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차공지]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1 - 불구crip의 정치를 향해!

관리자
2023-10-16 16:00
232

이제 책이 딱 두 권 남았습니다. 시간 후딱 가네요.

 

이번에 읽을 <짐을 끄는 짐승들>은 <망명과 자긍심>에 이어 교차성에 관한 두번째 텍스트입니다.

두번에 나눠 읽습니다. <망명과 자긍심>을 기억해내며, 이 책도 잘 읽어봅시다.

 

 

 

그녀가 그린 멋진?! 그림들을 감상하세요

 

 

 

메모는 다시 A조입니다. 3부까지 발제는 무사님과 모로님입니다.

 

 

 

댓글 6
  • 2023-10-20 11:14

    저는 이번 주 민주당 독서모임에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었어요.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책을 같은 시기에 읽어서 두 책이 자꾸 겹쳐지면서 생각되어 메모도 그렇게 작성해 볼께요. ^^

    153쪽 “사람들은 동물들이 인간과 닮아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에만 그들에게 지능이 있다고 간주하지만, 동물들이 정말로 인간과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는 그 증거에 흔히 의인화라는 혐의를 달아 무시한다. 동물들이 마침내 우리의 시험대를 통과해 우리가 지능이라고 여기는 특질들을 보이면, 그 특질들의 중요성은 축소되고 새로운 시험대가 다시 세워진다.” 이 부분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51쪽 “에모리대학의 유명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이것이 인간이 항상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상상 속 사다리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와 다른 동물들 사이의 유사성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것 말이다. 드 발은 과학자들이 나머지 동물들과 인간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해 기술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장 큰 죄를 범하는 집단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침팬지의 ”키스“를 ”입과 입 접촉“이라고 부르고, 영장류의 ”친구“를 ”특히 좋아하는 제휴 파트너“라고 부르며, 까마귀와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 수 있다는 증거에 대해서는 인류를 정의하는 종류의 도구 제작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 부분이 겹쳐졌어요. 그 과학자 중의 대표 주자가 이 책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인 것 같아요.

    또 169쪽 “자연에 이름표를 붙이고 그것을 범주화하려는 강박적 충동은 인간, 동물, 진기한 물품, 식물 등을 수집하는 행위에서 나타난다.”고 하면서 명명하고 분류하려는 끊임없는 충동은 서양 백인 남성들-유럽인들이 특권을 누릴 수 있는 특정한 방식으로 질서 짓도록 충동한다고 했어요. 그런 실천으로 사이드 쇼, 동물원, 만국박람회, 민족지적 전시를 들고요. 이것은 19세기 서구 식민지 세력의 승리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구요.
    이 부분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31쪽 "새롭게 하나를 수집할 때마다 수집가에게는 폭발적인 도취감을 주는 "무한한 힘의 환상"이 흘러넘친다"와 겹쳐져 살짝 소름도 끼쳤어요.
    이런 도취감으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물고기를 수집하고 명명했고, 그 표본을 지키려는 "낙천성의 방패"라는 집착을 낳았어요. 그 집착은 자신이 믿고 있는 “자연의 체계”, “존재의 대사슬”(짐을~), “자연의 사다리”(물고기~)의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고, 결국 광기로 치달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요. 저는 그 모습에 또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굥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리고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번 진도에는 정말 무참한 내용들이 많아 애나 칭이 말한 진보의 믿음 없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낸다는 건 가능할지...자꾸 회의가 드네요. 그럼에도 전 저의 할 일을 해야겠죠. 또 청년들 밥상 차려주러 갑니다.

  • 2023-10-20 19:02

    책을 다시 읽어도 부끄러움에 몸서리가 쳐지는 것은 처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몸에 비해 턱없이 비대해진 유방을 가진 젖소의 몸이 떠오르는데도 카페라떼를 끊지 못하고
    맨정신에 부리가 잘리는 닭들의 고통을 알면서도 닭을 먹고 있는 자신 때문이겠지요. ㅠㅠ

    동물윤리를 불구화하기(Cripping Animal Ethics)
    저는 불구화하기(Cripping)라는 개념이 잘 와닿지 않아서 다시 읽으면서 이 부분을 주의깊게 보았습니다.

    수나우라 테일러는 우선 불구화라는 개념에 대해,
    “언어든 이미지든, 가장 통상적인 장애 은유들은 장애인의 경험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 결핍에 근거해 있다. '절름발이 혹은 불구가 되다'같은 말의 비유적 사용은 '불구가 된다'는 것이 고장나고 결함있는 것으로서 수리되어야 함을 의미한다는 관념 자체를 더욱 강화한다. 그 말이 비유적으로 빈번히 쓰이는 동안 불구인 사람들의 실제 삶은 지워지고 정형화된다.” 고 설명을 하면서 불구화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다시 정리합니다.

    어떤 것을 불구로 만든다는 것은 꼭 그것을 부순다는 뜻이 아니라 장애의 역사, 정치, 자부심을 가지고 장애에 창조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자립(independency), 정상(normalcy), 의료화(medicalization)의 패러다임을 문제삼는 행위이기도 하다.(51쪽)

    이것은 다른 존재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수 있어야 하며, 다수의 무리와 다르거나 이상한 곳이 없어야 하고, 만약 이상한 곳이 있다면 고쳐야 하다는 비장애중심주의적 고정관념을 부수는 일이기도 하고
‘장애가 아우르는 체현(embodiment), 인지(cognition), 경험(experience)의 다양성 자체가 가진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며 장애에는 결핍(lack)과 무능(inability)의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또한 다르게 알고 존재하고 경험하는 방식들을 양성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비장애인 입장에서는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장애가 아우르는 체현, 인지, 경험이라고 말한 부분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명쾌하게 느껴졌어요. 장애인들과 상호의존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했을 때 제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외에
어떤 상호성이 있을까에 대한 답을 그동안 찾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나우라 테일러가 <3부 나는 동물이다>의 끝부분에서 자신의 형상속에서 동물을 느끼며 그것은 섬세하게 입을 사용하는 강아지 베일리와의 교감 같은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읽으면서 이해가 어려웠던 대목은
    122쪽 자연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면서
    “자연이나 자연스러움 같은 관념마저 비장애중심주의와 연관된다. 자연이라는 개념이 구축될 때, 건강, 정상, 자립같은 것들이 진화적 적합성이나 생태적 양립성과 혼동되기 때문이다.”라고 했는데 이게 어떤 맥락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 2023-10-20 19:17

    5-10장 발제 올립니다. ^^

  • 2023-10-20 22:01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 흐려졌다면? 인간과 유인원의 경계를 흐리는 것이 꼭 위험한 일일까? 인간과 동물 모두를 해방하는 길이 있을까? (177쪽)
    -->동물 억압은 장애인 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낸다. 인간은 자연(동물)을 대상으로 살아간다. 어떤 동물은 먹고, 어떤 동물과는 '가족'처럼 지낸다. 인간과 동물의 구분은 명확한 일이 아니다. 만화 <네모네모 스폰지밥>은 바닷속 집게리아(햄버거가게)를 중심으로 이야기된다. 불가사리(뚱이), 갑오징어(깐깐징어), 바닷가재(집게사장님), 플랑크톤 등 바다생물들이 주요 캐릭터다. 그런데 다람이(육지동물)이 보호장구를 끼고 바닷속에서 같이 생활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의인화'되어 있어 보이는데, 여기서도 달팽이는 반려동물(핑핑)이로 나온다. 어떤 동물은 인간을 비유하고, 어떤 동물은 여전히 동물로 나온다. 이런 난장판은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가? 만화이기 때문에 분류체계가 무너져도 아무렇지 않은 것인가?

    "나는 이 모든 질문들에 끌린다. 이 질문들에 쉬운 답이 없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이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이 인간의 분석과 필요에 맞게 손쉽게 범주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산산조각 낸다. 이 책에서 “동물”에 대해 논할 때, 여기서 말하는 동물이란 무엇이고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는, 언뜻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질문에조차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류학적 기제를 이미 확정되어 변경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동물”에 대한 나의 정의를 넓게 열어두고자 한다. 우리의 환경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은 우리가 수립한 제한적인 정의를 완고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157~158쪽)

    "인간 또한 동물임을 인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고, 인간을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로 제시하는 종차별주의와 위계적 분류라는 유산이 인간을 향한 극심한 편견을 일부 만들어냈음을 상기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가진 차이의 범주들 및 [위계] 질서를 향한 우리의 끝없는 욕망과 이토록 오랫동안 뒤얽혀온 이 다양한 피조물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때는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정확한 이름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177~178쪽)
    --> "나는 동물인가?" "나는 어떤 동물인가?" 아주 간단한 질문조차 답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저자의 말대로 "동물임을 인정할 때"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정확한 이름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건 어떤 과정인가? 이 책의 뒷부분을 읽어봐야겠다.

  • 2023-10-21 00:55

    149-150p. 두 페이지에 걸쳐서 14개의 각주가 연속으로 붙어 있다.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여겨왔던 특성들을 비인간 동물 또한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참고문헌들이다. 비장애중심주의와 종차별주의 바깥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참고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글을 써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비인간 동물을 이해해야 한다는 책임감? 낯선 세계를 향한 호기심? 그것으로부터 촉발된 성실함? 테일러는 자신이 어느 지점까지는 사유을 진척시켰으나 어느 지점부터는 제대로 답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질문을 열어놓으며 여기부터는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하는 것 같다. 테일러처럼 읽고 쓰기를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성실함이 필요할까?

  • 2023-10-21 07:03

    오늘 메모 모음입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1
1주차 <감정의 문화정치> 1~2장 후기 (2)
겸목 | 2024.03.13 | 조회 119
겸목 2024.03.13 119
390
[3월9일세미나] <감정의 문화정치>1~2장 발제와 메모 (9)
겸목 | 2024.03.08 | 조회 168
겸목 2024.03.08 168
389
[3/9 개강 공지] 3월부터 '감정'을 열공해봅시다
겸목 | 2024.02.28 | 조회 145
겸목 2024.02.28 145
388
<초대> 2023 양생프로젝트 - 취약한 몸들의 연대와 돌봄사회- 에세이발표 (10)
문탁 | 2023.12.02 | 조회 421
문탁 2023.12.02 421
387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수정안 조별 피드백 (11)
문탁 | 2023.11.27 | 조회 236
문탁 2023.11.27 236
386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초안 조별 피드백 (9)
문탁 | 2023.11.21 | 조회 235
문탁 2023.11.21 235
385
<공지> 16주차- 파이널 에세이 개요발표 (1박2일) 워크숍 (9)
문탁 | 2023.11.13 | 조회 204
문탁 2023.11.13 204
384
<14주차> 후기: 우리는 자기 돌봄을 하면서 타인을 돌볼 수 있을까?  (4)
김윤경 | 2023.11.12 | 조회 173
김윤경 2023.11.12 173
383
[14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2- 돌봄사회를 향하여!! (8)
문탁 | 2023.11.09 | 조회 176
문탁 2023.11.09 176
382
<13주차> 침묵에서 말하기로 1회차 후기 (2)
기린 | 2023.11.04 | 조회 219
기린 2023.11.04 219
381
[13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1 - 페미니즘 고전입니다. 필독서라는 이야기죠^^ (8)
문탁 | 2023.11.01 | 조회 235
문탁 2023.11.01 235
380
12주차 후기-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4부와 5부 (2)
코투 | 2023.10.31 | 조회 168
코투 2023.10.31 168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