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 글쓰기 '짓기와 거주하기' 3부- 후기

김엘림
2021-04-18 22:39
447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짓기와 거주하기가 3회차로 접어들었습니다. (너무 어려워요ㅎㅎ) 이번 챕터는 양이 제일 많고 실천적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 고민거리와 문제의식도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간략히 쓰려고 했지만 쓰다 보니 길어진 후기를) 공유합니다.

 

이번주 발제자는 저와 단풍샘, 현지샘이었습니다. 단풍샘은 스트리트 스마트, 열린 도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빗장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해야 열린 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다루셨습니다. 현지샘은 도시인으로서 열린 도시에서 살기위해 어떤 실천적 기술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호모 파베르가 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저는 도시의 열린 형태 중 미완성의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도시에 사는 제가 실천할 수 있는 유연적인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지난주에 못 오신 지선샘의 발제문도 잠시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선샘은 살아오시면서 거주하셨던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느꼈던 불편함, 편리함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늘 수업에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동의하셨던 부분은 아파트라는 빗장공동체의 편의성이었습니다. 아파트라는 빗장공동체가 사람 간의 단절과 불통을 불러온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지만 오히려 사람 간의 적절한 거리를 원하는 현대인에게는 이 단점이 그렇게 큰 부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겸목샘은 동네나 아파트의 특징마다 비슷한 연령의 부모, 아이들이 사는 경향이 많아 고립보다는 아기 키우기에는 소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고 인디언샘은 도시인의 사회성이라는 방식이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하시며 요즘 아파트에서도 커뮤니티를 만들며 나름의 다양한 시도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숨쉬는돌 샘은 학교의 아이들이 거주하는 형태에 따라 어떤 모습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말씀하셨고 지연샘은 어머님의 경우를 예시로 주택에 살던 아파트에 살던 이웃과 소통하는 나름의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지선샘은 공공 임대 아파트의 장점도 있지만 주변 환경이나 안전문제의 한계들에 대해 말씀하시며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단풍샘은 주택에 사시면서 주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느껴지는 묘한 거리감에 대해 말씀하시며 이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할까라는 고민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현지샘은 평균이라는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시며 그런 경험을 통해 강인해지고, 결국 사람마다 다른 상황, 맥락, 층위를 고려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인디언샘은 친구와의 경험을 이야기하시며 모든 사람이 다른 것처럼 친구 또한 마찬가지고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겸목샘은 결국 관계도 도시도 모호함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시며 모든게 딱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편견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의와미소샘은 스스로 관계를 찾고 마음을 열어야 마음 맞는 친구를 찾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하시며 책에서 나온 ‘비공식적 잡담’이 샘께는 힘들게 느껴졌던 경험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겸목샘은 현대인의 특징인 개인주의, 능력주의를 말씀하시며 내가 관계를 위해 마음을 얼마나 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고 하셨고 공간활용에 대해선 파지사유의 경험을 말씀하셨습니다. 공간을 그냥 오픈한다고 사람들이 오는게 아니라 그 안에서 고려해야할 것들,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여는 방식들, 세넷의 ‘초대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현지샘은 유연함과 중립, 중도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하셨고 은가비샘은 베트남에서 살 때 오토바이에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한번에 싣거나, 다섯가족이 한번에 타고 이동을 하거나, 장사를 하는 등 오토바이 하나로 다양한 활용을 하는 베트남 인들의 유연한 태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정진우샘은 결국은 유연한 태도는 상대와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도시, 공간, 건축에 대한 주제가 처음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겸목샘과 단짠팀과 함께 차근차근 읽어나가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니 어느새 어렵다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선생님들께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자신의 삶과 고민을 진솔하게 나눠주시는 모습들이 저는 어떨 때는 감동으로 다가오더라구요.(조금은 오글거리지만 진심입니다.^^::) 매일 똑같고 정신없는 일상이지만 일주일에 두시간이라도 저의 고민을 나누고 정리하고 삶의 지혜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게 감사하고 기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은 4부까지 파이팅하시고 잘 마무리해보아요^^ 그럼 모두 한주 잘 보내시고 일요일에 뵈어요~~!!!

 

+앗 깜빡하고 적지못한 내용 덧붙입니다.

겸목샘께서 맛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해주셔서 발제자 3명과 겸목샘, 지선샘, 진우샘과 함께 간단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처음으로 마스크 내린 선생님들 얼굴도 보고 조금 더 사적이고 깊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메인이 되었던 이야기는 사주명리인데요. 선생님들의 사주도 듣고 같이 풀이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새로 오신 선생님들이 사주명리에 아주 관심이 많으신데요 여름에 주말반도 꼭 개강되었으면 좋겠네요.(^^ㅋㅋㅋ) 코로나때문에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선생님들과 이런 재밌는 시간들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시간 마련해주신 겸목샘 감사합니당!!^^

 

댓글 7
  • 2021-04-18 23:11

    엘림샘의 '진심'이 느껴져요. 돌 지난 아이를 두고 일욜 오전 집을 나와 단짠에 오시는 엘림샘 멋져요!! 전 그러지 못했어요. 

  • 2021-04-19 08:23

    감동이에요!엘림쌤!

    발제문 만큼,깊이 있는 후기, 세세한 내용 만으로도 놀라워요.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 응원합니다.

  • 2021-04-19 08:28

    와....어쩜 이리 잘 듣고, 어쩜 이리 잘 정리를 하는지! 담주도 기대돼요ㅎㅎㅎ (전.....결국...어제 밤에.....사주명리학에 대해 쓴 고미숙샘의 책을 샀답니다....데헷......사주팔자....궁금.....)

  • 2021-04-19 08:44

    엘림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잘 정리해 주셔서 제 후기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걱정이 앞서네요.. 녹음을 해서 정리해야 하나?

    "아카데메이아에서 공부만큼 중요한 일과는 공동식사였다. 공부를 같이하지 않더라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식사를 같이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었다.",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삶, 박연옥, p92.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ㅎㅎ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2021-04-19 09:02

    즐거운 '비공식적 잡담'이었군요 ㅎㅎㅎ

    저도 마스크 내린 샘들 얼굴을 보고 싶네요^^

    다음 주에는 제가 간단 점심 준비해가겠습니다요~~

    사주명리는 덤? ㅋㅋㅋ

  • 2021-04-20 12:06

    엘림샘 걱정하셨던 것보다 발제문을 너무 잘 쓰셔서 깜짝놀랐고, 세심한 후기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책 한 권을 가지고 10여명의 사람들이 2시간 이상 이야기 나눌 수 있음에 매주 감사합니다. 다음주도 기대되고, 티타임이 더 기대됩니다!

    p.s. 진우샘 댓글 보니 겸목샘의 책도 빨리 읽어봐야겠네요-:) 

  • 2021-04-21 21:37

    엘림샘~ 꼼꼼한 후기 덕분에 이야기 주제들이 다시한번 상기가 되네요~~ 타자와의 관계맺기는 결국 모호함과 불안정함,예측가능 하지 않는 그곳에서 열린시테가 발생 된다는 세넷의 텍스트로 단짠 모임은 열린시테를 체득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뜩 후기를 읽으며 들더군요~

    개인적인 고민들은 어느덧  나의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타자와의 안전한 거리에 대한 자각이 있던 단짠 시간이였네요^^

    프리토크시간에  마스크를 벗으니 또 이미지도 달라 보이는 재미난 시간이기도 했네요~~^^ 엘림샘의 힘든 육아시간을 단짠에서 슬기롭게 보내시는 모습!! 찐 지혜인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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