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그 쪽'으로 가는 길

경덕
2023-03-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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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

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

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

낮에는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친다.

 

 

 

 

‘그 쪽’으로 가는 길

 

 

 

새벽이생추어리에 가면 새벽이와 잔디 뿐만 아니라 온갖 이질적인 존재들과 접촉한다. 식사를 준비하며 고구마, 비트, 호박, 보리, 서리태, 시금치 등의 식재료를 손질하고, 물그릇에 미강을 넣고 손으로 휘휘 저어 섞어준다. 새벽이와 잔디의 분비물이 묻은 밥그릇과 물그릇을 설거지하다 보면 물이 옷에 튀고, 덩굴 잎을 채취하느라 잎 사이를 헤집다 보면 씨앗이 옷에 달라붙고, 진흙 위를 걷다 보면 흙탕물이 바지에 묻어 얼룩이 진다. 돌봄을 마치고 나면 내 몸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은밀한 존재들이 우글거리는 작은 아지트가 된 기분이다. 그리고 귀가하는 길에 지하철에서 겪은 일이 떠올라 이런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 더운 여름 날 돌봄활동을 하다 보면 많은 것들이 내 몸에 들러붙는다. 나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온갖 존재들과 긴밀해진다. 그 존재들이 땀샘을 통해 내 몸 밖으로 나온 노폐물과 섞이고 반응하면 특유의 냄새가 만들어진다. 돌봄 후 귀갓길 지하철에서 하차하려고 일어난 줄 알았던 내 옆자리 사람이, 나와 멀리 떨어진 좌석으로 이동(피신)해서 앉는 모습을 보았다. 혹시나 하고 땀으로 젖은 셔츠를 살짝 들어 코에 가져다 대었더니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다. 그때 나는 부끄러움보다는 어떤 사이-존재(자연과 문화, 인간과 비인간)로서 새로운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고양되었다.

 

 

 

       

 

 

 

냄새들

 

새벽이를 만나기 전에도 나는 누군가에게 새벽이와 새벽이생추어리에 대해 어느 정도는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벽이의 존재가 '앎'의 차원을 넘어 '감각적 사건'으로 깊이 각인된 순간은 새벽이를 직접 만나 새벽이 냄새를 맡았을 때였다. 작년 미학 세미나에서 발표한 에세이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 새벽이를 처음 만진 날을 기억한다. 새벽이가 울타리 가까이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손을 뻗어 새벽이의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거친 털의 감촉이 느껴졌고 새벽이 피부와 내 손 사이에 무언가 오고 갔다. 새벽이 냄새가 내 손에 배었고 처음으로 살아 있는 돼지의 냄새를 맡았다. 익숙한 냄새(고기 냄새)와 낯선 냄새(새벽이 냄새)가 동시에 감각되어 혼란스러웠다. 

 

새벽이 냄새는 그저 냄새로만 지각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억들을 불러왔다. 내 앞에서 걷고 뛰고, 내가 준 밥과 물을 먹고, 내 앞에서 오줌과 똥을 누는, 명백하게 살아 있는 새벽이 냄새는 익숙하게 맡아왔던 냄새(마트의 정육 코너와 식당에서, 냉장고에서, 프라이팬 위에서, 주방에서 풍겨오던)와 만나 극단적인 부조화를 이루었다. 냄새의 부조화는 내 안에서 즉시 해소되어 새로운 의미로 통합되는 대신, 조화되지 않은 채로 머물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환기하고 미래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딜레마들

 

몇 년 전에 마장동 축산물 시장 잡지에 '고기로 안 태어나서'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고한 적이 있다. 축산물 시장 잡지에 채식을 고민하는 사람의 글이 실릴까 싶었지만, 충분히 래디컬하지 않아서인지 별 다른 말은 없었다. 공장식 축산 농장에 관한 르포 에세이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를 읽고 채식을 고민하면서도 계속 고기를 먹게 되는 상황에 대한 글이었다.

 

- <고기로 태어나서>를 읽은 후에도 나는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았다. 그런데 고기를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에서(어쩌면 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건 아니지. 그래 이건 아닌데. 아무래도 아닌데. 내 안의 목소리가 들릴수록 조금씩 변화가 있기도 했다. 채식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고, 친구와 비건 식당에 가보며 채소와 과일의 세계에 조금씩 다가갔지만, 그러면서도 고기는 먹었다. (...)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고기를 먹는 모순된 생활이 이어지는 중에도, 마음 한 켠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오지 않을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중에도 무언가를 계속 읽고, 보게 되지 않을까. 비건을 선언한 김한민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변화가 더딘 건 고기로 '안' 태어났기 때문은 아닐까. 

 

작년 말에 파지사유에서 참여한 공생자 행성(생태적 삶을 고민하며 하나의 주제로 팀원들과 돌아가며 실천 일지를 남기는 프로젝트)의 주제는 '잡식가족의 딜레마'였다. 그땐 난 이미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밀양 농활에 가서 비건테이블에 같이 앉은 현민님과 나눈 대화를 계기로 '페스코비건'을 선언하였다.

 

- 얼마 전 청년들과 밀양으로 농활을 가서 감을 엄청 땄다. 점심으로 같이 카레를 만들어 먹었는데 고기를 넣은 카레와 넣지 않은 비건 카레로 준비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비건 카레 존(zone) 앞에 앉았다. 근데 옆에 앉은 현민님이 "저는 페스코 비건이에요." 라고 하길래, "오, 저도 페스코 비건이요! 11월 부터!!" 라고 말해버렸다. (...) 유연한 채식지향인이라는 이유로 잡식가족, 혹은 잡식사회 안에서 마주하는 딜레마를 비교적 쉽게 피해왔다. 고작 한달이지만 페스코 비건을 선언한 나는 앞으로 어떤 딜레마와 만나게 될까? 나는 냄새와 허기 앞에서, 잡식 가족과 잡식 사회의 딜레마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한 달 후에 나는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프로젝트 기간 중에는 이런 딜레마를 토로하였다.

 

- 사다리에서 미학 세미나가 있던 날. 우리(우현, 동은, 경덕)는 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 먹었다. (음.. 붕어빵은 괜찮겠지.)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에서 세미나 책을 읽었다. 나는 이곡라떼를 마셨다. (음,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도 괜찮지.) 이후 머내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동은님이 여기 알밥 엄청 맛있다며 알밥을 시켰다. (음, 알은 괜찮지. ) 나도 알밥을 먹었다. (...) 돌아보니 자꾸 괜찮지, 괜찮지, 하고 있는데 아주 괜찮지는 않은 기분.. 설마 나, 페스코가 허용하는 동물성 식품(동물성 해산물, 유제품, 동물의 알)을 굳이, 애써, 어쩌면.. 집요하게 고르며 안도하고 있나? (흠..)

 

프로젝트 마지막 글에는 이런 고해성사를 덧붙였다.

 

- 페스코 선언 이후에 육식을 피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조직생활을 하지 않으니 회식 자리도 거의 없고, 어쩌다 같이 먹는 친구들도 채식지향적 삶에 공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가족과 가깝지만 분리된 생활을 하다 보니 메뉴 선택도 어렵지 않았다. 어쩌다 고기를 권하는 부모님의 호의도 자연스럽게 거절했다. 그럼에도 나는 페스코를 엄격하게 실천하지는 못했다. 부모님 집에서 엄마가 끓여 놓은 된장찌개를 퍼서 먹다가 다진 소고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누가 덜어준 라면과 라면 국물을 먹기도 했다. 대놓고 먹지는 않았지만 슬쩍 곁들여 있는 작은 고기는 망설이다 삼키기도 했다.

 

 

 

 

 

 

페스코들

 

어느 날에는 페스코 선언 딜레마로 고뇌(?)하는 내용의 일지에 문탁샘이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셨다.

 

- 뭘 선언하면 그리 되는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어느 날엔 페스코를 지향하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초밥을 드셨다는 청량리샘의 일지에 이렇게 남기셨다.

 

- ㅋㅋㅋ 우리 대부분....육고기는 적극적으로 멀리하지만.... 물살이는 먹고 싶다는(있다는) 거죠? <물고기는 알고있다>...읽으면 괴로울텐데.... 원양어업에 대한 진상을 알게 되면 심란할텐데.... 특히 연어가 우리 식탁에 어떻게 오는지 알게 되면 머리가 지끈거릴텐데.... 문어가 얼마나 지능이 높은지 알면 피곤할텐데.... 며칠 전... 페북에서 어떤 동영상을 봤어요. 게를 묶어서 물에 넣고 끓이는데(삶는데) 게가 필사적으로 묶은 걸 풀고 냄비 밖으로 탈출했어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락토도 페스코도 아니구.....진정한 잡식주의자 입니다. ㅠㅠㅠ

 

그러던 문탁샘이 얼마 후에 경향신문 칼럼에서 페스코를 선언하셨다.

 

- 최근 공동체 공론장에 낯선 단어, ‘페스코’가 등장했다. 11월 한 달 동안 진행한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젊은 남성 회원 한 명이 자신을 페스코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페스코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의 준말이고, 소·돼지·닭 등의 고기는 먹지 않되 우유·치즈·달걀, 그리고 해산물은 섭취하는 채식주의의 한 종류를 뜻하는 말이란다. (...)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 그 책을 읽은 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올해 1월 첫 일요일, 우연히 그 책을 집어 들게 되었는데 단숨에 읽었고 책을 덮은 다음 좀 울었다. 나는 그날, 훔쳐서 구조한 돼지, ‘새벽이’를 돌보는 그 생크추어리가 우리 사회 반차별투쟁의 최전선이자 우리를 구원할지도 모르는 마지막 성지라고 생각했다. (...) 또 새해가 온다. 세상이 달라질까? 나는 한 가지 결심을 해본다. 어떤 폭력도 반대하며, 모든 생명은, 그것이 원숭이든 돼지든 닭이든, 애도할 만한 가치를 동등하게 갖고 있다는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또 무뎌지는 나의 감수성을 계속 갱신하기 위해 비건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직 초보니까 ‘페스코’부터 시작할 작정이다.

(경향신문 오피니언 -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12150300015)

 

 

 

 

 

 

문탁샘은 오랫동안 잡식주의자였지만 성차별, 종차별에 대응하는 스쿨미투 청년들의 민감한 감수성, <나의 문어 선생님>의 문어가 보여준 창의적이고 고유한 생존 방식, 새벽이와 새벽이생추어리의 반차별투쟁 이야기에 감명 받아 새해에 페스코를 선언하셨다. 근데 첫 문단에 나온 '공생자 행성', '페스코', '젊은 남성 회원'의 교집합에 속하는 사람이 나 말고 떠오르지 않았고, 얼마 전에 있었던 <양생프로젝트> 세미나 뒷풀이 자리에서 나는 우연히 문탁샘 앞에 앉게 되었다.

 

나 : 샘! 페스코 비건 계속 하고 계세요?"

문탁샘 : 응, 그럼!"

나 : 그 때 쓰신 칼럼에서 젊은 남성 회원이 혹시..."

문탁샘 : 응, 너야 (ㅎㅎ)!“

나 : 아.......!

 

‘페스코’는 이제 더이상 문탁 공론장에서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 쪽'으로만 갑시다!

 

세미나 뒷풀이는 각자 음식을 조금씩 챙겨오는 자리여서 나는 김밥을(야채, 참치) 사갔는데, 건너편에 앉아 계시던 둥글레샘이 샌드위치를 하나 권해주셨다. 감사함니당, 하고 받아서 먹으려는데 안에 치킨슬라이스가 보여서, 어 샘! 감사하지만 저 치킨이 있어서 못 먹어요, 라고 말하는 대신 조용히 치킨을 덜어내고 먹었다. 나는 잡식테이블에서 나의 비건 정체성을 서슴없이 밝히지 못하고 여전히 쭈뼛대는 경향이 있다. 이 글을 쓰며 앞으로는 그냥 담백하게 말하고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옆 테이블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요요샘과 모로샘의 목소리.

 

요요샘 : 경덕님 비덩이라고 알아요? 덩어리 고기는 먹지 않는 채식주의라는데...”

나 : 아 처음 들었어요. 근데 뭔지 알 것 같아요! 채식 하다보면 덩어리 고기 안 먹는 건 좀 쉬운데 육수까지 피하는 건 좀 더 신경을 써야...”

모로샘 : 샘, 그럼 사골국은요?“

요요샘 : 그건 안돼지!!!

 

요요샘은 공동체에서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는다>를 가장 먼저 읽고(혹은 두 세 번째?) 추천사를 게시판에 남겨주시기도 했다.

 

- 몇주전에 책을 한 권 선물받았습니다. 간간히 문탁의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한 박정애님이 오랜만에 오셔서 주고 간 선물입니다. 문탁의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다고 선물한 책을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펼쳤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떨려 왔고,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동물권에 관심이 많은 정애님은 새벽이 생추어리에서 작년부터 정기적으로 자원활동을 해왔는데, 이 책을 같이 나누고 싶었던 정애님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습니다. (...)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저도 더 많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함께 읽자고 권하고 싶어지는군요.

 

 

 

 

 

 

세미나 뒷풀이는 술을 한 잔 곁들이는 자리여서 알딸딸한 기분으로 대화가 오갔다. 세미나에서 아이리스 매리언 영의 <차이의 정치와 정의>를 읽고 ‘이질적 공중’을 키워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이후였다. 이질적 공중에 인간 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까지 포함하면 어떤 이론과 정치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그럼 또 어떤 '딜레마', 혹은 '부조화'와 맞닥뜨리게 될까?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공부가 필요할까? 아니면 당장 전환하거나 실천할 수 있는 어떤 것일까? 아무튼 지금은 공부와 활동을 병행하며 느슨한 페스코 비건, 비건 지향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공생자행성 마지막 글에서 나는 어떤 선언을 하든, 하지 않든 딜레마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그러니 다가올 딜레마를 어떻게든 계속 잘 맞이해보자고 썼다. 그리고 낮달(전 아낫)샘은 댓글로 이런 제안을 해주셨다.

 

- 저도 '비건'이라고 하다가 그러면 종종 쏟아지는 질문과 시선들이 부담이 되어서.. 요새는 '비건 지향'이라고 해요. 그 궁금함도 이해는 됩니다. 얼마나 궁금한게 많으시겠어요...비건, 락토, 락토 오보, 페스코.. 이런 말들은 자꾸 '그 사람'에게 초점이 가는것 같아서요. 채식을 지향하면.. 채식지향, 비건을 지향하면 비건지향 .. 그게 나를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게 도와주더라구요. 저도 페스코로 한참 살았어요. 응원하고 감사합니다. 흔들리면서 공부는 하면서 '그 쪽'으로만 갑시다!!

 

‘그 쪽’을 지향하는 이질적인 존재들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이야기는 계속 만들어진다.

‘그 쪽’으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고, ‘그 쪽’은 이미 있는 길도 아니기 때문이다.

 

 

 


 

 

 

 

 

새벽이생추어리 이사합니다!

 

새벽이생추어리는 올해 현재 부지를 떠나 더 나은 곳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부터 오랜 시간 고민해온 사안이며, 최근 활동가들을 가장 바쁘게 만든 일이기도 합니다. 새벽이와 잔디, 그리고 새벽이생추어리의 미래가 불투명한 현재 상황에서 보다 많은 분들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모두와 함께 이뤄낸 새벽이와 잔디의 기적 같은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이 견고한 폭력의 시대에 계속해서 균열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더해주세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우리는 연대함으로써 착취의 고리를 끊고 해방으로 연결되는 돌봄 공동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와 후원 방법은  https://box.donus.org/box/dawnsanctuary/moving_project 에서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성공적인 모금을 위해 본 게시글과 모금함을 널리 공유해주세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새벽이생추어리 인스타그램에서 퍼옴)

댓글 19
  • 2023-03-20 20:27

    비건을 지향해서 가는 방향에도 이렇게 흔들리면서 고민이 많군요^^ 다들 흔들리며 사는 거죠뭐^^

    • 2023-03-26 16:30

      흔들 흔들..... 우왕좌왕..... 지그재그 ㅎㅎㅎ

  • 2023-03-21 06:49

    ㅋㅋ 아놧 제 이름 나와서 깜짝놀랐네.
    저도 페스코 겨우 하고 사는데 고2 때 시작하면서 그래 차근차근 하는거지뭐~ 하고 지금 5년째 페스코걸랑유.. 나의 문어 선생님 보면 진짜 음식먹을때 번뇌 장난아닐것 같아서 못(안)보고 있어요.

    음식 먹을때 이렇게 번뇌하기 싫다... 근데 이건 내가 고기로 안태어나서 하는 나태함이지!!! 그래도 내가 여태 안먹어서 줄인 고기가 얼마야.. (<-근데 이 생각은 너무 재수없어서 안하려고 노력해요) 이 번뇌를 오가면서 5년째 페스코 하고 있어요. 하하 어떻게 살아야되지? 맨날 알면서 조금 모른척하고.. 그래도 독일와서 강제적으로 생선섭취 줄이고 (돈없음, 독일은 거의 사방이 땅이라 물고기가 없거나 비쌈) 우유는 거의 안먹고 귀리유(우유보다 쌈)로 대체해서 살고 있는데 치즈는 진짜 많이 먹는... 또 아보카도도 자주 먹는데 이놈자식 비건이긴한데 환경파괴 엄청나다고 하고... 저는 대체육도 별로 안좋아해요 ㅋㅋ 맛없어서 ㅋㅋ 도대체 머가 나은걸까요?? 우하하 우하하 저도 몰라 경덕쌤도 몰라~~ 그래도 저는 몰라서 우왕자왕 쿠당탕하는 사람들 좋아해요. 확신에 찬 사람들보다 귀엽잖아요.

    • 2023-03-26 16:38

      저를 페스코로 전향시킨 장본인이시군요ㅎㅎ 번뇌는 해결되지 않지만 우리는 계속 무언가를 지향하며 살아간다! 우왕좌왕, 쿠당탕 하는 귀여운 사람들과 연대합니다ㅋㅋㅋ

  • 2023-03-21 07:46

    '냄새' 이야기를 좀 발전시켜보면 좋겠어요.
    그 이야기, 강렬해요^^

    • 2023-03-21 08:37

      그러니까... 비인간동물까지 포함하는 정치에 대해서 이미 라투르가 이야기한 바 있어요.
      ‘물정치’(사물정치·Dingpolitik)가 라투르 정치학의 핵심개념이죠.

      즉 정치를 아이리스 매리안 영처럼 '차이의 정치'로 그리고 모든 차이나는 것(영에게는 '집단')이 자신을 드러내고(re-present), 또 공론장에서 자신들을 정당하게 대표(represent)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대표해야 하는 것(대표되어야 하는 것)에 비인간동물+사물(과속방지턱, 남극 빙하 등)도 당연히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게 라투르 논지의 핵심이에요. 90년의 영보다 더 나아간 거죠^^

    • 2023-03-26 16:44

      그렇다면 공론장 협상 테이블에 다종자양한 인간, 비인간 존재들이 참석하고, 거기서는 온갖 행위자들의 웅성거림이 합리적 이성과 언어를 압도하는 어떤 우화가 그려집니다ㅎㅎㅎ 정치 공부 어렵지만...... 참 재밌습니다!

  • 2023-03-21 14:22

    엇! 저는 그 세미나 멤버도 아닌데.. 우연히 점심밥 얻어먹으러 끼었다가 경덕님 글에 찬조출연하게 되었네요.^^
    페스코는 우유, 계란, 치즈, 해산물을 먹는다고 하니, 윤경님(?)이 그러셨나요?
    닭이야말로 공장식 축산으로 알도 고기도 제공하지 않느냐고.
    평소 계란을 즐겨먹지는 않지만.. 그 이야기 듣고 나서 가능한 계란 먹지 말아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단백질은 두부에 더 올인하는 걸로!!하하하
    다 잘먹고 잘살자고 하는 짓인데.. 잘먹고 잘사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그게 참!! 허허허
    먹고 사는 게 정말 얽혀 사는 모습을 말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 2023-03-26 16:50

      출연해주시고 재밌는 에피소드 제공해주셔서 연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샘ㅋㅋㅋ 붓다의 말씀과 명상이 저의 비건 지향에 어떤 영향과 가르침을 줄지 기대됩니다!

  • 2023-03-21 15:21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중에서..

    경덕샘과 모든 비건분들을 응원합니다.~~

    • 2023-03-26 16:59

      감사해요^^ 제 김밥보다 훨씬 더 맛난 선주샘의 김밥 덕분에 충분히 만족스런 뒷풀이였어요!

  • 2023-03-21 22:43

    경덕샘 미워요. 얼마 전에 고대하던 회를 먹으러 수산시장에 가서 횟감으로 숭어를 골랐는데, 어찌나 몸부림(아, 여기서도 또 몸부림이네)을 치는지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지더라구요. 애써 잊고 맛있게 회를 먹으려 했으나, 실제 회가 별로 맛이 없었어요. 글을 읽으니 기억 저편으로 밀어넣었던 그때 일이 또 생각이 나네요. 생선이니 고기니 혀에 달게 느껴지는 음식들 맛있게 먹고싶은데 자꾸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고, 도덕적으로 나를 옭아매는 것 같은 이런 글들, 나빠요. "아~~~. 안 들려, 안 보여.아~~~".

    • 2023-03-26 17:17

      저도 이 글이 밉습니다ㅠ 제가 쓴 글이 저 또한 옭아매거든요.... (근데 ‘옭아맴’ 너머 자유의 길이 있을 것 같은데,,, 규범과 도덕을 가로질러 해방으로 향하는 이야기, 확장된 이질적 공중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야무진 꿈을 꿔봅니다..ㅎㅎ

  • 2023-03-22 11:07

    경덕 샘 접시에 뭐가 있길래 그제사 그 샌드위치에 고기가 든 걸 알았어요. ㅠㅠ 그 샌드위치는 제가 주문한 게 아닌데 주문이 엉켜서 빨리 된 걸 가져온 거랍니다. 암튼 미안했어요… 저도 십몇년전 회사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2~3년 유제품 안먹는 페스코로 살았어요. 5년쯤 전에 동물권 세미나를 하고 다시 페스코가 되었었죠. 그때 문탁에서 채식을 문제삼는 친구들에게 핏대 올리며 얘기했던 게 기억나네요. ^^ 지금은…아무거나 먹는데 채식 위주로 먹습니다. 전 채식을 엄청 지지하지만 다시 페스코 등의 채식을 하겠다고 선언은 안할 거 같아요. 암튼 저도 그쪽을 지향하고 있어요~~ ㅋ

    • 2023-03-26 17:32

      샘 페스코의 긴 역사가 있으셨군요! 선언도 하나의 형식이자 실험이라면 저는 선언 이후의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맥락 없이 샘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하셨지요...ㅠ 샌드위치가 건내진 배경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2023-03-26 21:09

    저는 원래 고기를 별로 안좋아하지만 생선은 좋아했어요.
    그런데 집에 채식하는 사람이 있어서 자연스레 먹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덜먹다보니 이제 그 맛이 좋았다는 기억도 차츰 옅어지더군요.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아요
    맛은 길들여지는 듯 해요.
    맛이 사회적이라면 맛을 대체할 또다른 사회적 장치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구요.
    사회적 의례에 해당하는 무엇, 강렬한 그 무엇, 그런게 있겠지요?
    그리고 이건 다른 말인데, 페스토 같은 용어, 외국어 울렁증 있는 사람을 위해 우리말로 좀 바꿔주면 안될까요?

    • 2023-03-26 23:44

      1가구 1비건이 식문화를 바꾸고 있는 걸까요?^^
      맛을 대체할 사회적 장치... 욕구를 억제하는 것보다 문화, 의례... 이런 것들이 바뀌는 것이 더 강력할텐데 말이죠!
      페스'토'도 영어, 페스'코'도 영어...ㅠ 자누리 우리말 순화 연구소 오픈하시면 가입하겠습니다ㅋㅋㅋ

      • 2023-03-27 09:26

        아, 페스코.. ㅋㅋ 이것봐요, 헷갈리잖아...
        이 단어를 들은지 쫌 됐는데도 제대로 입력, 출력이 안돼ㅠㅠ

        • 2023-03-28 10:5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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