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노래> 2부 후기

도라지
2019-08-23 00:45
572

최근 새 앞니를 해넣고는 그 이물감에 먹는 일이 즐겁지 않다. 미각도 둔해진 느낌인데다가  잇몸은 마취가 덜깬듯 계속 둔하다.

사실 익숙하다 못해 좀 지겨워지려고 하던 내 얼굴에 새 앞니는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꽝!이다. 얼굴에 손대면 안된다. 불편하고 어색한 내 표정과 얼굴 발음 때문에 살짝 살짝 우울감까지 온다.

게다가 너무 못 먹어서 아침이면 얼굴에 '여덟팔'자가 밤새 파낸듯  그 음각이 점점 더해지는 지경에 왔다. 이런! 젠장!

 

子夏問孝子曰色難有事弟子服其勞有酒食先生饌曾是以爲孝乎.

<몸의 노래>에서 저자는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색의 번역어 라고 말한다. 논어에서 보면 공자도 그런 맥락에서 '색'을 사용한다.

자하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한다. "낯빛(표정)이 어렵다." 

연로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을 준비해드리는 것은 효자의 일이 아니다. 효에는 반드시 알맞은 얼굴 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게 아주 어렵다. 우리는 보통의 눈으로도 쉽게 안다. 저 사람의 마음을. 마음을 표정이 다 비춰주니까. 

그런데 어쩌나 이빨을 새로 해넣고 내 표정이 내 마음과 따로 노는 불일치를 경험한다. 얼굴에 손대면 안된다. ㅠ

 

암튼 나는 2부에서 표현으로써 '색'이란 단어가 가진 의미들이 유독 재미있었다. 

 

<몸의 노래>라는 책의 제목이 참 적절하다. 우리의 몸이 표현하는 방식들.

박동과 맥박을 통해, 근육과 표정을 통해 보내는 생명의 메세지에 귀기울이는 것. 

나와 가장 밀접한 메세지인데 필요성을 못느끼고 살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젠 귀기울여야지!^^

늦은밤 두통이 말한다. 후기는 짧게 쓰라고 ~ㅎㅎ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댓글 1
  • 2019-08-23 01:16

    앗! 김금희작가 소설 잘 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라지도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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