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2분기 <공감의 반경> 마지막시간 후기

정진우
2023-06-1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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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으로 나눠 읽은 장대익의 <공감의 반경> 마지막 시간 ‘3부 공감의 반경을 넓혀라.’ 의 후기는 대외비(국가 기밀 사항으로 분류해 보호할 정도의 중요성은 없으나, 일반에 공개되어서는 아니 되는 정도의 보안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수준의 정보)가 좀 있는 관계로 굵고 짧게 쓰겠습니다.

 

“아무리 서로 반대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동등한 지위에서 더 자주 만나 친밀함을 쌓으면 공감과 다정함의 반경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272 페이지)

 

정서적 공감에서 인지적 공감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내용은 모두의 생각이 수렴되었지만 은영샘의 이야기처럼 두 공감의 경계에 대해서는 약간의 모호함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중 한 시간가량을 ‘동등한 지위’는 도대체 무엇이고 ‘동등한 지위’가 가능한가에 대한 우물같이 깊이 있는 각자의 사례를 이야기하다 보니 세미나 시간의 끝에 다다랐다. 단풍샘은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이 SNS의 모임을 통해 우리의 내집단 그룹이 멀리 떨어진 다른 집단의 사람들과 다양하게 재형성될 수 있는 순기능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린샘은 공부를 통해 인지적 공감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공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겠냐는 상상의 문을 잠시 열어 주었다. 후기를 쓰며 위 문장에서 ‘동등한’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맥락상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다가 ‘구분없는’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미나 끝에 기린샘이 오은 시인의 칼럼 <물불 가리지 않기>를 읽어 주었는데 우리가 <공감의 반경>에서 이야기 나눈 부분과 연결되는 내용도 있고 신선한 느낌이 들어 한 단락만 다시 발췌해 본다.

 

“한때 나는 물은 물끼리 어울리고 불은 불과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는 어쩌면 우물이나 불길에 자신을 가두는 일일지도 모른다. 편한 상태에 길드는 일은 관성에 젖는 것이기도 하니 말이다. 우물이 깊다고, 불길이 뜨겁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다른 우물에는 무엇이 있는지, 불길 밖의 온도는 어떤지 헤아리지 않으면 자신이 몸담은 세계가 전부인 줄 알게 된다. 잠자고 있던 열정을 달구기 위해, 북받쳐 오르는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물은 불을, 불은 물을 부단히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만남은 세상에 나와 다른 성질을 지닌 사람이 존재함을 깨닫는 과정이자 그와 어떻게 하면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길이기도 하다.”

 

댓글 1
  • 2023-06-16 13:00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있는지 후기를 써야 한다는 것을 감쪽같이 잊고 있었네요. 늦게라도 후기를 올려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에 진우샘의 후기 까지 올라와 버리니 미안함인지 시원섭섭함인지 모르는 감정이 들었어요. 물론 숙제가 해결된거 같은 시원함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요.^~^
    즉각적이고 휘발되는 정서적 공감이 아닌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인지적 공감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애기를 나누었다. 인지적공감을 하려면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고 주의 깊은 통찰을 해야 한다 하는데 '빠름~빠름~'을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쉬운일이 아닌듯 했다. 중요하지 않은일에 쓸 애너지를 아껴두었다가 의도적으로라도 인지적 공감에 사용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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