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1 -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 -윤슬

윤슬
2023-03-18 21:57
113

과제 올립니다.

댓글 5
  • 2023-03-19 14:23

    윤슬 샘이 이렇게 물었을때, 윤슬 샘 남편의 대답이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가 아니길~ ㅎㅎ
    잘 읽었습니다.^^

  • 2023-03-19 21:23

    샘 글을 읽고 삼남매를 키운 내 엄마의 삶이 떠올랐어요. 음... 전 엄마가 해주는 밥을 당연하게 알고 자란 딸이었어요. 가끔 엄마가 설거지를 하다가 성질낼 때가 있었는데 그땐 엄마 참 이상하다 생각했어요. 아이 하나를 키운 지금은 엄마 진짜 화날 만했겠다, 우리 엄마 진짜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요. 저는 애 하나로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똑똑하고 섬세한 여자들에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때는 얼마나 폭력적이었을까요. 그런 여자들이 있었기에 지금 시대를 사는 제가 영리한 척 젠체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고단했을 샘의 삶이 잘 보이는 글이라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솜씨도 좋고, 통도 컸기에 나는 뒷설거지만으로도 녹초가 되었다."는 문장은 타인을 깎아내리지 않은 채 힘듦을 드러내서 좋았고,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은 먹지 않겠습니다.’ 라고 선언할 배짱 따위는 없는 인간이었기에 넘어가지 않는 고기를 씹고 씹다가 몰래 뱉어버리거나 꿀꺽 삼키기를 반복했다."는 문장은 내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나를 배려하는 이들의 선의를 끝내 외면하지 못하는 다정함이 드러나서 좋았어요. 샘 글을 읽고 여러 번 마음이 아렸고, 샘의 삶이 어땠을지 좀 더 알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결국은 고된 삶 속에서도 기깔나게 요리하는 재능을 가진 샘의 영리함이 좋았습니다.

  • 2023-03-20 08:41

    전업주부로 밥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프로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습니까? '그 나이쯤 되면 좀 유연하게 해도 되지 않겠냐'이 말에 왠지 더 같이 지내고 싶다는 아쉬움과 칼같이 자기일 하는 사람을 향한 약간의 시샘이 느껴지는 것은 저 뿐인가요? 저는 누가 뭐래도 누가 하래서가 아니라 자기원칙 지켜가는 사람 멋있던데요ㅎ

    '당연하게 그러해야 한다는 것에 일종의 거부감을 가진', '식탐도 없고', '육식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시어머니 곁에서 '뒷설거지만으로도 녹초가 되'어가며 대가족의 살림을 꾸리고 밥그릇에 올려진 갈비를 먹어야 했던 고되고 긴 세월이 고스란이 전달되었어요. 특히 한강의 『채식주의자』속 그 장면은 제가 가장 폭력적으로 느꼈던 장면인데요,ㅠㅠ 이 부분에 비유하셔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그 세월 딛고 세 아이 잘 먹이고 길러내고 베테랑 주부가 되셨고 이젠 종종 해방감과 '그냥 굶는 호사'도 누리게 되셨네요! 아직은 윤슬님의 묵묵한 노동으로 가족의 평화로운 휴일이 유지되고 있지만요.

    '어머니는 솜씨도 좋고, 통도 컸기에', '든든하게 내 옆을 지켜준 남편'의 표현에서 누구하나 나쁘게 말하지 않고도 할 말하는 내공도 느껴졌습니다.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라고 '남편'에게 묻는 엔딩에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남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는데, 맞을까요? 엔딩 부분에서 궁금증이 생기면서, '저 가슴 깊은 곳에서 이 모든 것을 팽개치고 멀리 멀리 떠나고픈 갈망'이 어디로 흐를지도 궁금해집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엄마도 나를 이렇게 거둬먹였지 떠올릴 수 있어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2023-03-20 23:03

    박완서의 소설을 읽는 느낌입니다. 외식과 밀키트가 대세인 요즘 세대들은 윤슬님 같은 글은 아예 쓰지 못해요. 그런 점에서 윤슬님은 비장의 무기 하나는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근데 저는 글을 읽으며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가 이중적으로 독해되어서 좀 혼돈스러웠습니다. "아직도 밥에 얽매여 사느냐 우리 나이쯤 되었으면 좀 유연해도 되지 않느냐"고 핀잔주는 친구들에게 던지는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는 때맞춰 밥을 하려는 윤슬님의 태도를 변호하려는 표현일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에 간단히 잔치국수를 해먹자는 남편의 말대로 했지만 쌓여진 설거지를 보며 짜증나는 상황에서 남편에게 하는 "내가 그렇게 나쁜가요?"는 설거지 좀 미루고 대충 해도 되지 않나 하는 항의처럼 들려요. 밥해먹이는 일의 고단함이 전달되기는 하지만, 그래서 밥해먹는 일에서 놓여나고 싶다는 것이지, 루틴으로 하고 싶다는 것인지 '저'는 정리가 안돼요. 이건 아마 '저'만의 독해력 부족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혹시 저처럼 헷갈려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어떻게 혼돈 없이 윤슬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 2023-03-21 08:08

    저는 윤슬님 글읽고
    아..이분도 김치 담가드시구나
    저도 제가 원해서인건 아니었지만
    어떻게 하다 김치부심있는 여자가
    되어 있더라구요
    예민한 제 소화기계탓에 집밥 해멱는걸
    좋아하고..
    계절마다 김치 멏가지씩은 담가서먹고
    암튼 저는 저와 비슷한 사람 한명
    만난것 같아 즐겁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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