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가마솥 2023.09.05 조회 184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우리 집은 4대(代)가 산다. 나를 기준으로 장모님과 아들 부부 그리고 손자, 하빈이가 함께 살고 있다. 장모님은 하빈이에게 증조할머니가 된다. 한 지붕 아래 여러 세대가 살다보니 항상 북적북적하다. 하빈이의 행동반경이 커질수록 물건들은 제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온 집안 바닥에는 녀석의 물건이 발길에 채이기 일쑤다. 실컷 정리하고 청소했는데, 마눌님이 밖에서 들어오며 “청소 좀 하지.....” 할 때도 있다. 대청소하지 않으면, 내가 봐도 그 결과가 크게 표시가 나지 않는다.       아침 6시.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마눌님이 부엌으로 내려간다. 조금 지나서 하빈이가 깨어 며느리와 놀며, 실랑이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닝 똥’을 처리하고, 세수를 시킨다. 부부가 출근 준비를 해야 하니 적당한 시간에 하빈이를 부른다.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셨어요? 해야지?“ 하는 며느리의 말에 녀석이 ’히~‘ 웃으며 머리를 꾸벅하고, 이내 팔을 벌려 내게로 온다. ”잘 잤어요?“ 번쩍 안아 준다. 오늘 하루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시작한다.       한없이 이쁘지만......      백일이 되기 전에도 나를 보며 잘 웃었다. 자기 기분의 표시이지, 나의 행동에 대한 반응은 아니었어도 기분은 묘하다. 핏줄인가? 자장가를 부르지만 눈만 말똥말똥하다가 나도 지치고 녀석도 지칠 때쯤, 눈꺼풀을 내렸다가 올렸다가 몇 번 하더니 제 몸을 온전히 내 품안에 맡기고 새근새근 잠잘 때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다. “남자 뼉다구가 딱딱해서 내 품에서는 잘 안자요. 애기 재우는 것은 당신이 재워 줘야죠!”로 시작해서 한바탕...
      우리 집은 4대(代)가 산다. 나를 기준으로 장모님과 아들 부부 그리고 손자, 하빈이가 함께 살고 있다. 장모님은 하빈이에게 증조할머니가 된다. 한 지붕 아래 여러 세대가 살다보니 항상 북적북적하다. 하빈이의 행동반경이 커질수록 물건들은 제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온 집안 바닥에는 녀석의 물건이 발길에 채이기 일쑤다. 실컷 정리하고 청소했는데, 마눌님이 밖에서 들어오며 “청소 좀 하지.....” 할 때도 있다. 대청소하지 않으면, 내가 봐도 그 결과가 크게 표시가 나지 않는다.       아침 6시.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마눌님이 부엌으로 내려간다. 조금 지나서 하빈이가 깨어 며느리와 놀며, 실랑이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닝 똥’을 처리하고, 세수를 시킨다. 부부가 출근 준비를 해야 하니 적당한 시간에 하빈이를 부른다.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셨어요? 해야지?“ 하는 며느리의 말에 녀석이 ’히~‘ 웃으며 머리를 꾸벅하고, 이내 팔을 벌려 내게로 온다. ”잘 잤어요?“ 번쩍 안아 준다. 오늘 하루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시작한다.       한없이 이쁘지만......      백일이 되기 전에도 나를 보며 잘 웃었다. 자기 기분의 표시이지, 나의 행동에 대한 반응은 아니었어도 기분은 묘하다. 핏줄인가? 자장가를 부르지만 눈만 말똥말똥하다가 나도 지치고 녀석도 지칠 때쯤, 눈꺼풀을 내렸다가 올렸다가 몇 번 하더니 제 몸을 온전히 내 품안에 맡기고 새근새근 잠잘 때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다. “남자 뼉다구가 딱딱해서 내 품에서는 잘 안자요. 애기 재우는 것은 당신이 재워 줘야죠!”로 시작해서 한바탕...
가마솥 2023.07.15 조회 435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어머니, 온실 화분들에 물을 주어야겠는데요?” “.......”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화분이 말라가는데 그냥 그렇게 둔다. 하루 종일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TV만 본다. 아니, 거의 주무신다. 식사는 항상 많다고 덜어 낸다. 말씀도 거의 안한다.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은 뒤로 말씀이 매우 짧다. 얼마 전만 해도 당신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두어 시간 동안, 내용의 반절은 매번 다르게 창작하며 말씀하시던 분이었다. 치매가 더 진행된 듯이 보인다.     혼자 사는 게 좋아       고기동 집은 1층에 장인·장모님을 모시려고 설계하였다. 두 분이 살아 계실 때부터 졸랐지만, “내가 밥해 먹을 수 있는데 뭐 하러 딸네 집에 가서 산다냐!” 하시며, 결국 당신들도 마곡동에 집을 지었다. 집이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장모님은 화분핑계, 친구들 핑계 등등을 대면서 혼자 사시겠다고 했다. 하기야 변호사를 불러서 상속문제 등의 행정 처리도 스스로 하고, 우리 가족 ‘톡’에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정확하게 하며 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블루투스 스피커를 핸드폰에 연결해서 들으실 수 있으시니 충분히 혼자 사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장인이 계시지 않으니...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어머니, 온실 화분들에 물을 주어야겠는데요?” “.......”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화분이 말라가는데 그냥 그렇게 둔다. 하루 종일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TV만 본다. 아니, 거의 주무신다. 식사는 항상 많다고 덜어 낸다. 말씀도 거의 안한다.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은 뒤로 말씀이 매우 짧다. 얼마 전만 해도 당신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두어 시간 동안, 내용의 반절은 매번 다르게 창작하며 말씀하시던 분이었다. 치매가 더 진행된 듯이 보인다.     혼자 사는 게 좋아       고기동 집은 1층에 장인·장모님을 모시려고 설계하였다. 두 분이 살아 계실 때부터 졸랐지만, “내가 밥해 먹을 수 있는데 뭐 하러 딸네 집에 가서 산다냐!” 하시며, 결국 당신들도 마곡동에 집을 지었다. 집이 완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장모님은 화분핑계, 친구들 핑계 등등을 대면서 혼자 사시겠다고 했다. 하기야 변호사를 불러서 상속문제 등의 행정 처리도 스스로 하고, 우리 가족 ‘톡’에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정확하게 하며 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블루투스 스피커를 핸드폰에 연결해서 들으실 수 있으시니 충분히 혼자 사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장인이 계시지 않으니...
가마솥 2023.06.06 조회 387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강원도라고?        2009년 3월 어느날. 운영위원장인 ‘박장’이 강원도 평창의 임야를 계약 하겠다고 소식을 올렸다. 약 10,000 평 정도에 평당 5만원으로 가계약을 하겠다는 것이다. 귀촌해서 살려면 그 곳에서 무엇을 하고 살 수 있는지, 무슨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그곳의 주민들은 외지인에 대한 의식이 어떤지 면밀히 따져보고 토지를 구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려고 했으나 그만 두었다. 모두들 예산상의 가격과 규모이니, “잘 되었다. 고생했다”는 댓글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하기야 함께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의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문제제기 하기도 그렇고, 또 은퇴 후에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결국, 그 곳의 토지를 매입하였다.   ‘우리 땅’을 보러 갔다. 큰 도로에서 꺾어져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비포장이었다. 한두 번 걷는 것은 좋겠지만 매일 걷는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남쪽 사면이니 햇볕은 잘 들어 올 듯하다. 뒤쪽은 보섭봉이라는 큰 산이 있고, 앞으로는 평창강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자리라며 땅을 찾은 ‘된장’이 설명한다. 하이구 이 친구야, 사고를 제대로 쳤다. 서울에서 3시간 반, 고속도로 I/C에서 30여분 떨어진 해발 450m의 이런...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강원도라고?        2009년 3월 어느날. 운영위원장인 ‘박장’이 강원도 평창의 임야를 계약 하겠다고 소식을 올렸다. 약 10,000 평 정도에 평당 5만원으로 가계약을 하겠다는 것이다. 귀촌해서 살려면 그 곳에서 무엇을 하고 살 수 있는지, 무슨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그곳의 주민들은 외지인에 대한 의식이 어떤지 면밀히 따져보고 토지를 구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려고 했으나 그만 두었다. 모두들 예산상의 가격과 규모이니, “잘 되었다. 고생했다”는 댓글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하기야 함께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의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문제제기 하기도 그렇고, 또 은퇴 후에 무슨 일을 할 것이라고...... 결국, 그 곳의 토지를 매입하였다.   ‘우리 땅’을 보러 갔다. 큰 도로에서 꺾어져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비포장이었다. 한두 번 걷는 것은 좋겠지만 매일 걷는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남쪽 사면이니 햇볕은 잘 들어 올 듯하다. 뒤쪽은 보섭봉이라는 큰 산이 있고, 앞으로는 평창강이 흐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자리라며 땅을 찾은 ‘된장’이 설명한다. 하이구 이 친구야, 사고를 제대로 쳤다. 서울에서 3시간 반, 고속도로 I/C에서 30여분 떨어진 해발 450m의 이런...
가마솥 2023.05.03 조회 332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오랜만에 성산동 공동육아 원년 멤버들이 평창 코하우징에 모였다. 성산동에서 소행주 1호 에 살며 소행주의 확장에 여념이 없는 ‘박장’네, 하고 싶었던 해외봉사를 한 2년간 하다가 돌아온 ‘밤비’, 공동육아와공동체 사무총장을 지내고 은퇴한 ‘올리브’네, 마포 두레생협을 만들어 오랫동안 운영하고 지금은 원주생협 활동하고 있는 ‘참깨’네, 추운 것을 싫어하는 ‘짱아’를 위해서 양평으로 이사간 성산동 활동가 짱인 ‘짱가’네가 왔다. 모두들 지난 이야기를 하며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아이들 어렸을 적 이야기로 시작해서, 녀석들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하이라이트는 그 때 말썽이란 말썽은 골라서 피우며 부모들의 속을 그렇게도 썪이던 두 녀석이 함께 창업하여 제법 자리를 잡았단다. 녀석들이 사장이 되어 “요즘 얘들은 열정과 끈기가 없어서 조금만 힘들면 걍 그만 둔다“고 힐난했다고 할 때, 모두가 빵 터졌다. 아이들의 결혼이야기를 거쳐서, 얼마 전에 손주를 본 우리와 ‘밤비’네의 육아 이야기로 건너 갔다. 소행주 1호에 살고 있는 ‘밤비’는 직장있는 딸네가 아이를 낳고 매우 힘든 일상을 지내는 것 같아서 주중에 손주를 돌본다고 하였다. 30년전, 공동육아를 시작할 때에 ‘우리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육아하지 않는 나은 사회’를 꿈꾸며...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오랜만에 성산동 공동육아 원년 멤버들이 평창 코하우징에 모였다. 성산동에서 소행주 1호 에 살며 소행주의 확장에 여념이 없는 ‘박장’네, 하고 싶었던 해외봉사를 한 2년간 하다가 돌아온 ‘밤비’, 공동육아와공동체 사무총장을 지내고 은퇴한 ‘올리브’네, 마포 두레생협을 만들어 오랫동안 운영하고 지금은 원주생협 활동하고 있는 ‘참깨’네, 추운 것을 싫어하는 ‘짱아’를 위해서 양평으로 이사간 성산동 활동가 짱인 ‘짱가’네가 왔다. 모두들 지난 이야기를 하며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아이들 어렸을 적 이야기로 시작해서, 녀석들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하이라이트는 그 때 말썽이란 말썽은 골라서 피우며 부모들의 속을 그렇게도 썪이던 두 녀석이 함께 창업하여 제법 자리를 잡았단다. 녀석들이 사장이 되어 “요즘 얘들은 열정과 끈기가 없어서 조금만 힘들면 걍 그만 둔다“고 힐난했다고 할 때, 모두가 빵 터졌다. 아이들의 결혼이야기를 거쳐서, 얼마 전에 손주를 본 우리와 ‘밤비’네의 육아 이야기로 건너 갔다. 소행주 1호에 살고 있는 ‘밤비’는 직장있는 딸네가 아이를 낳고 매우 힘든 일상을 지내는 것 같아서 주중에 손주를 돌본다고 하였다. 30년전, 공동육아를 시작할 때에 ‘우리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육아하지 않는 나은 사회’를 꿈꾸며...
가마솥 2023.04.26 조회 275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나의 사업장이 넓혀졌다    몇 년 전에 사 놓고 나 혼자 가끔씩 튕겨보던 기타는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헌데, 동천동 예술 플랫폼 꿈지락(꼼지락이 아님!)에 기타 강습이 생겼다. 제대로 한번 배우고 싶었는데, 아주 잘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치던 ‘로망스’로 시작했다. 어느 강습 날 저녁, 연습실 앞 복도가 난리가 났다. 어디에서 물이 새는 것인지, 복도에서 물이 넘쳐 계단을 따라서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다. 추운 날이긴 하였지만 계량기 동파(凍破)는 아니었다. 물이 새는 곳을 살펴보았다. 전기온수기를 쓰고 있었는데, 냉수 파이프를 온수기에 연결하여 물을 데워 사용하고 있었고, 온수 파이프는 그냥 잘려진 채로 있었다. 그 곳에서 물이 펑펑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어랍쇼? 온수 파이프를 왜 이렇게 방치했지? 꿈지락 회원인 바람님이 내일 아침에 주인에게 전화해서 해결하겠다고 해도, 내게는 이미 기타 연습보다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더 재미있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일단 계량기를 잠그고 여기 저기 조사를 하며 해결방법을 강구한다. 잘려진 온수 파이프밖에 다른 원인이 없다. 그런데 가만, 이것이 원인이라면 왜 지금에서야 그곳에서 물이 새는 것이지? 음...... 두께...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나의 사업장이 넓혀졌다    몇 년 전에 사 놓고 나 혼자 가끔씩 튕겨보던 기타는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헌데, 동천동 예술 플랫폼 꿈지락(꼼지락이 아님!)에 기타 강습이 생겼다. 제대로 한번 배우고 싶었는데, 아주 잘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치던 ‘로망스’로 시작했다. 어느 강습 날 저녁, 연습실 앞 복도가 난리가 났다. 어디에서 물이 새는 것인지, 복도에서 물이 넘쳐 계단을 따라서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다. 추운 날이긴 하였지만 계량기 동파(凍破)는 아니었다. 물이 새는 곳을 살펴보았다. 전기온수기를 쓰고 있었는데, 냉수 파이프를 온수기에 연결하여 물을 데워 사용하고 있었고, 온수 파이프는 그냥 잘려진 채로 있었다. 그 곳에서 물이 펑펑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어랍쇼? 온수 파이프를 왜 이렇게 방치했지? 꿈지락 회원인 바람님이 내일 아침에 주인에게 전화해서 해결하겠다고 해도, 내게는 이미 기타 연습보다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더 재미있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일단 계량기를 잠그고 여기 저기 조사를 하며 해결방법을 강구한다. 잘려진 온수 파이프밖에 다른 원인이 없다. 그런데 가만, 이것이 원인이라면 왜 지금에서야 그곳에서 물이 새는 것이지? 음...... 두께...
가마솥 2023.03.11 조회 360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외워야 하느니라   문탁에서 10년을 공부하고 있는 마눌님이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논어(論語) 책(?)을 시도 때도 없이 외운다. 특히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거의 백퍼센트다. 방금 읽었던 앞 페이지도 다시 봐야 할 때가 빈번한 이 나이에 논어를 통째로 외운다고 시도하니, 무섭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다. 사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먼저 그의 말을 이해하고 나의 말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외우는 것일 게다. 나도 함 해볼까?   문탁 홈페이지를 열어 꼼꼼히 살펴보았다. 공부하는 방식이 크게 보아서 선생님이 하는 강의가 있고, 참가자들끼리 하는 세미나가 있다. 일단 발제없이 듣기를 잘하면 되는 논어 후반부 강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공부도 쉽지 않다. 학교 다닐 때처럼 기록하고 정리하여야 따라 갈수 있었다. 외운 것을 까먹어 헷갈리는 상황에서도 ‘그렇지!’하는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강의를 들었다.   반장님이 강의 마지막 날 행사에 대해서 말한다. 다른 강의들은 에세이를 쓰지만 이번 강의에서는 논어 ‘낭송(朗誦)’을 하겠단다. 다만, 책을 보고 읽는 게 아니고 암송(暗誦)하는 것이란다. 나도 외워 본다. 첫 페이지, 논어 학이(學而), 제...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외워야 하느니라   문탁에서 10년을 공부하고 있는 마눌님이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논어(論語) 책(?)을 시도 때도 없이 외운다. 특히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거의 백퍼센트다. 방금 읽었던 앞 페이지도 다시 봐야 할 때가 빈번한 이 나이에 논어를 통째로 외운다고 시도하니, 무섭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다. 사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먼저 그의 말을 이해하고 나의 말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은 외우는 것일 게다. 나도 함 해볼까?   문탁 홈페이지를 열어 꼼꼼히 살펴보았다. 공부하는 방식이 크게 보아서 선생님이 하는 강의가 있고, 참가자들끼리 하는 세미나가 있다. 일단 발제없이 듣기를 잘하면 되는 논어 후반부 강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공부도 쉽지 않다. 학교 다닐 때처럼 기록하고 정리하여야 따라 갈수 있었다. 외운 것을 까먹어 헷갈리는 상황에서도 ‘그렇지!’하는 문장을 발견하는 재미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강의를 들었다.   반장님이 강의 마지막 날 행사에 대해서 말한다. 다른 강의들은 에세이를 쓰지만 이번 강의에서는 논어 ‘낭송(朗誦)’을 하겠단다. 다만, 책을 보고 읽는 게 아니고 암송(暗誦)하는 것이란다. 나도 외워 본다. 첫 페이지, 논어 학이(學而), 제...
가마솥 2023.02.19 조회 510
가마솥의 59년생 서른살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두번째 은퇴    중소기업 연합회 회장이 “내일 저녁 시간을 비워 달라“고 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략 예상이 된다. 올해, 2020년. 호적나이로 만 60세이다. 이 곳은 경기도와 산업자원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수탁기관이다. 센터장은 그들의 인사권(?)으로 지명 받은 사람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 나도 그랬다. 인사철인데, 자기가 추천했노라고 생색내며 전화하는 놈들이 없다. 연임은 물 건너 간 것이다. 담당 후배에게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묻는 것은 시쳇말로 ‘가오’ 빠지는 것, 조용히 내가 정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랫배에서 무언가가 불쑥 올라오기도 한다. ‘이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서 들어야 해? 이 놈들이 나를 이렇게 취급하는 거야?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동지는 어디 가고!’ 등등. 워워워...... 진정하자, 진정해. 예우하며 직접 듣는다고 바뀔 것인가? 어떻게 통지하든, 어떤 이유로든, 계약해지는 누구나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며칠 전 한차례 책상을 가볍게 하였으니 별것 없지만, 마지막으로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고 서랍을 정리했다. A4용지 박스 하나로 충분했다. 시원 섭섭. 딱 그런 기분이다. 돈 버는 일에 내 시간을 저당 잡히지 않아도 되니 “야호! 이제야 해방이다!”...
        (글) 신상열 혹은 가마솥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완전히 망가뜨리기를 좋아하며 별것 없는데 때를 잘 만나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일원으로서 은퇴 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길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             두번째 은퇴    중소기업 연합회 회장이 “내일 저녁 시간을 비워 달라“고 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략 예상이 된다. 올해, 2020년. 호적나이로 만 60세이다. 이 곳은 경기도와 산업자원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수탁기관이다. 센터장은 그들의 인사권(?)으로 지명 받은 사람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 나도 그랬다. 인사철인데, 자기가 추천했노라고 생색내며 전화하는 놈들이 없다. 연임은 물 건너 간 것이다. 담당 후배에게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묻는 것은 시쳇말로 ‘가오’ 빠지는 것, 조용히 내가 정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랫배에서 무언가가 불쑥 올라오기도 한다. ‘이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서 들어야 해? 이 놈들이 나를 이렇게 취급하는 거야?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동지는 어디 가고!’ 등등. 워워워...... 진정하자, 진정해. 예우하며 직접 듣는다고 바뀔 것인가? 어떻게 통지하든, 어떤 이유로든, 계약해지는 누구나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며칠 전 한차례 책상을 가볍게 하였으니 별것 없지만, 마지막으로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고 서랍을 정리했다. A4용지 박스 하나로 충분했다. 시원 섭섭. 딱 그런 기분이다. 돈 버는 일에 내 시간을 저당 잡히지 않아도 되니 “야호! 이제야 해방이다!”...
가마솥 2023.01.16 조회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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