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덕질] 4월의 덕질을 댓글로 공유합시다

문탁
2024-03-30 20:04
228

 

 

르귄의 다른 책들도 읽고 계시죠?

르귄이 아닌 다른 SF에 빠져 계신가요?

모로는 어떤 애니에 빠져 계신가요?

제가 삼체 본 소감도 궁금하시죠?

 

 

 

 

하지만 우리의 소소한 덕질을 매번 새글로 올리기도 거시기하니까...ㅎㅎㅎ

한달간 우리 덕질을 댓글로 나누자고 제가 새글 하나 팠습니다.

 

부담갖지 말고 소소한 덕질의 내용을 공유합시다

 

 

 

 

 

댓글 5
  • 2024-03-30 21:35

    아, 이런 책이 있었군요.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ㅎㅎ 딱 지금 제 이야기네요.
    참 이 책 검색해보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생각났어요. 한때 그에게 열광했었는데 잊고 있었어요. 그를 사랑했던 아련한 기억이....

    암튼 지금 제 머릿속에는 'SF장르= 르귄' 의 등식이 작동 중입니다.(물론 곧 마거릿 애트우드, 켄 리우, 버틀러 등의 작가들도 합류할 것입니다. 이 많은 멋진 작가들이 대기 중이라니 정말 행복합니다. 근데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그게 즐거운 고민입니다. 아무래도 '삼체'는 포기해야 할 듯}

    전 그동안 르귄의 초기 단편 모음집인 <바람의 열두 방향>에 빠져 지냈습니다.
    이 단편집에는 <로캐넌의 세계>로 확장된 단편 '셈레이의 목걸이'를 비롯해, <어둠의 왼손>으로 확장된 '겨울의 왕', 그리고 <빼앗긴 자들>과 연결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과 '혁명 전날'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단편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잘 짜여진 구조 안에서 긴 호흡으로 읽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단편은 이야기 구성 상 충분한 설명 대신 특정 부분에 집중하여 표현하는 것이어서 독자가 읽으면서 채워야 하는 여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여백이 잘 안 채워질 때 생기는 애매함과 모호함이 전 좀 싫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르귄의 단편집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그저 오랜 편식 습관에서 온 편견이고 투정이었다는 것을 알았죠.
    이야기의 길이와 구성이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몇몇 작품에서는 르귄의 냉소적인 위트에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때론 책장을 덮고 감정을 추슬러야 할 정도로 각각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어요. 그리곤 고백했죠. 아, 이 멋진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제가 특히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1. '해제의 주문', 2.'아홉 생명', 3.'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4'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 '혁명 전날'입니다.
    이 중 2번과 3은 <로캐넌의 세계>에서 언급된 마음을 읽는 방법과 관련해서 좀 더 풍부하게 이야기 나눌 거리가 많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3번은 특히 이 단편집을 추천하려고 마음 먹은 이유이기도 한데 이야기 속 대화 중에 로캐넌에 대한 언급도 나와요.
    2,3 번에서 우리 자신에 대한 르귄의 통찰력에 많이 놀랐어요. 3번은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4번은 <빼앗긴 자들>과 관련된 내용인 것 같고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라 추천합니다.

    그 외에도 '해제의 주문'과 '길의 방향'을 추천하고 싶은데 이러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멈춰야겠어요.
    '해제의 주문'은 너무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매혹적이에요.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슬프고 아름다운지 잘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전 그럴만한 능력이 없으니 그냥 한 번 읽고 경험해 보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르귄은 <어둠의 왼손> 머리말에서"예술가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다루는데 소설가들은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언어로 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소설은 은유이고 SF도 은유"라면서 자신이 은유적으로 말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소설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르귄이 은유로 전달하려는 것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형태이거나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겠지요, 아마도?
    그러니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느낀 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 2024-03-30 21:41

      👍👍 시간날때 다른 르권 책들도 읽어봐야겟어요

    • 2024-04-03 11:45

      제목도 너무 낭만적이네요. 바람의 열 두 방향이라니~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좋네요!!

  • 2024-03-30 21:42

    저도 삼체 다 보았는데 믄탁샘은 어떻게 보셧는지 후기가 너무 궁금합니다 ^^

  • 2024-04-05 12:19

    “1967년 즈음이 되어, 나는 스스로 한 발짝을 내딛어야만 할 것만 같은 묘한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나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에서의 섹슈얼리티의 의미와 젠더를 정의하고 이해하기를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르귄의 에세이 「젠더는 필요한가?」 중에서

    르귄은 『어둠의 왼손』을 쓰게 된 까닭 중의 하나를 설명하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 “소설을 쓰는 행위를 통해 사유하는” 자신의 방식이 당시 사회 변화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읽혔다. 우리는 아직 이 책을 읽으려면 몇 회 차가 더 지나야 한다. 요즘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서 여성 공천 할당제 (국회의원 및 시도의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30%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명시)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르귄을 알게 된 것도 작년에 페미니스트 과학자들의 추천을 따라 온 것을 생각해보면, 또 르귄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는 것까지를 포함하여, sf소설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러던 차 검색에서 우연히 걸려든 책 『혁명하는 여자들』!
    출판사의 홍보 카피는 “SF 소설계에 페미니즘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전 세계 여성작가의 주옥같은 작품을 가려 모았다.” ㅋ 작품 목록에 당연 르귄도 있었다. 책을 주문하고 받아서 당장 르귄의 작품부터 읽었다^^

    「정복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느 초기의 남극탐험 보고서로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남극탐험대의 이야기이다. 1909-1910년으로 추측되는 시기에 바다를 탐험한 신문기사를 읽고 흥미를 느낀 주인공이 탐험대를 꾸리고(이름을 밝힐 수 없는 후원자의 도움 포함) 남극까지 가서 남극대륙을 탐험하는 여정으로 구성된 작품, 탐험대의 여정을 그린 르귄의 상상력은 험난하고 위기가 속출하는 가운데에서도 처음 남극 대륙을 탐험하는 설렘을 담뿍 담은 단편이었다. 이 작품의 상상으로는, 역사에 기록된 세계 최초 남극대륙에 도착했던 아문센보다도 1년 빠른 시기였다. 이들 탐험대는 남극대륙의 곳곳을 탐험했지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돌아왔다. 이 단편의 마지막 문장은 “우리는 발자국조차 남겨놓지 않았다.” 짧은 단편에도 르귄의 유머는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데, 나는 무엇보다 이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제목의 의미가 명징하게 와 닿았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은 수많은 역사적 탐험에 가벼이 그러나 예리하게 똥침을 날리는 문장이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은 아예 남성이라는 성이 멸망한 이후 하나의 성만의 세계를 구성한 행성에 다시 지구에서 남성 네 명을 사절단으로 파견하는 이야기이다. SF소설로라도 이런 세계를 접하자니, 이번 선거에서 보이는 극심한 남성중심의 사회구조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투표는 해야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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