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르귄 SF 1차 정모가 다가옵니다 - 3.21 <로캐넌의 세계>

문탁
2024-03-10 22:23
196

1. 바운스 바운스, 심장이 나대네요

 

이미 단톡방에서 와글와글 떠든 탓인지 첫번째 정모가 더 기대되고 두근두근합니다. 

공지한대로 첫번째 정모의 날짜는 3월21일(목) 저녁 7시 반이고,  덕질 대상 책은 르 귄의 헤인시리즈 첫 책, <로캐넌의 세계>입니다.

현재까지는 모두 열 네명이 모였는데,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더 참가하실 분들도 계시겠죠?

어쨌든, 뭔가 야광봉이라도 들거나, 드레스코드라도 맞춰 입고  줌 앞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긴장과 다짐, 설렘이 있습니다. ㅎㅎㅎ

 

 

 

 

 

2. 어슐러 르귄 (1929~2018)

 

제 앞에는 젊은, 미모가 빼어난 르 귄부터 죽기 전 주름이 자글자글한 르 귄까지 다양한 르 귄의 사진이 있습니다.  그 어떤 사진도 멋집니다.  르 귄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혹시 잘 모르신다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수없이 많은 정보가 줄줄이 나옵니다.

 

 

 

 

현재 그의 소설은 대부분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르 귄의 산문도 꽤 많이 번역 출판되어 있습니다.

제가 대충 정리를 해봤더니

 

1)  1979년 초판, 1992년 개정판이 나온 <밤의 언어-판타지, SF 그리고 글쓰기에 관하여 >는

 70년대 후반에 발표한 첫 에세이집으로 르 귄이 장르문학에 대해 쓴 가장 중요한 에세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1494021

 

2)1989년에 출판된 <세상 끝에서 춤추다-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은,

1976년에서 1988년의 강의, 서평,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9656257

 

3) 2005년에 출판된 <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는,

1988년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문예지 등에 발표해온 에세이, 문학 작품집의 해설과 서문 및 글쓰기 워크숍 강연 원고 등이 실려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2160563

 

4) 2017년에 출판된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이거 제목 번역 이상합니다. ㅋㅋ) 는, 

그녀 마지막 에세이 선집으로  2010년부터 5년 동안 블로그에 쓴 글이 실려있습니다.
 
5) 2018년에는 그녀의 인터뷰집 <어슐러 K. 르귄의 말>이 나왔습니다. 기린님이 미리덕질한 책이죠.
 
6) 그리고 역시 사후인 2019년에 출판된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는,
2000년부터 2016년에 걸쳐 쓴 강연용 글, 에세이, 서평, 서문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소설과 더불어 위의 에세이 중 하나를 곁에 두고 틈틈이 읽어보면 그녀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서는 그 유명한 그녀의 2014년 전미도서상 수상 동영상과
2018년에 제작된 어슐러 르귄의 <환상특급>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여성인권영화제 http://www.fiwom.org/fiwom/fiwom05_view.html?ca_id=13&sec=67&idx=862&topstr=&page=1) 에서 상영)의 공식 트레일러를 올려드립니다.
 
 
 
죽기 4년 전 2014년, 85세의 모습입니다. 너무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이 다큐를 구해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실패했습니다. ㅠㅠ
 
 
 
3.  헤인 시리즈와 <로캐넌의 세계>
 
 
헤인 시리즈의 첫 책, <로캐넌의 세계>는 1966년 르 귄이 발표한 르귄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우리는 이번에 헤인 시리즈 번역본을 다 읽어보려 합니다. (아이 쒼나^^)
 
 
 
그 시절에 대해 훗날 르 귄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1960년대 중반, 여성운동은 50년간의 휴지기 이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축을 흔드는 움직임이었다. 나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게 거대한 파도가 될 줄은 몰랐다. 그저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만 했다. 생각하는 여성이면서 페미니스트가 아닐 방법은 없었으므로, 나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에멀린 팽크허스트와 버지니아 울프가 획득한 장(場) 너머로 한 걸음도 딛지 못했다.
  1967년경, 나는 어떤 불안을, 아마도 스스로 조금 더 발을 내딛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내 삶과 우리 사회에서 섹슈얼리티의 의미와 젠더의 의미를 정의하고 이해하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무의식에 쌓인 많은 것들을 의식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파괴적으로 변할 상황이었다. 그건 아마도 보부아르가 <제2의 성>을 쓰게 만들고, 베티 프리댄이 <여성성의 신화>를 쓰게 만든 욕구, 그와 동시에 케이트 밀렛과 다른 여성들이 책을 써서 새로운 페미니즘을 만들게 한 열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론가가 아니고, 정치 사상가나 활동가도, 사회학자도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소설가다. 나는 소설을 써서 생각을 한다. 소설 <어둠의 왼손>이 내 자각의 기록이자, 내 사유과정이다." (1976, "젠더가 필요한가? 다시쓰기", <세상 끝에서 춤추다> 24쪽)
 
 
 
왼쪽부터 보부아르, <제2의 성>, 베티프리단, <여성성의 신화>
 
 
 
 
그리고 그녀의 "The Carrier Bag Theory of Fiction", 해러웨이도 애나칭도 인용했던 그 에세이에서 이렇게 말하죠.
 
 
"나는 소설의 자연스럽고 적절하며 알맞은 형태는 자루나 가방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련다. 책은 말을 담는다. 말은 사물을 담는다. 의미를 품는다. 소설은 약보따리이며 그 속에 담긴 것들은 서로와 그리고 우리와 특별하고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가방 속에서는 영웅이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영웅에게는 무대나 연단이나 첨탑이 필요하다. 가방 속에 집어 넣으면 영웅도 토끼처럼 보이고, 감자처럼 보일 것이다.
  바로 그래서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소설 속에는 영웅이 아니라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SF소설을 쓰러 갈 때 나는 크고 묵직한 자루를 메고 간다....
  SF가 현대 기술의 신화라면 그 신화는 비극이다. '기술'이나 '현대 과학'은 승리로 여겨지는, 헤라클레스나 프로메테우스 같은 영웅적 과업이며,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비극이다. 이런 신화를 구현한 소설은 승리와 비극일 것이고 지금까지 그래왔다.
  하지만 만약 기술 영웅이라는 선형적이고 진보적인 시간의 (살해하는) 화살 모드를 피한다면, 기술과 과학을 지배 무기가 아니라 우선 문화의 장바구니로 다시 정의한다면... 꼭 프로메테우스적이거나 종말론적일 필요 없이, 사실상 리얼리즘보다도 덜 신화적인 장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묘한 리얼리즘이지만, 기묘한 현실이다.
  이무리 이상하다 해도, 제대로 만든 SF는 모든 진지한 소설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지...사람들이 다른 모든 것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에 대해 설명하려는 한가지 방법이다.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 SF안에는 남자 마저도 자기가 원하는 자리, 자기가 속한 자리에 둘 여유가 있다. 야생 귀리를 잔뜩 따고 또 뿌리고, 어린 우므에게 노래를 불러 주고, 우르의 농담을 듣고, 도롱뇽을 구경하고, 그러고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만큼 시간이 있다. 아직 거둬야 할 씨앗들이 있고, 별들의 가방 속엔 공간이 있다. " (1986, "소설판 장바구니론", <세상 끝에서 춤추다> , 301쪽)
 
 
직접 그녀의 SF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4. 야광봉 대신 A4 한 장을
 
네, 정했습니다. 우리는 야광봉 대신 A4 한 장을 가지고 모입니다.
3월21일(목) 낮 12시까지 각자 A4 한 장 이내의 리뷰를 써서 이곳에 댓글로 올립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미리 읽어오도록 합시다.
 
첫날이어서 어떻게 정모를 진행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가 올린 리뷰들을 미리 읽어보면 감이 잡힐 것도 같습니다.
 
21일(목)에 뵙겠습니다. 
댓글 4
  • 2024-03-11 08:11

    야광봉대신 A4 한 장을~~! 덕질의 아이템 추가군요^^ 정모때 뵙겠습니다^^

  • 2024-03-11 09:19

    드레스코드 보라색, 어떠신지용..

    • 2024-03-11 09:27

      음... 제겐 어떤 스따일의 보라색 옷도 없네요.
      단 겨울 니트 롱 스커트 하나 있습니다. 저는 계속 서있고 하체를 모니터에 세워놓을까요 ? ㅋㅋㅋ

  • 2024-03-11 12:30

    귀한 자료와 영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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