의 에세이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입니다.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이것은 르귄의 블로그에 연재된 글 중 40여편을 뽑아 엮은 책입니다. 재밌는 것은 르귄이 주제 사라마구의 블로그를 보기 전까지는 그런 글쓰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주제 사라마구가 여든다섯, 여든여섯에 시작한 블로그 글쓰기를 보고, "오! 그렇구먼! 알았어! 나도 이렇게 해볼까?" 라면서 본인도 블로그질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의 글이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사라마구의 글보다 훨씬 가벼우며 다소 사소하고 개인적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글쓰기가 퍽 자유로운 글쓰기라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됩니다. 

 

 

 

3. 가을시즌 첫 책으로 르귄의 에세이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나이듦에 대한 그녀의 통찰을 엿보는 것이고 (이건 주로 1장 <여든을 넘기며>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본인은 "가벼우며 다소 사소하고 개인적이다"라고 말하는, 실제로는 담백하고 명민하고 사려깊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시즌3의 글쓰기의 형식은 에세이쓰기인데, 우리는 과연 르귄처럼 쉽고 통찰력 넘치고 유머가 풍부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저는 특히 중간 중간 간주처럼 들어가있는 반려묘에 대한 글,  <파드 연대기>가 무척 재밌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쓰지? 소설가여서 그런가? 계속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ㅎㅎㅎ

 

 

 

 

 

4. 첫날은 세 파트로 나누어서 진행합니다.

 

처음에 돌아가면서 짧게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그 다음엔 텍스트에 대해 이야기해야겠죠?  전원 자기가 좋았던 문장을 두 군데 고르시고, 왜 좋았는지를  5~7줄 정도로 써봅니다.

수요일 오후 6시까지 이곳에 댓글로 올리시면 됩니다. a4반장에서 한장 이내입니다. 파일로 올리셔도 되고, 직접 올리셔도 됩니다.

 

세번째로는 이번 학기 진행방식에 대해 제가 5분 ~10분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담주 수욜이 기다려지는군요. 이번주말에 비오면 이제 정말 선선해진다는데,  선선한 초가을 저녁, 9월20일에 뵙겠습니다.

 

댓글 11
  • 2023-09-20 01:33

    가을맞이 나들이 손님들이 내려온다하여 첫 수업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시간 맞춰 올려보내고서 참석하겠습니다.

  • 2023-09-20 07:16

    감상문 올립니다.

  • 2023-09-20 11:51

    저녁에 뵙겠습니다~~~~

  • 2023-09-20 12:29

    올립니다.

  • 2023-09-20 13:12

    저녁에 뵙겠습니다.

  • 2023-09-20 14:20

    나중에 뵙겠습니다.

  • 2023-09-20 14:57

    (저는 별로 길지 않아서 바로 올립니다)

    “파드는 길고양이도 아니고 야생의 지혜를 가진 고양이도 아니다. 하지만 영특하다. 녀석은 우리가 줄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일단 비만 그치면.”(55)

    “허나 한때 동물들은 정신이 없는 기계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을 악용했던 것처럼 지금은 비동물적 생명체인 식물이 감정을 못 느낀다는 주장을 옹호하려고 과학을 악용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전혀 모른다. 과학은 이제 겨우 식물의 감수성과 식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아주 빈약하지만 낙관적이고 흥미로우며 낯선 결과를 얻었다. 그 구조나 절차가 동물의 감각계와 신경계와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겨우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과학이 그 주제에 대해 해야 할 발언은 식물이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편리한 신념을 정당화하는 데에 실패했다. 우리는 당근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다.”(202)

    반려동물은 ‘인간의 세계’와 자연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반려동물을 돌보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끊임없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니, 이건 너무 인간중심적인 사고야.’라는 환기와 반성을 되풀이하며 이 세상에는 인간종 이외에 수많은 생물들이 있고 그들의 세계가 존재함을 잊지 않는 작업을 하게 한다. 저자 또한 파드를 생각하고 관찰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러한 작업을 하고 있는 듯 하다.
    거기에 더불어 ‘아직은’ 무지하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식물에 대한 인간의 만행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인류를 위해 채식주의나 비건이 아닌 ‘오건’이 되길 제안한다. 물론 오건으로 사는 것은 생존의 위협이 있으므로 오래가지 못하다는 게 함정이므로 저자는 ‘약간의 제안’이라는 이름으로 권유한다.
    오염수가 바다에 뿌려짐에 있어 애초 바다의 주인이자 삶의 터전인 수많은 생물들의 입장은 왜 고려자체가 되지 않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분노가 올라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거부된 권리는 분노를 통해 강력히 지적할 수 있”으며 “분노로는 권리를 잘 이행할 수 없”고 “권리는 집요하게 정의를 추구함으로써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음을 친절하게 알려주었으니 환경단체에 기부금도 늘리고, 기후정의행진에 기필코 참가하겠다는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 2023-09-20 14:57

    안녕하세요~

  • 2023-09-20 16:25

    드디어 시작이네요.
    이따 뵙겠습니다.

  • 2023-09-20 16:30

    평평나나강

  • 2023-09-20 18:50

    일단 지금까지 묶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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