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차후기] 개념을 반복하며 익히기

홍승희
2024-03-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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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경험이란  experience limite /transgression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 주체가 찢어지는 경험

우리의 삶 속에 수많은 경험들이 있는데, 그 경험들이 사회에서 허용되는 기준선/분할선이 있다. 한계경험은 그 기준선을 넘는 경험을 의미힌다. 한계경험을 통해 사회의 마지노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준서인가? 이것은 결국 권력으로 이어진다. 배제와 금기시를 통해서 우리에게 할 수 있는 말과 없는 말이 정해진다. 


기존 철학이 인간이 객관적 사실을 어떻게 진리로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형이상학, 인식론적 질문과 사고를 통해 객관성/보편성/초월적인 진리를 탐구하고자고 했다면, 푸코는 인간의 한계 경험이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계보학적으로 분석했다.

 

#구조주의 

 구조가 있다는 것은 어떤 동일성을 가진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 구조를 만드는 어떤 단단한 동일성을 찾는 것이 구조주의자들의 목표였다면,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은 그 구조에 포획되지 않는 차이들에 관심을 가졌다. 이는 구조를 어떻게 변형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으로, 어떻게 계속 차이를 생성할 수 있을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나아갔다. 들뢰주의 구조선, 푸코의 권력과 저항의 개념들이 바로 이러한 것이다. 

 

 

# 앎의 층위, 앎의 차원

지식과 앎(SAVIOIR)은 같은 말이다. 다른 말로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담론은 과학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연역적 사고를 통해 만들어진 객관적인 지식(예를 들면, 지동설) 이 과학이라면, 이데올로기는 (마르크스의 설명에 따르면) 일종의 허위의식이다. 노동계급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 등.

과학과 이데올로기의 층위가 아닌 것. 그 사이의 어떤 종류의 지식들이 있다. 담론은 특정한 경험과 특정한 사회적 제도를 통해서, 다른 종류의 개념을 배제하면서 생긴다.  1980년 광주에 대해 폭동이라고 했다가 민주화 항쟁이라고 하는 것은 담론 변화의 예다.

임상의학도 하나의 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로부터 순차적인 발전을 통해 지금의 임상의학이 성립된 것이 아니라 과거 민간 요법들을 체계적으로 배제시키고 새로 발견된 지식으로 하나의 체계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현미경의 발명으로 세포가 발견되고, 이제 그 세포를 통해 병을 진단한다.  "기운이 없다" 라는 것은 임상의학에서 병으로 진단되지 않는다.  

담론은 순수한 이론적 영역이 아니라 물질성을 가지고 있다. 담론은 어떤 행동을 하게 하기도 못하고 못하게 하기도 한다.  결혼식장에서 YES 라는 대답을 통해 결혼이 성사되고, 조현병 진단을 통해 약을 복용하고 입원하게 되는 것 등이 모두 담론의 효과이다. 

담론은 특정한 권력의 배치 속에서만 작동한다. 

 

#친이스라엘

푸코는 친이스라엘이라기보다는 반유대주의에이다.  

레닌이후 스탈린 관료주의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다. 프랑스 좌파들은 마오와 문화혁명으로부터 관료화된 공산당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프랑스 68혁명은 중국의 문화 혁명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프랑스 좌파의 많은 수가 마오이스트이다. 

 

#인민재판

전통적인 마르크스의자들 혁명 이후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인민재판을 장악하면 이성에 따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푸코가 생각하기에 재판이라는 3항이 대립되는 형식이 이미 부르주아 적이기 때문에, 이 형식을 통해 객관적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보았다.   

 

노암촘스키는 모든 언어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언어의 문법이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보편적 정의라는 개념과 이어진다. 그러나 푸코는 보편적 정의라는 것은 없다고 보았다. 언어는 맥락 속에 있고, 권력적인 배치 속에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언제나 여성을 많은 피해를 당해왔지만,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사회적 담론의 장이 열렸을 때 비로소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 성의 역사 

프로이트는 성과학을 통해 감추어진 성적 욕망과 무의식이 인간의 본질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그것은 말실수나 꿈을 통해서 드러난다.  프로이트 이후 섹슈얼리티는 근대 주체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러나 푸코에 따르면 섹슈얼리티라는게 있고, 그것이 억압되었다는 생각자체가 하나의 담론이라고 보았다. 섹슈얼리티라는 장치 (성과학/일부일처제 등)를 통해 해당 담론이 실현된다.

들뢰즈는 1972년 앙띠 오이디푸스에서 "거시기는 생산한다." 를 통해 성적 욕망과 프로이트는 억압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삶을 생성한다고 했다.  욕망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생성하는 힘이기 때문에 해방되어야 한다. 그러나 푸코 입장에서는 욕망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들뢰즈의 분석 역시 욕망이 억압되고 해당되어야 한다는 식의 상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망대신 쾌락이라는 단어를 쓸 것을 주장했다. 

 

#진실말하기

이란 혁명에 푸코는 영적인것과 결합되어 있는 어떤 가능성을 본 것 같다. 그리고 정치와 종교가 모두 제도화되어 버린 서구 사회에 어떤 대안이나 가능성이 될 것이라고 보았으나....순진한 생각이었다. 

 

...

새로운 사고체계를 익히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댓글 4
  • 2024-03-19 08:21

    샘..자잘한 것들 한, 두개..ㅎㅎ

    1)포스트 구조주의에서요...
    들뢰즈의 구조선이 아니고 도주선... 혹은 탈주선^^
    원어로는 ligne de fuite..입니다

    2)인민재판...에서요
    재판이라는 사법적 형식 자체가 정의구현의 중립적 심급이 아니라 적대하는 두 개의 항 '위에' 심판하는 제3항의 항을 '초월적'으로 놓고 있다는 점에서 부르조아적이라고 푸코가 본 것이랍니다. ㅎㅎㅎ

    • 2024-03-26 13:47

      비밀번호를 몰라서 ㅋㅋㅋ 본문은 수정못했어요. 오류 사항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르크스주의 자들은 재판이라는 사법적 형식이라고 하더라도...
      인민재판을 하게 된다면 정의구현의 중립적 심급이 될 수 있다고 본것 아닌가요?

      푸코가 그에 대해 비판하면서 심판하는 제 3항의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부르주아적이라고 본것이고요.

  • 2024-03-20 00:23

    승희샘은 이렇게 공부하고 계신가 보다.개념을 반복하며 반복하며 익히고 계신다......ㅎ

    지난 주 세미나에서 저에게 들린 또 한 가지는 ' 억압 담론과 해방 담론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득 영화 닥터지바고가 떠올랐어요. 러시아 혁명 과정과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나이브하게 믿었던 사람들이 된통 뒷통수를 맞는 주인공들의 비극적 상황을 보면서 맘이 참 아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
    슬라보예지젝의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란 책에서도 "혁명은 언제 오는가. 이것은 혁명의 시대를 관통한 후 다시 고통의 세계를 살아가는 세계시민들의 영원한 물음이다'라는 말처럼 그렇게 원했던 순간들은 왜 그렇게 짧게 머무르거나 오지 않거나 하는 걸까요?
    요즘은 극우나 좌파나 모두 비슷한 언어를 쓰지요. 소위 데모를 그렇게 혐오하던 사람들이 그들이 쓰던 언어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오히려 더 교묘하게 잘 포장해서 노출하기도 하고요. (생각이 나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해보는데 맥락이 맞나 모르겠네요^^)

    억압과 해방 사이를 어떻게 건너가야 할까요?
    푸코나 구조주의자들이 들이미는 판세 분석에 비해 해결점은 미비해서 공격을 받았다고도 하잖아요.

    "철학이란? 철학적 행동이란 사유에 대한 비판 작업이 아닐까?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그리고 어디까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가를 알아내려는 노력, 바로 그것이 아닐까?' (P575~576)

    이미 안다고 믿는 것, 알고 있는 것을 의심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봐야 하는 거지요?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들의 고고학을 말이죠.

    • 2024-03-26 13:50

      상치르고 급하게 정리하다 보니 허접하게 썼는데 이렇게 읽고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번 세미나 때 제가 선생님에게 질문했던 (디디에 에리봉 책에서 ) 것에 대한 답은 후기에 정리하지 못했었어요.
      아직 명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억압담론과 해방 담론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에 대해 선생님이 설명해주셨던 내용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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