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비글]6차시 4월 14일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세미나 공지

겸목
2024-04-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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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었던 <<모든 것은 가능하다>>에 이어 다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공부합니다. 이름도 생소한 앰개시마을 사람들의 파편같은 이야기를 모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보여주는 모자이크화는 아름다웠습니다. 찌질하고, 소심하고, 무기력하고, 비겁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좀더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이야기들 속에 내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은 앰개시마을을 떠난 루시 바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3인칭 서술을 해왔다면, 이번 책에서는 1인칭 시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루시 바턴 형제들이 부모와 우리집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번 책에서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오롯이 들려줍니다. 뭔가 조금은 공평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주일 동안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으며 나누고 싶은 이야기, 좋았던 구절, 이상한 구절 등등 이 글의 댓글로 올려주세요. 마감은 토요일 오후 10시입니다. 

 

 

그리고!! 과제게시판에 합평하지 못한 주옥 같은 에세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틈틈이 읽어보고, 소감이나 피드백 사항 댓글로 남겨봅시다^^ 벚꽃이 계속되는 일주일입니다. 다들 꽃구경도 하시고, 생각도 하시고, 일욜에 만나요~

 

 

 

댓글 9
  • 2024-04-13 20:48

    68쪽
    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꾸벅꾸벅 졸았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이거라고.

    하지만 결국 내가 원한 건 다른 것이었다. 내가 원한 건 엄마가 내 삶에 대해 물어봐주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바보같이−정말 바보짓이었다−나는 불쑥 “엄마, 내가 단편 두 편을 발표했어요” 하고 말해버렸다. 엄마는 마치 내가 발가락이 더 생겼다고 말한 것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흘깃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중략.................그래도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중략............엄마가 나를 쳐다보고는 다시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고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 이윽고 말했다. “그 사람 입으로 하는 말인거지.” 나는 엄마와 내가 그 사람−또는 내 삶−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리는 듯 변명조로 말했다.

    =>루시가 알고 있는 어린 시절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엄마의 모습이다. 가족을 먼저 떠난 건 루시이고, 그 동안에도 삶은 흘렀고, 엄마는 앰버시의 그 작은 집에서 루시가 모르는 세월을 살아냈을 것이다. 우리가 짐작하는 어떤 사람들의 시간은 정말 그렇게 짐작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나도 엄마가 내 삶이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했다. 하지만 나는 말하지 않았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내게 사는게 어떠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다만 “아무리 어려워도, 조금씩 견디고 살 다 보면 나아진다” 뭐 이런 요지의 말을 딱 한번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엄마는 내게 현금 백만원을 손에 꼭 쥐어줬었다.

    208쪽
    대학 시절 내 룸메이트는 자기 엄마가 자기한테 잘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룸메이트는 엄마를 유난히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가을 그애 엄마가 치즈를 소포로 보냈는데, 우리 둘 다 치즈는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룸메이트는 그 치즈를 없애지 못했고,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지도 못했다. “이 치즈를 그냥 둬도 괜찮을까?” 그녀가 물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준 거라서.” 나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치즈를 바깥 창턱에 올려놓았고, 치즈는 그렇게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마침내 치즈 위로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우리 둘 다 치즈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었는데, 봄이 되자 치즈가 다시 형체를 드러냈다. 결국 그녀는 자기가 수업을 들으로 갔을 때 치즈를 치워달라고 내게 부탁했고, 나는 그렇게 했다.

    =>내게도 역시 ‘엄마’라는 존재는 이해하기 어려웠었다. 정말 치즈같은 존재로 비유되는 것이 너무도 공감된다. 숙성된 오래된 관계, 그러나 거기에 상쾌한 냄새 따위는 없다. 없앨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화하기도 어려운 존재. 엄마 뿐 아니라 가족이라는 존재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한쪽 구석에 늘 밀쳐놓고 될 수 있으면 없는 존재처럼 괴념치 않고 살고 싶지만, 어느 순간 불쑥불쑥 형체를 드러내며, 무시못할 존재감으로, 기억으로 삶을 흔들기도 한다.
    한때 어느 순간에는 그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아니 빠져나와줘야 너도 어른이 되는거 아니냐고 스스로 생각했다. 펼쳐놓으면 너무 아무 것도 아닌 일들,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일, 마치 범퍼스티커처럼 평평해져버리는 일, 그러니 그 안에서 만들어지고 생겨진 나의 감정은 오직 나만의 것이다.

  • 2024-04-13 21:22

    p138
    세라 페인이 우리에게 평가 없이 빈 종이와 마주하라고 말했던 그날, 그녀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절대 알 수 없을 것임을. 단순한 생각 같지만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녀가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늘 생각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얕보게 되는 것은 무엇때문인지, 우리 자신을 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를...

    --> 다른 사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우리 자신 또한 누군가로부터 절대 완전한 이해를 받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부분 이 사실을 망각하고 내가 이해 받지 못함에 화내고 분노한다. 이것은 근원적인 외로움이기도하다. 하지만 세라페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전체 인생 맥락을 아우르는 이해, 또는 평가를 절대 할 수 없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얕보거나 또는 누군가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은 심리가 있다면 먼저 자신 안에 숨어있는 열등감 내지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될 것 같다.

    p204
    나는 작가가 되려면 냉혹해야 한다는 제러미의 말에 대해 생각한다. 또한 내가 글을 쓰고 있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오빠와 언니, 부모님을 만날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시간은 늘 충분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내가 결혼 생활에 안주하며 또 다른 책. 내가 정말로 쓰고 싶은 책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진정 냉혹함은 나 자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 것에서.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게 나야, 나는 견딜 수 없는곳- 일리노이 주 앰개시-에는 가지 않을 거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결혼 생활은 하지 않을 거고 나 자신을 움켜잡고 인생을 해치며 눈먼 박쥐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갈거야! 라고 이것이 그 냉혹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냉혹함이 처음에는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글을 쓰라는 말 정도로 생각했었다. 물론 비슷한 뜻이긴 하지만 ‘자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라는 말에서 삶에 대한 경건한 치열함이 보인다. 나도 가끔씩 생각한다. 이러한 냉혹함을 버리지 말자고..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때때로 냉혹하지 못했고 나 자신을 끝까지 부여잡지 못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가 지금부터는 그렇게 나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도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 2024-04-13 21:50

    103쪽
    그 조각상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는데, 한 남자 주변에 그의 아이들이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절박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아이들은 그의 발치에서 그를 붙잡고 애원하는 것 같았고, ... 설명을 읽으니, 그는 감옥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고,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자기들을 먹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아버지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 뿐이었다. 아이들은 그에게 – 오, 행복하게, 행복하게 – 자기들을 먹으라고 내주고 있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도 알고 있겠구나, 하고. 그 조각가 말이다.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 이 이야기는 사뭇 충격적이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아이들은 부모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멈출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 그만큼 아이는 부모에게 애정과 인정을 갈망한다. 방치되거나 학대받은 아이들의 문제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하다는 걸 받아”(138)들이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124쪽
    “이건 아주 좋아요. 발표할 수 있을 거예요. 잘 들어요. 가난과 학대를 결합한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다닐 거예요. ‘학대’라니, 정말 바보 같은 단어 아닌가요. 아주 상투적이고 바보 같은 단어예요. 사람들은 학대 없는 가난도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절대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요. 자기 글을 절대 방어하지 말아요.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고, 그건 당신도 알 거예요. 이건 자신이 전쟁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평생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이건 그의 곁을 지켰던 한 아내의 이야기예요. 그 세대에 속한 아내들은 대부분 그랬으니까요. 그녀가 딸의 병실에 찾아와 모두의 결혼이 좋지 않은 결말을 맺었다는 이야기들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예요.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해요.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 걸 그녀 자신도 몰라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예요. 불완전한 사랑이긴 하지만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랑을 하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을 쓰면서 내가 누군가를 보호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면 이 말을 떠올려요. 지금 나는 잘못하고 있는 거야.”

    ⇒ 정확하게 써라, 진실에 눈감지 마라, 누구도 자기 자신이라도 변호해주지 마라, 날것 그대로를 보여줘라, 이러저러야만 할 거 같은(용서, 이해) 강박에 지지 마라. 이것은 기만이고 결국 또 다른 폭력으로 재생산된다. 특히 자신에게 자신의 상황을 덮으려 하면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빠가 착한 소녀와 좋은 부모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그는 그 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런 걸 좋아한다. 딸 크리스도 그걸 좋아한다. 우리는 거짓을 걷어내고 진실의 눈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 얼마나 많은 폭력들이 난무하는지, 각자 얼마나 다른 사람을 내리누르려 하는지(인간의 조건(114)이다.) 그 가장 저속한 부분(111)을 봐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

    183쪽
    그녀가 말했다. “속이 자꾸 부글거려요. 정말 창피해요. 어쩌면 좋을까요?”
    그가 안타까운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참 만만치 않은 문제네요.” 그가 말했다.
    여러 해 동안 내 딸들은 자신들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면 “거참 만만치 않은 문제야”라고 말하곤 했다 – 아이들은 내가 그 이야기를 하는 걸 아주 여러 번 들었던 것이다.

    ⇒ 의사는 작은 문제도 무시하거나 사소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주 중차대한 문제인 양 다뤄, 공감을 표해준다. 이 책에는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예의를 잃지 않는 인물이 종종 나온다. 친절한 의사 선생님(75), 신사다운 제러미(52), 교실에서 누가 누구보다 잘났다는 생각을 없애버린 단호한 헤일리 선생님(84), 영화 이야기를 잘 알아듣지 못해도 그냥 넘어간 스웨덴 여자 몰라(76) 당신의 엄마가 어떤 기억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정신과 의사, 이런 사람들을 루시는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 사람을 빈 종이로 대하는 사람들. 나는 이 책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가 무엇인지 말하는 책으로 읽었다.

  • 2024-04-13 22:13

    P21
    지금은 내 인생도 완전히 달라졌기에, 어린시절을 들이켜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어쩌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을 거라고, 중략... 사실일 리 없는 기억의 방문을 받으면서 세상을 이런 식으로 어찌어찌 통과해나갈 것이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공포라는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보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삶은 아주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 아빠의 대한 기억의 배치를 바꿔보고 싶다는 나의 생각이 억지 스러운건 아닌가?란 생각을 좀더 확장해볼수 있는 힌트
    그때 그기억을 아직도 내관점으로만 생각하고 있었기때문에
    억지 스러웠던거였을까?

    P111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던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나 또한 조직 안에서 나의 정당함을 내세우기 위해 타부서를
    눌러 내리기도 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나란 인간도 자유롭지 못하는 현실...

    189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아빠가 나를 반겨주었다.내가 도와주러 온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 낯선 사람의 눈빛에서 읽지 못했다면 나는 아빠를 알아버지를 못했을 것이다. (중릭) 내가
    느꼈던 분노는 그게 어떤 것이었건 간에 더는 우리와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살아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아빠에게 느꼈던 역겨움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았다
    => 아빠가 아빠답지 못함에 무수히 원망을 하며 미워하며 살았던 무수한 날들과 아빠가 병원에서의 하루하루 죽음과 가까워지면서 아빠는 더이상 미워할수없는 존재였음을 느꼈을때 허망했음을 그리고 그 미움이 어떤 미움의 감정인지 몰랐던...그때.오버랩되었다

    P104
    나중에 나는 그 조각상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었던 순간은 그를 쳐다볼 땨의 은밀함이 존재하는 순간들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위층 특별 전시실로 옮겨졌다고 말했고, 나는 그런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그를 그렇게 많이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에 모욕김을 느꼈다.
    => 다음 문장과 어떤 감정의 연결인지 이해가 되지 읺는다.

  • 2024-04-13 23:12

    p20 예컨대 어느 부부에게 자식이 없는 이유를 묻는 것이 무례하다는건 어떻게 배우는가? 테이블 세팅을 하는 법은?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본인이 입을 벌리고 음식물을 씹는다는걸 어떻게 알겠는가? 집에 있는 거울이 부억 개수대 저위의 작은 거울 하나뿐인데, 혹은 어느 누구한테서도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을 듣기는 커녕 가슴이 커지자 친엄마한테서 피더슨씨네 헛간의 젖소 같아지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는데 자기 모습이 정말로 어떤지 어떻게 알겠는가?
    =이문장을 읽으며 루시바턴이 어떻게 엄마를 사랑한다고 계속 이야기를 할수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자기 최면일까 정말 사랑하는걸까?작가인 세라에게 자신을 글을 보여줄때 세라는 이건 딸을 사랑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라라고 하며 불완전한 사랑이지만 사랑이라고 하는 대목을 보며 내가 놓치고 있는게 뭔지 생각해 보려 했지만 잘모르겠다.
    p38 늘 무심결에 진실을 드러내는 그런 한마디를 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 단지 한 여자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우리가 그런 한마디를 듣고 그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일 만큼 운이 좋다면 말이다.

    p111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p138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절대 알수 없을 것임을 단순한 생각 같지만,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녀가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생각한다. 늘 생각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얕보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우리 자신을 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때문인지를
    p204 나는 진정. 냉혹함은 나자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 것에서,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게 나야, 나는 내가 견딜수 없는곳에는 가지않을 거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결혼생활은 하지 않을거고, 나자신을 움켜잡고 인생을 헤치며 앞으로 ,눈먼 박쥐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갈 거야?라고 이것이 그 냉혹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냉혹함을 타인을 대하는 감정(?)혹은 태도라고 생각했었던것 같다. 냉혹함에 대한 작가의 정의가 마음에 들어왔다. 냉혹함에 대해 생각해 봐야 겠다.

  • 2024-04-13 23:44

    P32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할 때 그 길을 결정하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그 요소를 찾아내거나 정확히 짚어내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따금 나는 어째서 내가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으려고 했는지를 생각해본다.

    P111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P125
    내가 말했다. "지난번에 그 여자분이 PTSD에 대해 말했던 거 좀 그랬어요. 저도 놀라서 펄쩍 뛰었거든요."
    세라가 말했다. "알고 있어요. 나도 봤어요. 자기가 받은 교육을 그런 식으로 다른 누군가를 내리누르는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라면.......음, 그런 사람은 그냥 형편없는 쓰레기예요." 그녀가 고단한 얼굴로 눈을 찡긋한 뒤 돌아섰다.

    ==>나의 언어와 타인의 언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구절들.

    질문을 하고 답을 할 때 언어로 표현해야 하지만 늘 그 본질에 가닿지 못하는 한계를 절감한다. 언어적 표현에 앞서 나의 의도와 목적을 좀 더 솔직하고 깊이있게 정면으로 마주보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언어도 표현의 방법 못지 않게 의도가 중요한다. 예민한 사람일수록 표현과 예의 아래에 있는 의도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반응한다. 지식으로 무장한 말로 한 순간 상대를 제압할 수는 있지만, 동의를 구하거나 마음을 열게 할 순 없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정중한 표현임에도 묘하게 기분이 나빴던 순간들을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나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의 결이 같고 다름을 떠나 품격이 느껴지는 대화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P94
    나는 집에서 내 침대 주변에 있던 책을 몇 권 챙겨갔지만, 병실에서 엄마와 함께 그 책을 읽지는 않았고, 엄마도 그 책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 잡지로 말하자면, 그건 의사의 심장에 흠집 하나 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가, 즉 엄마와 내가 얼마나 예민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이 세상에는 그런 평가가 끊이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

    ==>타인의 시선으로 나의 행동을 통제하는 일이 모든 일상의 구석 구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얼마나 피곤한 삶으로 만드는지...

  • 2024-04-13 23:54

    p.13~15 엄마가 이곳에 와서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애칭으로 나를 부르자 내 몸이 따뜻해지면서 액체로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략) 엄마는 내 곁에서 닷새 밤을 머물렀지만 의자에서 말고는 어디에서도 잠을 자지 않았다.
    (중략) 엄마는 내 남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않았다. (중략) 그래서 나 역시 아빠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 이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표현력에 감탄했다. 루시바턴의 외로움 또는 그리움이 해소되는것을 따뜻한 액체로 채워진다는 말로 표현하다니, 멋있다. 불안한 상황에서는 잠이 안오는 엄마는 5일동안 쪽잠을 잤다는 사실을 이야기 중간중간 반복함으로써, 루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음을 느끼게했다. 다만, 왜 엄마는 루시의 남편이야기를 묻지 않았을까? 그리고 루시는 왜 아빠 이야기를 묻지 않았을까?

    중간중간 글씨체가 다른 표현들이 있는데, 작가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걸까? 어떤 의도를 나타내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p.29 그날 엄마가 내 발치에 앉아 있는 동안 나는 캐시 나이슬리의 운명을 생각하느라 심란한 마음을 가눌수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그렇게 남아있다. 내가 엄마에게 캐시 남편이 캐시를 다시 받아줬어야 했다고 말했던 것은 사실이다--내 목구멍에는 덩어리가 걸린 듯했고 눈은 따끔거렸다. 이렇게 말했던게 확실하다. "그는 후회할걸요. 장담하는데 후회할 거에요."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후회할 사람은 캐시같은데." 하지만 엄마가 한 말은 그 말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 자신의 길, 삶을 위해 대학에 입학하고, 가정을 이루어 작가가된루시. 이 장면에서 나는 루시가 가족을 떠나 '더 완전한 자아를 이루고 싶었던' 캐시에 자신을 이입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깊지않은 유대감일지라도, 부모/형제들과의 묘한 이질감이 있고.. 가족들이 루시를 이해하고 받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목구멍에 덩어리가 걸린 듯했고, 눈은 따끔'거리게 하지않았을까?
    '그는 후회할걸요. 장담하는데, 후회할 거에요."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후회할 사람은 캐시 같은데."

    *비밀메모가 필터링되었습니다

  • 2024-04-13 23:58

    나도 몇 년 전에 엄마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그곳에 갔었다. 의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 병원에 와서는, 자기 얼굴이 엄마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고 했다. ... (중략) ... 의사의 말로는 대체로 사람들이 닮아 보이고 싶지 않은 대상은 어머니- 혹은 아버지 -라고, 종종 둘 다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어머니라고 했다. (150)
    -> 나도 아버지보다는 엄마를 더 많이 닮았다. 남동생과 나는 엄마를, 여동생은 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많이 닮아가는 듯 하다. 외모 뿐 아니라 목소리, 내가 진저리 쳐 왔던 성격마저도. 심지어는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안팎의 일을 다 해내야 하는 팔자(!) 때문에 팔십 평생을 몸과 마음이 호되게 고되었던 엄마의 지난 인생이 얼추 내 모습에 겹쳐보인다. 다행히 내 딸들은 굳이 ‘엄마처럼 살지 않을꺼야’를 결심씩이나 안해도 되는 거 같아 안심이기도 하지만 약간은 쓸쓸한 느낌의 정체는 또 뭘까싶다.

    사람들은 우리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거 같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157)
    -> 자라면서는 물론이고 50중반에 이르기까지 엄마에게(아버지에게도 물론)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직접 말로 “사랑한다”고 자주, 일상적으로 표현하며 살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문자나 카톡으로는 좀 하는 거 같다.
    그러나 나도 역시 “그래도 괜찮았다”
    나의 엄마가 나를 사랑(어찌보면 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 부족한 그 무엇)한다는 걸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기에. 괜찮았다. 이 구절이 무슨 말인지 너무 잘 알겠다.

    우리 다섯 명 - 줄곧 그랬듯 정상적이지 않은 - 이 하나의 구조물로 내 머리 위에 떠 있고, 심지어 다 끝날 때까지 나는 그것이 거기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그런 느낌이었다. ... (중략)... 그러다 어는 순간 나는 우리의 뿌리가 서로의 가슴을 얼마나 끈질기게 칭칭 감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남편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가족들을 좋아하지도 않았잖아.” 그 뒤로 나는 더더욱 두려워졌다. (194-195)
    -> ‘우리의 뿌리가 서로의 가슴을 얼마나 끈질기게 칭칭 감고 있는지’ 정말 숨막히는 기분. 그런데 나는 ‘가족들을 좋아하지도 않았잖아.’ 결혼 후에도 원가족(친정)과의 적절한 분리와 독립이 안된채로 힘들었던 기억들이 소환되었다. 전국 각 도시에 흩어져 살면서 일년에 두세번도 얼굴보기 힘든 남편의 원가족과 대비되어 더욱 나를 힘들게 했던 시간들이 다시 떠올랐다. 아직도 진행형이다.

    나는 작가가 되려면 냉혹해야 한다는 제러미의 말에 대해 생각한다. ... (중략)... 하지만 나는 진정, 냉혹함은 나 자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 것에서,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중략)... 나 자신을 움켜잡고 인생을 헤치며 앞으로, 눈먼 박취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갈거야! 라고. 이것이 그 냉혹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엄마는 그날 병원에서 내가 오빠나 언니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 지금 네 인생을 봐. 너는 묵묵히 네 길을 가서 ...... 원하는 걸 이뤘잖아.” 그 말은 아마 내가 이미 냉혹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204-205)
    -> “나 자신을 움켜잡고” 묵묵히 네 길을 가서....
    ‘냉혹’했다는 의미가 이런거 였다면, 나 또한 끊임없이 냉혹하려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냉혹한 삶의 자세를 유지하며 오르락 내리락 “나 자신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고” 전투를 치루며 살아가겠지. 그게 가장 나다운 삶의 자세,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니까.

    “엄마, 엄마가 소설을 쓸 때는 그 내용을 다시 쓸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와 이십 년을 살았다면, 그리고 그것도 소설이라면, 그 소설은 다른 사람과 절대 다시 쓸 수 없어요!” (213)
    -> 다른 사람과 절대 다시 쓸 수 없는 소설. 그렇다. “네 말이 맞다.” 그 사람과 다시 쓰는 소설은 이미 그 때 그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소설을 쓰게 되겠지. 후회와 자책만으로 옛 소설을 뒤적이기만 하기 보다는 더욱 성숙한 인간들이 등장하는 새롭고 더 재미있는 소설을 쓰면 그것도 신나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건 내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중략)....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 것이다. 이 이야기만큼은. 그리고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다. (216)
    ->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왜 쓰려하는가.... 내 이야기란 무엇인가? 질문이 멈춰지지 않는다. 고민도 계속된다.

  • 2024-04-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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