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합평에서는 <먼길로 돌아갈까>를 텍스트로 '술, 우정, 루틴'을 주제로 한 글들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애매한 피드백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드러난 현상을 쓰는 것에서 좀더 들어가,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생각해보고, 그 느낌과 생각을 글쓰기해봤으면 좋겠어요. 느낌이든 생각이든 정리되지 못한 것을 쓰기 힘든데, 정리되지 못한 것을 써야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좀더 생각해봅시다. 나는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어떻게 해석하는가?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시간을 가져보면, 왜 구구절절 변명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드러내기 부끄러워하는가? 생각하기를 왜 주저하는가? 드러나는 지점이 있을 거예요. 그걸 글로 쓰지는 못해도, 자신의 의식/무의식의 지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다 쓴 다음, 한 번 더 생각해봐요. 이게 내 생각의 끝인가? 빼놓은 것은 없는가? 끝까지 생각한 건가?

7월 16일 세미나에서는 에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가운데 <거짓말, 비밀, 그리고 침묵에 관하여> <미발간 산문>, <여성으로 태어남에 대하여>, <피, 빵, 그리고 시> 중 '여성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언 존재'(287쪽까지) 세미나합니다. 분량이 많아요!!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이번 세미나는 메모가 아니라 네 사람이 발제를 맡아서 하기로 했는데, 발제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우선 읽은 내용 가운데 나에게 꽂히는 부분을 정리한다는 생각과 느낀 점, 질문 드는 것들, 평소에 우리가 메모하듯이 쓰시면 됩니다. A4 2~3쪽 정도로 해주세요. 다 정리하려 하면 너무 힘들어요. 발제에서 빠진 내용을 세미나에서 채울 수 있으니 완벽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시고, 차분히 읽고,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정리해오세요. 

<서문>  꼭 읽어보세요. 저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 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주어지는 것 같아, 낯섬과 두려움이 좀 사라질 거예요. '다시 읽기' '다시 쓰기'라는 에드리인 리치의 전략적 글쓰기 또는 정치적 글쓰기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요, <여성으로 태어남에 대하여>는 시대와 국적이 다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우리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거라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여성'인 나의 이야기는 나의 개인사와 기질과 취향의 영향도 있겠지만, 사회적/시대적으로 만들어지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이번 독서는 '여성'인 '나'를 객관화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제인에어>도 안 읽었고, 에밀리 디킨슨의 시도 모르는데 어떻게 읽지? 막막해질 수 있는데, 독해되지 못하는 괄호를 그냥 둔 채로 읽어보세요. 그래도 저자의 대략적인 주제의식은 감지할 수 있을 거예요. 괄호쳐진 부분에 대해서는 세미나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함께 채워봅시다. 일단 일주일 동안 부지런히 읽어봅시다~ 가슴이 따뜻해지거나 뜨거워지는 책이 요즘 반가워요! 에드리언 리치의 책도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럼, 일주일 잘 보내시고, 일욜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