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공지] 비건의 계급성? 비건의 정치성! -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2

문탁
2023-10-27 06:55
239

1.나는 동물이다?!

 

수나우라 테일러도 글을 참 잘 씁니다. (세상에 정말 글 잘 쓰는 사람이 많아요^^)

 

지난 주 우리의 쟁점은 "나는 동물이다"에 있었죠? 

 

"나는 동물이다" 이전에 "나는 인간이다", 라는 것을 더 급진적이고 정치적으로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게 더 구체적 실천을 끌어낼 수 있지 않느냐, 라는 질문 혹은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인간'이니까요)

 

이에 비해 "나는 동물이다"라는 선언이 역으로 "나는 인간인가? 어떤 인간이었단 말이냐?"라는 급진적이고 정치적 성찰을 끌어낼 수 있다는, 수나우라 테일러에 동조하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진짜 '못된' 생물종이기도 하니까요^^)

 

우리 생각이 큰 맥락에서는 다르지 않을테니.... 문제는 이론입니다. 개념이구요. 각자 좀 더 생각해봅시다.

 

 

 

 

2.  비건의 정치적 쟁점

 

수나우라 테일러는 소위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방사되어 풀을 뜯거나 모이를 주워먹고 사육된, '동물복지' 마크가 찍힌 동물-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자연'이라는 게, '자연스럽다'는 게 무엇이냐고 묻지요. 그러면서 비건의 여러 쟁점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저만 하더라도...

 1)아주 오래 전부터 생협, 유기농에 대해 그다지 탐탁해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중산층 운동처럼 보였거든요. (저 역시 골수 중산층이면서...ㅋㅋㅋ)

 2)유기농, 채식보다 간결하게 먹고 적게 먹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오랫동안^^

 3)여러번 말씀드린 것이지만 미국에서 맨해튼 백인들은 샐러드를 먹고 요가를 하고,  퀸즈의 유색인들은 햄버거를 먹고 뚱뚱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었습니다.

4)몸이 약하고 소식하는 사람이 굳이 비건을 해야 할까요? 

5)동물권운동가 한분이 대체육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칼럼을 읽고 약간 의문이 든 적이 있습니다. 대체육 자체도 하이테크놀로지와 자본이 결합되어야 가능한 것일텐데, 왜? 왜? 

6)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올해부터 페스코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직까지는 뭐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크게 불편한 것도 없습니다. 유제품과 달걀, 생선까지 먹지 않게 된다면(비건) 진짜 요즘같은 세상에선 먹는 문제에 엄청 트러블을 겪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함께 이야기봅시다.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상호의존에 대해 생각해봐요.

 

 

 

메모는 B조입니다.

 

 

댓글 7
  • 2023-10-27 17:36

    제가 먼저 올리네요. 내일 뵈오요.

  • 2023-10-27 21:37

    메모 올립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비장애중심주의 생각과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부대낌이 일어난다. 여러 부분에서 생각할 부분을 만들어주었지만 몇 개를 추려보면, 테일러와 피터 싱어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장애가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가. 모든 장애를 치유할 수 있는 약이 단돈 2달러라면 그 약을 먹을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물음이었다. 고민해본다. 나는 아이에게 약을 먹일 것인가. 나는 종종 될 리도 없는 상상 –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났다면-을 해본다. 그냥 평범한 아이를 낳았다면 어쩌면 나는 두 번째 아이를 낳았을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고충은 있었겠지만 우울증 약을 먹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탁에서 공부하고 있을 가능성도 훨씬 낮을 거 같다. 는 등의 상상말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장애가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느냐고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라도 선뜻 말할 수는 없다. 수도 없이 선생님께 불려가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까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했던, 아직도 친구가 없는 아이지만 종종, 아니 자주 나는 아이의 번뜩임과 사랑스러움에 진심으로 빠졌다.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에 감탄했고, 내가 알던 세상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생각했을 때 나도 아마 그 약을 먹이지 않을 거 같다. 장애가 없다면 이 아이는 나의 아이가 아니게 될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 말하지만 나는 이미 아이에게 ADHD약을 먹이고 있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말들을 입 밖으로 계속 이야기하는 통에 수업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제도 소방안전훈련 대피 때문에 학교에 못 갔다. 머리로써는 아는데, 그 사이렌과 대피 사항이 너무나 실재처럼 느껴져서 공포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걸 어떻게 이해해 할까. 고치려 하지 않고, 이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내 안에 뿌리 깊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밖에 사고할 수 없는, 한계가 느껴진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 세상을 사고하는지, 조금 더 면밀히 관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기를 먹지 않는 것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사실 나의 모계 (엄마, 외할머니 등)쪽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엄마는 소고기는 드시지만 다른 대부분의 고기는 안 드시고, 닭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먹긴 하는 정도다. 외할머니도 그랬다고 하는데, 나도 사실 그렇게 고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가 고를 수 있다면 고기류 보다는 해산물류를 고르긴 한다. 그렇다고 불판에 지지직 거리면서 먹음직스럽게 타는 고기를 안 먹는 건 아니다. 고민은 안 먹으려면 안 먹을 수 있지만, 여기에는 고단함이 동반된다는 것이 문제다. 먹는 것이 제한적인, 십여개 음식들을 돌려먹는 아들의 리스트 중 반절이 고기라는 점, 육식주의자인 남편 사이에서 내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두 배의 고단함을 동반한다. 나는 집에서 귀찮아서 그냥 고기반찬을 만든다. 장애도, 고기를 먹는 과정에서도 내가 돌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실질적인 고민이다.

  • 2023-10-27 23:02

    4부 발제 아닌 요약 올려요. 요약도 어렵네요!!

  • 2023-10-27 23:05

    ❍ 육식을 줄여야겠다는 진지한 마음이 들었다.
    - 아무도 내게 입장을 밝히라고 하지 않았지만, 굳이 말하자면 나는 전형적인 ‘인도적 고기’파의 일원이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육식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구입한 닭가슴살을 먹으려니 마음이 아주 불편하다. 나는 “사람 사는 게 그리 단순한가? 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거지”라며 불편한 것(공장식 축산으로 죽어나가는 동물들, 인간의 먹는 쾌락을 위해 특정 기능만 비대하게 발달시키는 사육방식)에 대한 상상이나 생각을 끊는 방식으로 나의 삶의 방식을 유지해왔다.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기존의 것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동물의 고통에 대한 외면은 나보다 중요하지 않은, 또는 나보다 못한, 나와 무관한 종과 사람들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한 위계를 전제한 것이다. 사실과 무관한 나의 이미지일뿐이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들이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 장애에 대한 자긍심
    - 테일러는 장애에 대한 자긍심을 말하는데,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테일러의 자긍심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 “장애가 이 세계에 무언가 기여한다면, 우리는 왜 임신한 여성에게 탈리도마이드 복용을 허용하지 않는가?”라는 싱어의 질문은 빈곤과 억압의 결과로서 생겨난 장애를 축복하는 것의 어려움을 묻는 에르벨스의 질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에르벨스는 “어떤 사회적 조건에서 우리는 장애가 생기는 것을 환영하고 욕망할 수 있는가?”라고도 묻는다.
    - 에르벨스의 질문은 테일러가 삶에서 오랫동안 싸워온 것과 공명한다. 어떻게 장애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장애인들이 스스로 힘을 북돋는 방식으로 자기 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318~319)
    - 테일러는 어려움을 인정하는 것과 장애를 부인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란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장애가 비극이자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로 전제되는 탓에, 조금만 균형을 잃어도 곧바로 차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49)
    - 장애는 생활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 이상이다. 장애의 정도가 심할수록 장애는 내 인생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로 여겨진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그것을 내 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방도를 찾겠지만, 장애를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로서는 절대 택하지 않을 것 같다. 테일러 역시 명확한 입장을 가졌다기보다는 장애를 가진 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불편함, 불의, 몸의 새로운 발견, 소통하고 공간을 이동하는 다른 방식,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며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식, 불의에 저항하는 대안적인 방식들 속에서 자긍심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그렇기에 장애의 자긍심이라는 것이 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장애의 자긍심이란 결국 자신에 대한 긍정이 아닐까 싶다. 장애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자신의 몸의 조건일 뿐이고 그 조건 속에서 살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 2023-10-27 23:53

    피터 싱어의 통념에 대항한 테일러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사실 장애를 치료하는 2달러짜리 약을 테일러가 먹지 않겠다고 했을 때 과연 진심일까? 의심하는 마음이 순간 들었다. 내 속에 뿌리 깊이 자리한 비장애중심주의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대답이다. “왜 나는 2달러짜리 알약을 먹으려 하지 않는가?” “자신이 겪을 장애를 환영하고 그것을 욕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 수 있는가?” 나는 이런 질문들 자체에 놀랐다. 수많은 질문들과 거기에 답을 찾는 과정을 보며 우리가 쉽게 답을 찾기 때문에 아니면 용기가 없기 때문에 이분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앞선 질문에 이런 말을 잇는다. “이러한 정서는 우리가 공간 안에서 움직이고 시간 속에서 존재하는 대안적인 방식들에 깃든 관능성, 예측불가능성 그리고 아름다운 잠재력을 보도록 자극한다. 장애는 해방적일 수도 있고, 신나는 일일 수도 있으며, 또한 우리에게 “정상적이기”를 요구하는 사회의 지속적인 공세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자유의 장소일 수도 있다. (239)” 생각해 본적이 없는 이런 말들을 이제부터 생각해보려고 한다.

    인도적 고기운동… 그나마 낫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짧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상호의존, 공생, 상호이익은 단순하지 않다. “여러 종들의 공생” 등의 상호의존성을 순수하게 생물학적이고 탈정치화된 무엇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인도적 고기운동에서 말하는 상호의존은 상호이익으로 해석되면서 동물도살을 정당화하지만 가축쪽에 정말 이익인가? 장애가 상호의존을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 모두 ‘취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비거니즘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얻었다. 도나 스프링의 얘기를 가져와서 비거니즘에 담겨있는 모순을 이야기하는 지점이 좋았다. “동물윤리를 불구화한다는 것은 비거니즘 식단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것은 인간중심주의와 종차별주의 그리고 동물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방식이 비거니즘 외에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342)” 그리고 이 말을 염두에 두려고 한다. “동물 및 동물성 식품 섭취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서로 다른 능력들이 우리를 서로 다른 속도와 방법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 2023-10-28 00:49

    “자연에 대한 여러 시각은 흔히 이상화되고 탈정치화된 환상 자체다. 장애는 이런 환상의 한계를 가리키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장애의 이러한 역할이 종종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자연에 대한 그런 시각들은 인도적 고기를 위한 주장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 주장들은 장애가 있는 신체를 포함한 특정 신체와 역사가 생략된, 사물의 자연상태라는 낭만적인 관점을 드러낸다. 이렇듯 자연에 대한 본질화된 시각에서 비롯된 서사들은 힘, 자율성, 생산성, 자립 등에 가치를 부여한다.(293)
    :자연에 대한 본질화된 시각으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까 인간이 동물을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양심적인 잡식가는 농부와 동물이 공생관계에 있으며, 이 관계는 결코 중단될 수 없는 진화의 산물” “삶과 죽음의 순환” 등으로 볼 때, 자연에 대한 이러한 환상의 한계를 가리키는데 장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장의 의미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 2023-10-2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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