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불빛의 웰컴 투 60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88세의 늙고 병든 어머니   50대 후반 혹은 60대가 되면 누구나 부모님 돌봄 문제가 당장 눈앞의 현실로 닥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버지는 내가 54세 되던 해 돌아가셨고, 이제 60이 된 나에게는 88세의 어머니가 남아계신다. 그리고 어머니는 10년 차 파킨슨병 환자로 심장의 가동률은 33%(의사 말로는 언제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함), 신장도 이미 한쪽은 기능을 잃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누구에겐가 의지해야만 하는 상태이다. 특히 작년 12월 또다시 심장이 안 좋은 데다 신부전이 재발하였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극적으로 회복하셨다. 현재는 엄마가 5년간 지속해서 다녔던 주간보호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생활가정에 입소 대기 중이며, 엄마를 보살필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시적으로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계신다.           엄마는 원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듬해(2017년) 봄부터 동생과 함께 살았다. 동생은 엄마와 함께 사는 동안 엄마의 병원과 수많은 약 수발을 혼자 감당하면서 주 보호자 노릇을 했다. 그 6년 동안에도 엄마는 각종의 검사와 입원, 퇴원을 반복했고, 주간보호센터에서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를 몇 번, 동생의 속을 꽤나 끓게 했다. 말이 쉽지 ‘6년간 엄마의 돌봄’이라는 이 간단한 단어 조합 안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감정과 노동과 고통이 퇴적층처럼 촘촘히 쌓여...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88세의 늙고 병든 어머니   50대 후반 혹은 60대가 되면 누구나 부모님 돌봄 문제가 당장 눈앞의 현실로 닥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버지는 내가 54세 되던 해 돌아가셨고, 이제 60이 된 나에게는 88세의 어머니가 남아계신다. 그리고 어머니는 10년 차 파킨슨병 환자로 심장의 가동률은 33%(의사 말로는 언제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함), 신장도 이미 한쪽은 기능을 잃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누구에겐가 의지해야만 하는 상태이다. 특히 작년 12월 또다시 심장이 안 좋은 데다 신부전이 재발하였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극적으로 회복하셨다. 현재는 엄마가 5년간 지속해서 다녔던 주간보호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생활가정에 입소 대기 중이며, 엄마를 보살필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시적으로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계신다.           엄마는 원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듬해(2017년) 봄부터 동생과 함께 살았다. 동생은 엄마와 함께 사는 동안 엄마의 병원과 수많은 약 수발을 혼자 감당하면서 주 보호자 노릇을 했다. 그 6년 동안에도 엄마는 각종의 검사와 입원, 퇴원을 반복했고, 주간보호센터에서 쓰러져 119에 실려 가기를 몇 번, 동생의 속을 꽤나 끓게 했다. 말이 쉽지 ‘6년간 엄마의 돌봄’이라는 이 간단한 단어 조합 안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감정과 노동과 고통이 퇴적층처럼 촘촘히 쌓여...
먼불빛 2023.05.11 조회 221
먼불빛의 웰컴 투 60
*맘마 미아(Mamma mia)는 이탈리아어로 놀라움이나, 괴로움을 나타내는 감탄사이다. "세상에, 맙소사!", 직역하면 "우리 엄마"다.(엄마는 성모마리아를 의미)/위키백과, 나무위키 참조     지난 2월 나는 딸의 결혼식을 치렀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결혼보다 더 낯설고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딸의 결혼이었다. 나는 언제나 모든 결혼에 ‘축하한다’는 말보다 ‘반댈세’라는 말을 먼저 던졌던 사람이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게 너무나 불리했고, 그런 이유로 나도 이혼했으며, 좌우지간 남녀를 떠나 다양한 삶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결혼’에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 ‘필수’였던 결혼이 요즘 세대에겐 ‘선택’이 되었다(억울하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 ‘3포, 5포 세대(삼포:연애, 결혼, 출산/오포:삼포+취업, 주택을 포기)’처럼 ‘포기’를 하기도 하지만, 자발적 비혼과 동거족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다 똑같은 삶이 아닌 자기만의 삶을 다양하게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이라는 오래된 전통에 대한 저항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명절 금기어로까지 등장할까. 여하튼 그래서 내 딸만은 좀 다른 선택,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랐지만 그건 내 욕심이었다. 이혼 후 단출한 2인 가족이 늘 외로움과 결핍의 근원이었던 딸은 전형적인 가족주의 안에서 자신의 결핍감을 채우고자 했다. 내가 다르게 살지 못했는데 딸에게 다른 삶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나 결혼은 반대’라는 말과는 달리 나는 딸의 결혼을 ‘축하’해주어야만 했다.     “돈만 주고 가~”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의 관계가 다 그렇지 않을까?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의 책...
*맘마 미아(Mamma mia)는 이탈리아어로 놀라움이나, 괴로움을 나타내는 감탄사이다. "세상에, 맙소사!", 직역하면 "우리 엄마"다.(엄마는 성모마리아를 의미)/위키백과, 나무위키 참조     지난 2월 나는 딸의 결혼식을 치렀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결혼보다 더 낯설고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딸의 결혼이었다. 나는 언제나 모든 결혼에 ‘축하한다’는 말보다 ‘반댈세’라는 말을 먼저 던졌던 사람이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게 너무나 불리했고, 그런 이유로 나도 이혼했으며, 좌우지간 남녀를 떠나 다양한 삶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결혼’에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 ‘필수’였던 결혼이 요즘 세대에겐 ‘선택’이 되었다(억울하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 ‘3포, 5포 세대(삼포:연애, 결혼, 출산/오포:삼포+취업, 주택을 포기)’처럼 ‘포기’를 하기도 하지만, 자발적 비혼과 동거족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다 똑같은 삶이 아닌 자기만의 삶을 다양하게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이라는 오래된 전통에 대한 저항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명절 금기어로까지 등장할까. 여하튼 그래서 내 딸만은 좀 다른 선택,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랐지만 그건 내 욕심이었다. 이혼 후 단출한 2인 가족이 늘 외로움과 결핍의 근원이었던 딸은 전형적인 가족주의 안에서 자신의 결핍감을 채우고자 했다. 내가 다르게 살지 못했는데 딸에게 다른 삶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나 결혼은 반대’라는 말과는 달리 나는 딸의 결혼을 ‘축하’해주어야만 했다.     “돈만 주고 가~”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의 관계가 다 그렇지 않을까?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의 책...
먼불빛 2023.03.27 조회 616
먼불빛의 웰컴 투 60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그래서 나는 저항하기 위해 실업급여를 과감히 거부했다”라고 쓸 수 있었다면 얼마나 멋지고 근사할까. 제도의 수혜자로 힘없는 ‘약자’로서의 하소연, 소심한 복수로 이 글을 쓴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는 주관적  감정의 덩어리만 풀어놓았다. 그래서 이 글은 미완성이다. 언젠가 이 주제로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성찰과 깨달음의 글을 다시 쓰는 나를 기대해 본다.     정년퇴직 후 나는 백수가 되었다. 정년 백수. 백수가 되기 위한 필수 아이템, 백수 패션의 완성을 위해 나는 1+1 하는 저가 의류 매장에서 츄리닝 바지 2개와 맨투맨 티 2개를 샀다. 백수 패션은 바깥 생활에 요구되는 눈치와 예의 따위를 버리고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런 자유로운 백수로 좀 더 살고 싶었으나 정년 백수가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는 놓치기 아까운 혜택이었다. 정년퇴직도 비자발적 실업이므로 실업급여가 지급되는데, 퇴직한 날로부터 1년 이내 받지 않으면 모두 다 소멸하기 때문에 빨리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순간부터 매월 급여를 받기까지 제도는 내가 얼마나 비루하고 하찮은 인간인지를 끊임없이 확인시켜 주었다. 재취업이 전제된 조건부 급여의 성격은 자유로운 백수의 영혼이 아닌 비루한 ‘노인 실업자’가 되는 일이었다. 조건을 맞추기 위해 찾아본 일자리는 나의 취업 의지를 더 꺾었고, 실업급여는...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그래서 나는 저항하기 위해 실업급여를 과감히 거부했다”라고 쓸 수 있었다면 얼마나 멋지고 근사할까. 제도의 수혜자로 힘없는 ‘약자’로서의 하소연, 소심한 복수로 이 글을 쓴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는 주관적  감정의 덩어리만 풀어놓았다. 그래서 이 글은 미완성이다. 언젠가 이 주제로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성찰과 깨달음의 글을 다시 쓰는 나를 기대해 본다.     정년퇴직 후 나는 백수가 되었다. 정년 백수. 백수가 되기 위한 필수 아이템, 백수 패션의 완성을 위해 나는 1+1 하는 저가 의류 매장에서 츄리닝 바지 2개와 맨투맨 티 2개를 샀다. 백수 패션은 바깥 생활에 요구되는 눈치와 예의 따위를 버리고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런 자유로운 백수로 좀 더 살고 싶었으나 정년 백수가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는 놓치기 아까운 혜택이었다. 정년퇴직도 비자발적 실업이므로 실업급여가 지급되는데, 퇴직한 날로부터 1년 이내 받지 않으면 모두 다 소멸하기 때문에 빨리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순간부터 매월 급여를 받기까지 제도는 내가 얼마나 비루하고 하찮은 인간인지를 끊임없이 확인시켜 주었다. 재취업이 전제된 조건부 급여의 성격은 자유로운 백수의 영혼이 아닌 비루한 ‘노인 실업자’가 되는 일이었다. 조건을 맞추기 위해 찾아본 일자리는 나의 취업 의지를 더 꺾었고, 실업급여는...
먼불빛 2023.02.27 조회 401
먼불빛의 웰컴 투 60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나의 60세는 정년퇴직으로 시작되었다. 나이 첫 자리의 5가 6으로 바뀐다는 건 남다른 차이를 느끼게 한다. ‘젊다’에서 ‘늙다’의 경계로 넘어서는 일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전환기 일 수밖에 없다. 나이 60에 정년퇴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지만 사는 게 바빠 아무 준비 없이 덜컥 맞은 나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아무리 준비 없이 맞았다 해도 고민이 없었겠는가? 대책이랄 게 없었으므로 계획적 노력은 하지 못했지만 60세, 정년퇴직, 수입 끝, 노후 30년 시작, 그 단어의 무게감은 나를 충분히 짓누르고도 남았다. 내가 정년퇴직을 한 건 2022년 6월이다. 그러나 나의 정년퇴직 이야기는 지금(2023년 1월)으로부터 약 2년 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묻지 마, 노후 계획!      ‘은퇴 후 30년 노후 자금 10억’이란 말을 액면가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억~ 소리가 날 만큼 두려움을 주기는 충분했다. 이제 내년이면 정년퇴직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벌어놓은 돈은 없고, 태생이 흙수저인 내게 60줄 나이에 들어선다는 것은 마주하기 싫은 미래였고, 백 세 시대 재앙의 서막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던 월급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목덜미에 뜨거운 다리미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 ‘노후 준비를 경제적 관점에서만 생각하지 마세요~’...
      (글)먼불빛 문탁에서 2016년부터 공부해왔다. 2021년 양생프로젝트 공부하다가 책에 심하게 멀미를 겪었다. 원래 뭐든지 좀 늦되다. 멀티는 더더욱 안된다. 올해 양생프로젝트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예정이다.       나의 60세는 정년퇴직으로 시작되었다. 나이 첫 자리의 5가 6으로 바뀐다는 건 남다른 차이를 느끼게 한다. ‘젊다’에서 ‘늙다’의 경계로 넘어서는 일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전환기 일 수밖에 없다. 나이 60에 정년퇴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지만 사는 게 바빠 아무 준비 없이 덜컥 맞은 나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아무리 준비 없이 맞았다 해도 고민이 없었겠는가? 대책이랄 게 없었으므로 계획적 노력은 하지 못했지만 60세, 정년퇴직, 수입 끝, 노후 30년 시작, 그 단어의 무게감은 나를 충분히 짓누르고도 남았다. 내가 정년퇴직을 한 건 2022년 6월이다. 그러나 나의 정년퇴직 이야기는 지금(2023년 1월)으로부터 약 2년 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묻지 마, 노후 계획!      ‘은퇴 후 30년 노후 자금 10억’이란 말을 액면가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억~ 소리가 날 만큼 두려움을 주기는 충분했다. 이제 내년이면 정년퇴직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벌어놓은 돈은 없고, 태생이 흙수저인 내게 60줄 나이에 들어선다는 것은 마주하기 싫은 미래였고, 백 세 시대 재앙의 서막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던 월급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목덜미에 뜨거운 다리미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 ‘노후 준비를 경제적 관점에서만 생각하지 마세요~’...
먼불빛 2023.01.30 조회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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