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는 귀여워
“어머님, 혹시 감자가 특수교육대상자이거나 장애등록을 했을까요?” 4학년 초, 선생님과의 첫 대면 상담이었다. 3학년까지는 코로나 시절이라 전화 상담으로 대신했었다. 나는 괜스레 긴장한 채 담임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사실 면담 전에도 몇 번 전화 통화로 감자의 상황을 설명한 바 있었다. 나는 선생님과 대화할 때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려고 한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가정에서 최대한 도와보겠다고. 감자는 인복이 아주 좋아서 그 시기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을 만났다. 담임 선생님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감자를 도와주셨고, 소외되지 않도록 보살펴 주셨다. 그래서인지 나름대로 꽤 오픈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선생님들도 편하게 말씀해주시는 듯했다. 그러나 장애등록이라니. 나는 그때까지 장애등록이나 특수교육대상자 같은 걸 진지하게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스퍼거 진단을 받았고, 사회성에 문제가 있으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디에 뭔가 ‘도장’을 찍듯 장애등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 감자가 그걸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다. 그렇다면 도대체 내가 생각하는 ‘장애’의 기준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감자는 늘 경계에 서 있는 아이였다. 아주 어려운 것도, 그렇다고 아주 괜찮은 것도 아닌 상태. 학교에서는 분명 ‘다르게’ 보이지만, 누군가는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라고 할지도 모른다. 성장의 한고비를 넘어서기가 매우 힘든, 하지만 결국은 넘어서긴 하는 아이다. “감자가 수업 시간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어서요.” 이건...
“어머님, 혹시 감자가 특수교육대상자이거나 장애등록을 했을까요?” 4학년 초, 선생님과의 첫 대면 상담이었다. 3학년까지는 코로나 시절이라 전화 상담으로 대신했었다. 나는 괜스레 긴장한 채 담임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사실 면담 전에도 몇 번 전화 통화로 감자의 상황을 설명한 바 있었다. 나는 선생님과 대화할 때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려고 한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가정에서 최대한 도와보겠다고. 감자는 인복이 아주 좋아서 그 시기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을 만났다. 담임 선생님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감자를 도와주셨고, 소외되지 않도록 보살펴 주셨다. 그래서인지 나름대로 꽤 오픈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선생님들도 편하게 말씀해주시는 듯했다. 그러나 장애등록이라니. 나는 그때까지 장애등록이나 특수교육대상자 같은 걸 진지하게 고려해 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스퍼거 진단을 받았고, 사회성에 문제가 있으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디에 뭔가 ‘도장’을 찍듯 장애등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 감자가 그걸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다. 그렇다면 도대체 내가 생각하는 ‘장애’의 기준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감자는 늘 경계에 서 있는 아이였다. 아주 어려운 것도, 그렇다고 아주 괜찮은 것도 아닌 상태. 학교에서는 분명 ‘다르게’ 보이지만, 누군가는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라고 할지도 모른다. 성장의 한고비를 넘어서기가 매우 힘든, 하지만 결국은 넘어서긴 하는 아이다. “감자가 수업 시간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어서요.” 이건...
윤경이는 마을활동가
김윤경~단순삶
2025.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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