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시 <부지런한 사랑> 과제 후기

사이
2023-03-20 16:35
305

문탁 2층에 만나서 처음으로 글을 나누고 합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시간부터 바로 글을 나누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장감이 흘렀는데요. 겸목샘이 어떻게 합평을 할지에 대한 가이드를 전달해주셨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달님이 <평범한 여자들의 비범한 글쓰기> 첫 글을 열어주셨어요. 달님은 호기심으로 꾸준하지 못한 자기 모습과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을 보여주셨는데요. 자신을 성찰하고, 또 자기 생각을 펼치는 논리 있는 글이었다는 평을 들었어요. 저 또한 꾸준하지 못한 성격을 가져서 공감이 많이 되었고, 꾸준하지 못한 게 꼭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단 하나도 없다’라는 건 아니라는 주변 선생님들의 말을 들으면서 저 또한 위로받은 글이었습니다. 앞으로 솔직한 달님의 감정이 듬뿍 듬뿍 담긴 글이 궁금합니다!

 

유상님의 글은 슬픈 이야기가 유머가 되기 위해 반복적으로 말하는 연습과 다르게 말해보는 것에 대한 글을 써주셨는데요. 나도 몰랐던 ‘감투’에 대한 욕망이 있었고, 솔직하게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써주셨어요. 저 또한 회사 생활하면서 승진과 연봉 인상에 별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동료가 먼저 승진하면 배 아파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부지런한 글쓰기로 이런 감추어진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대면하는 유상님의 힘이 느껴졌어요.

 

현지 님의 글은 저에게 서스펜스있는 현실 육아 모습의 예고편을 보여주었어요. 재작년에 쓴 남편에 대한 글로 시작했지만, 출산 후 남편의 장점이 단점이 돼버린 현실이 너무나 리얼하게 다가왔습니다. 현지님은 글쓰기 수업에서 습관적으로 반성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번 글은 뻔하지 않게 끝까지 ‘영리하게’ 나와 남편과 환경을 묘사해주신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데스노트라고 했지만, ‘그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이 문장을 들을 때 저는 눈시울이 붉혀졌죠. 다른 육아 선배들은 이건 러브 스토리라면서. 지금 현지 님의 복잡한 사랑의 마음이 그대로 비치는 글이었어요.

 

새봄님의 글은 듣는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안겨주었죠. S에 대한 인생을 들으면서 영화 캐릭터 소개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새봄님을 아시는 분들은 S를 추측할 수 있었고, 모르더라도 새봄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반전이 있어서 다시 이 글을 들여다보게 했죠. 가족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데 이런 깊은 사연을 꺼내놓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요. 막상 또 쓰고 발표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쪼가라진 새봄님의 마음도 느껴졌어요. 앞으로 더 많이 자주 이야기를 꺼내놓을수록 그 마음에 주름이 펴질 수 있을 거라는 코멘트도 나누었습니다.

 

당최님의 글은 너무나도 선명한 어린 시절 아파트 풍경을 담아주셨어요. 그리움에 빠지는 주문을 통해 당최님의 어린 시절로 모두 빠져들었죠. ‘보라색 철제’ ‘짤둥한 호스’ ‘이층침대 풍경’ 등등 섬세하게 그려주신 공간의 묘사를 들으면서 소설의 도입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이 공간에서 어린 당최님은 어떤 캐릭터였을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이었습니다. 당최님도 이 글은 재료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 재료를 가지고 앞으로의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과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나래님은 독서토론으로 인연이 이어진 민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써주셨어요. 민선생님에 지난 기억을 돌이켜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묻어나왔어요. 산행과 책으로 만나서 관계가 깊어지고 또 일로 연결되면서 시작된 조언과 심리적 부담감까지. 결국 그분과 연락을 끊었고, 나래님은 최근에는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겸목샘은 그분의 SNS를 보기도 하고 또 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나의 마음을 헤집는 건 무엇인지 고민해보라고 하셨는데요. 나래님의 앞으로의 글에서는 어떤 관계들이 또 나올지 궁금해졌습니다.

 

오렌지님의 글은 봄 햇살의 한 장면 같이 느껴졌어요. 오렌지님의 행복한 삶과 단란한 가족들 그리고 오렌지님의 겸손한 인품을 볼 수 있는 정갈한 글이었어요. 발표 후에 오렌지님은 ‘다른 분들처럼 디테일하게 소녀처럼 쓰고 싶은데 시간이 없으시다’는 솔직한 말씀으로 저희에게 웃음을 주었죠. 아직 추상적이지만 앞으로 오렌지만의 감사와 겸손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글쓰기 합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의 내면과 기억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겸목샘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함께 읽은 <부지런한 사랑>을 너무 아꼈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세미나 책을 통해서 그 작가에게 글쓰기를 배워보겠다는 자세로 다른 작가의 시선을 담은 글쓰기를 해보자고 말씀해주셨어요. 글을 읽고 첫 느낌을 기억하고 소중히 간직한 후에 글을 써보라고 하셨죠. ‘왜 내가 좋게 생각할까? 왜 애매한 느낌이 들까?’ 등등 느낌의 근거를 찾아보라는 팁을 주셨어요.

 

벌써 2주가 지났나요. 다음 주는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만나요!

댓글 4
  • 2023-03-20 17:15

    와우~사이님이 이리 자분자분 합평 요약과 응원의 메시지를 주시니 앞으로도 든든한 마음 가지고 글 쓸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올리브와 생강으로 마리네이드된 토마토와 간식 맛있게 잘 먹었고요. 다음부터는 제 앞접시 제가 설거지 하겠습니다!

  • 2023-03-20 17:23

    와! 정말 깔끔한 글쓰기네요~~ 그날 우린 꽤 생산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았네요!

  • 2023-03-20 20:17

    정갈한 정돈 감사합니다. 제가 듣고도 놓쳤던 많은 이야기들이 적혀있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 2023-03-20 22:03

    사이님 글 읽으니 그날의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올라요! 지난 번 윤슬님 후기도 그렇고 다른 샘들의 후기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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