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_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하마
2021-10-23 21:11
171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는 처음부터 술술 읽어지는 책이라 좀 놀랬다 앞에서 여러 차례 겪은 난독의 경험이 책을 대하는 나의 자세를 한층 겸손하게 만들었던 걸까? (겸목님은 다 계획이 있었던 거야.)

글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 내가 당신을 써버리겠어."" 나를 평면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어." 이러한 대목에 많은 공감을 하며 홍승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에 점점 빠져 들어가 버렸다.

 

글쓰는 사람들은 어떠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걸까?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쉽게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일차적으로는 나 스스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고 어떤 관점을 가지고 글을 풀어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는 점과 글이라는 것은 영원히 남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좋은 글만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 인색하게 되고 스스로를 검열을 하다 보니 삶이 점점 나를 옥 쫴 오는 지경으로 숨이 막혀 하는 와중에 새로 시작한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나에 대한 평판(일방적이고 편파적인)들로 인해 점점 지쳐 가고 있을 때 답답하고 막연한 불안을 담담하게 글로 표현해보니 차츰 내가 진정되어지고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ㅋ 그때의 글을 살펴보면 비판과 욕이 태반인지라 참으로 부끄러운 글이지만 그때는 그 글들로 인해 나는 위로 받았다

처음부터 글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나를 오해하며 대화를 통해 해결해 보고자 시간과 비용을 드렸지만, 결과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려 나중에는 수습하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가는 경험을 여러 번 겪은 뒤 나의 노력으로 상대가 생각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음을 알게 되었고 그 상황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생각을 정갈하게 할 수 있는 훈련을 꾸준하게 하려는 노력과 글에서 나오는 어떠한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다

나를 있는 그대로 포장하지 않은 날것인 것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진정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것임을 50년을 살아오며 알게 되었다  

이러한 나를 이제는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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