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나희덕과 함께 읽는 시] 8월 7일 1강 공지

겸목
2023-07-31 14:49
424

일리치약국의 새로운 프로그램 <일리치약국에서 문학읽기> 7월 손보미 소설가와 4주에 걸쳐 소설을 읽었고요, 8월엔 나희덕 시인과 4주에 걸쳐 4권의 시집을 읽습니다. 저희도 처음 런칭하는 프로그램이라 어찌 될까 궁금했는데, 작가님의 소개로 읽게 된 작품에 대해 솔직한 감상도 이야기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점에 대해 작가님이 짚어주시는 것도 있어,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시인 나희덕과 함께 읽는 시>는 ZOOM으로 진행되는 강좌입니다. 강의촬영본을 녹화하지는 않습니다. 강의내용에는 강사샘의 이야기뿐 아니라 참가하시는 분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촬영을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녹화본이 제공되지 않으니, 되도록 결석 없이 ZOOM강좌에 들어오셨으면 합니다. 빠진 강좌에 대해서는 강좌후기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가 확인해주세요. 

 

매주 1권의 시집을 읽습니다. 읽으시며 느낀 점, 좋은 점, 궁금한 점, 함께 읽고 싶은 구절,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공지게시글 아래 댓글로 올려주세요.  강좌에서 그것을 중심으로 나희덕 시인과 함께 이야기나누어보겠습니다. 되도록 한 가지씩은 남겨주셨으면 해요^^ 다른 사람은 이 시를 어떻게 읽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이런 시간을 통해 다양한 소감 나누어봅시다~

 

 

 

 

 

 

첫 시간에는 김혜순 시인의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문학과지성사, 2022년)입니다. 어머니의 질병, 노화, 죽음, 그에 대한 애도와 함께 '죽음'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는 시집입니다. 보편적인 주제이지만 쉽게 읽히는 시는 아니더군요! 모두 찬찬히 읽어보고, 물음표 가득하겠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란 생각으로 ZOOM에서 만나요^^ 폭염에 모든 게 짜증스러운데 '시 읽는 여름밤'으로 버텨봅시다!

 

 

 
댓글 4
  • 2023-08-06 10:02

    독자는 시인의 시에 대하여 작가와 동일한 창조적 의식의 권위를 가지고 몽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할 때 독자는 작가와 동일한 경지에 놓이게 된다. 이제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더 이상 수직적인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것이 된다. 라는 글을 가스통 바슐라르가 쓴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러할 때 독서는 단순한 정보의 전달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현상’이 되고, 그것은 작가와 독자의 의식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한다.
    김혜순의 시집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익숙한 것들도 낯설게 보이는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보고 있는 듯했다. 트릭만 있고 감동이 없는 건조한 시집.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보고 느낀 상상력과는 다르게 김혜순의 시집은 읽을수록 어떤 상상력이 떠 오르지 않고 더 이상 몽상은 확장이 되지 않았다.
    새로운 현상이 되려면
    시원스런 몇 차례의 텀블링과 고공에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일회전, 이회전, 삼회전을 보여준 뒤 가볍게 착지하는 십 점 만점의 체조선수처럼 한결같이 완벽한 시의 구조를 지향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보여지는 현상 그대로 일차원적인 날이미지로 쓰는 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AI가 쓴 시가 과연 새로운 현상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 2023-08-06 16:04

    김혜순의 시는 아프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생래적인 비탄의 음률들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생명, 탄생)와 죽음(소멸)에 대해 노래하는 시인의 음성은 다소 피비린내가 진동할 만큼 적나라하다. 어떤 시들은 끈적한 태반을 연상케 하고, 어떤 시들은 따뜻한 어머니의 양수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근원적인 생명(어머니)이 죽어가는 과정(소멸) 또는 죽어있는 상태(영원)에 대해 낯설고 서늘하고 심지어 차갑기까지 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 시선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 그리고 자신과 어머니의 어머니(할머니)로 이어지며 여성 서사를 구축한다. 사랑하지만 미워하는 모순된 애증의 관계가 곳곳에 드러난다. 그런데 그 차갑고 투박한 언어속에서 이상하게 깊은 위로를 받는다. 요즘 같은 시절엔 더더욱 소설이나 시에서 위로받을 수 밖에 없다. 차가운 마음을 또는 불같이 들끓는 심정을 가만히 맑은 물에 가져다 대는 기분이다. 처음 이 시집을 읽고 설레어서 잠을 설쳤다. 여전히 좋은 언어를 만나면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 2023-08-07 13:00

    혼자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 전에 잠깐 시집을 펼쳤다.
    김혜순의 엄마는 아프고 귀엽고 안타깝다 슬픈 시구나 책장을 후루룩 넘겨 3부까지 와서 별로 슬프지 않을 것 같은 <형용사의 영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인이 쓰다만 형용사에 붙들려 형용사의 영지로 끌려 들어가서 시인이 쓰려고 한 형용사를 강렬하게 체험했다.

    시인의 형용사가 숨이 가쁠 때 숨죽이며 읽고
    시인의 형용사가 물에 잠겨 마비되고 질식하다
    물속이라 눈물샘이 몸속으로 터지는 순간에는 나도 눈물이 그렁그렁.

    나는 엄마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가끔 꺼내보는 걱정을 또 한번 꺼냈다 다시 접어둔다.

  • 2023-08-07 15:08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어렵네요. 특히 3부. 죽음을 주제로 한 시들이 어려워요. 그 가운데 조금은 느낌이 남는 시는 <발>입니다.
    "다시는 바닥을 딛지 않겠다는/단호한 표정"
    "발아, 세계의 모든 고통에서 나와!" "발아, 세계의 모든 전화번호부에서 나와!"
    "그러고 보니 나에게서 나의 맨발은 늘 초연했었다/ 나와 살기 싫은 것 같던 얼굴이었다/ 이제 나보다 먼저 떠나버렸다"

    발도 한 번 내려다보고, 죽음도 한 번 생각해봅니다. "나와 살기 싫은 것 같던 얼굴"을 제 발에서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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