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일기
              노라 얼마나 놀기 좋아하면...ㅎㅎ.. 문탁의 터줏대감이다. 모르는게 있으면 나에게^^           3기에 걸맞게 나의 암 사이즈는 7.5센티였다.(보통 1,2기는 1,2센티) 게다가 암세포는 왼쪽 림프절까지 많이 침범하였다. 늦어도 많이 늦었다! 쇄골조직검사를 하러 갔는데 연세 지긋하신 의사 샘이 초음파를 여러 번 보시더니 조직검사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그날 나는 남편에게 처음 칭찬을 받았다. 만약 암세포가 쇄골이나 다른 장기까지 옮겨갔으면 4기인데 그것은 끝없는 항암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난 84차까지 항암을 하는 환자를 봤는데 그건 5년 가까이 항암제를 맞았다는 뜻이다. 저절로 감사의 인사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검사하는 내내 병원에 있는 의사들에게 내 가슴을 보여줬다. 처음엔 여의사를 찾아 헤매더니 이제 부끄럽다는 생각은 간데없이 아무에게나 즉각즉각 보여줬다. 하루 종일 내가 보시를 하고 다녔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그게 과연 보시였는지 의심해보라고 했다.     유방암은 크게 4종류로 나뉜다. 조직검사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양성과 HER2 양성이 나왔다. 여성호르몬과 HER2유전자로 인해 내 암이 자란다는 뜻이다. 요즘엔 유방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기에 각 원인에 따른 치료법과 새로운 항암제가 많이 나와 있다. 내가 받아야 하는 표준치료는 3주 간격으로 선항암 6차, 수술, 방사선 19차, 후항암 12차로 총 14개월 동안 진행된다. 게다가 5년 동안 호르몬 억제약도 먹어야 한다. 긴 치료이기에 가깝고 좋은 병원의 선택이 제일 중요하다. 서울 메이저 병원으로 가야 하나 본인이 사는 곳에 있는 병원을 가야하나...
              노라 얼마나 놀기 좋아하면...ㅎㅎ.. 문탁의 터줏대감이다. 모르는게 있으면 나에게^^           3기에 걸맞게 나의 암 사이즈는 7.5센티였다.(보통 1,2기는 1,2센티) 게다가 암세포는 왼쪽 림프절까지 많이 침범하였다. 늦어도 많이 늦었다! 쇄골조직검사를 하러 갔는데 연세 지긋하신 의사 샘이 초음파를 여러 번 보시더니 조직검사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그날 나는 남편에게 처음 칭찬을 받았다. 만약 암세포가 쇄골이나 다른 장기까지 옮겨갔으면 4기인데 그것은 끝없는 항암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난 84차까지 항암을 하는 환자를 봤는데 그건 5년 가까이 항암제를 맞았다는 뜻이다. 저절로 감사의 인사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검사하는 내내 병원에 있는 의사들에게 내 가슴을 보여줬다. 처음엔 여의사를 찾아 헤매더니 이제 부끄럽다는 생각은 간데없이 아무에게나 즉각즉각 보여줬다. 하루 종일 내가 보시를 하고 다녔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그게 과연 보시였는지 의심해보라고 했다.     유방암은 크게 4종류로 나뉜다. 조직검사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양성과 HER2 양성이 나왔다. 여성호르몬과 HER2유전자로 인해 내 암이 자란다는 뜻이다. 요즘엔 유방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기에 각 원인에 따른 치료법과 새로운 항암제가 많이 나와 있다. 내가 받아야 하는 표준치료는 3주 간격으로 선항암 6차, 수술, 방사선 19차, 후항암 12차로 총 14개월 동안 진행된다. 게다가 5년 동안 호르몬 억제약도 먹어야 한다. 긴 치료이기에 가깝고 좋은 병원의 선택이 제일 중요하다. 서울 메이저 병원으로 가야 하나 본인이 사는 곳에 있는 병원을 가야하나...
문탁
2023.04.18 | 조회 218
몸의 일기
                            노라 얼마나 놀기 좋아하면...ㅎㅎ.. 문탁의 터줏대감이다. 모르는게 있으면 나에게^^           정말? 엄마가 암이라는데 저 친구는 왜 웃지? 알고 보니 ‘아미’란 방탄소년단 팬클럽 ‘ARMY’를 말하는 것이란다. 그 이야기에 애들과 같이 웃던 내가 어느 날 암환자가 되었다. 아. 나도 이제 아미다! 암 선고에 밤새워 고민했다. 온갖 인터넷 정보를 찾고 카페커뮤니티를 들락거렸다. 그곳에서 난 위안과 불안을 얻었다. 치료가 끝난 지금도 매일 습관처럼 카페커뮤니티에 들른다. 오늘도 수많은 환자들이 생겼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원망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말한다. “힘내세요! 시간은 금방 흐릅니다.” 내 주변에도 이전에 비해 유방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먼저 투병했기에 그들의 연락을 직접 받기도 하고, 내가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나는 이참에 암 선고를 받은 이후의 과정들을 글로 쓰면서 내가 알고 있는 팁들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     윤구병 선생님이 방문하셨던 2012년 사진, 당시 문탁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주 출몰했던 노라 딸 채원, 채린     작년(2021년) 1월 나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간 건강검진을 잘 받지 않았던 나는 누구를 원망할 겨를도 없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했다. 솔직히 유방암은 내가 걱정하던 병은 아니었다. 난 아이들에게 모유수유도 짧게나마 하였고, 하루 8시간 이상 브레지어를 하면 유방암에 걸린다고 하길래 브레지어를 즐겨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갱년기에 필수라고 하는 호르몬약도 먹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노라 얼마나 놀기 좋아하면...ㅎㅎ.. 문탁의 터줏대감이다. 모르는게 있으면 나에게^^           정말? 엄마가 암이라는데 저 친구는 왜 웃지? 알고 보니 ‘아미’란 방탄소년단 팬클럽 ‘ARMY’를 말하는 것이란다. 그 이야기에 애들과 같이 웃던 내가 어느 날 암환자가 되었다. 아. 나도 이제 아미다! 암 선고에 밤새워 고민했다. 온갖 인터넷 정보를 찾고 카페커뮤니티를 들락거렸다. 그곳에서 난 위안과 불안을 얻었다. 치료가 끝난 지금도 매일 습관처럼 카페커뮤니티에 들른다. 오늘도 수많은 환자들이 생겼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원망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말한다. “힘내세요! 시간은 금방 흐릅니다.” 내 주변에도 이전에 비해 유방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먼저 투병했기에 그들의 연락을 직접 받기도 하고, 내가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나는 이참에 암 선고를 받은 이후의 과정들을 글로 쓰면서 내가 알고 있는 팁들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다.     윤구병 선생님이 방문하셨던 2012년 사진, 당시 문탁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주 출몰했던 노라 딸 채원, 채린     작년(2021년) 1월 나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간 건강검진을 잘 받지 않았던 나는 누구를 원망할 겨를도 없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했다. 솔직히 유방암은 내가 걱정하던 병은 아니었다. 난 아이들에게 모유수유도 짧게나마 하였고, 하루 8시간 이상 브레지어를 하면 유방암에 걸린다고 하길래 브레지어를 즐겨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갱년기에 필수라고 하는 호르몬약도 먹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문탁
2023.04.18 | 조회 359
현민의 독국유학기
          글쓴이 현민 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밀려오는 파도 막을수는 없다>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좋은 이별 나쁜 이별     나의 집은 오래된 3층짜리 주택이다. 우리가 살지 않으면 허물어 새집을 지어야만 하는, 12개의 방과 12명의 사람들이 있는 집. 5년 전 레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이 집을 찾고 사람을 모아 셰어하우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이 필요에 의해 이 곳에 모이고 떠나가 지금 내가 이곳에 산다. 각자 사느라 바쁘면서도 우리는 같이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서로의 시간들을 경험한다. 내가 이사 온 이후로 집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어 비싸게 세놓으려 했던 집주인이 치솟는 물가 탓에 집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당분간 우리 12명은 집을 구할 필요가 없을 만큼의 넉넉한 기간을 재계약했다. 그리고 가장 오래 살았던 미키와 캐시가 이사를 가 가일과 레오가 들어왔고, 나와 앞, 옆방을 마주하는 쿠쉬와 필리페는 본국으로 장기 휴가를 가 그 기간 동안의 단기세입자 다니와 발렌티나가 새로 들어왔다. 그리고 A가 쫓겨났다.   최근 사람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내가 임시로 만들었던 우체통 이름표   A는 영화를 공부한다고 했다. 내가 이사를 온 직후, 한동안은 그를 볼 수 없었다. 다른 애들에게 A가 어디에 갔냐고 물었는데, 그의 개인적 문제 때문에 잠시 집을 비웠다고...
          글쓴이 현민 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밀려오는 파도 막을수는 없다>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좋은 이별 나쁜 이별     나의 집은 오래된 3층짜리 주택이다. 우리가 살지 않으면 허물어 새집을 지어야만 하는, 12개의 방과 12명의 사람들이 있는 집. 5년 전 레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이 집을 찾고 사람을 모아 셰어하우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이 필요에 의해 이 곳에 모이고 떠나가 지금 내가 이곳에 산다. 각자 사느라 바쁘면서도 우리는 같이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서로의 시간들을 경험한다. 내가 이사 온 이후로 집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어 비싸게 세놓으려 했던 집주인이 치솟는 물가 탓에 집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당분간 우리 12명은 집을 구할 필요가 없을 만큼의 넉넉한 기간을 재계약했다. 그리고 가장 오래 살았던 미키와 캐시가 이사를 가 가일과 레오가 들어왔고, 나와 앞, 옆방을 마주하는 쿠쉬와 필리페는 본국으로 장기 휴가를 가 그 기간 동안의 단기세입자 다니와 발렌티나가 새로 들어왔다. 그리고 A가 쫓겨났다.   최근 사람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내가 임시로 만들었던 우체통 이름표   A는 영화를 공부한다고 했다. 내가 이사를 온 직후, 한동안은 그를 볼 수 없었다. 다른 애들에게 A가 어디에 갔냐고 물었는데, 그의 개인적 문제 때문에 잠시 집을 비웠다고...
현민
2023.04.16 | 조회 615
일상명상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4주마다 돌아오는 일주일의 돌봄 당번   나는 한 달에 일주일씩 집을 비운다. 읽을 책과 갈아입을 옷을 넣은 캐리어를 끌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두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일산에 간다. 아버지 돌봄 당번이 꼬박꼬박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병원 생활을 시작한 2년 반 전부터 시작된 루틴이다.   늘 일상을 함께 하던 어머니가 눈에 안 보이자 초기 치매인 아버지가 겪는 불안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섰다. 아버지는 아이가 떼를 쓰듯이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몇 시간이고 지칠 때까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급기야는 어머니가 바람나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장 나를 괴롭게 한 건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려고 자신과 떼어놓았다는 비난과 독설이었다. 어머니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의 비난은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고 폭력적 언사는 무서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어머니를 병원에서 모셔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신경정신과 의사와 약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아버지의 상태는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그러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불만족은 사라지지 않아,...
                              요요 문탁에서 불교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불교공부를 계속 함께 할 친구들을 찾고 있다.  나이듦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존엄하게 늙는 길을 찾고 싶다. 명상적 삶, 일상의 영성, 공동체와 영성, 나이듦과 영성이 풀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4주마다 돌아오는 일주일의 돌봄 당번   나는 한 달에 일주일씩 집을 비운다. 읽을 책과 갈아입을 옷을 넣은 캐리어를 끌고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두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일산에 간다. 아버지 돌봄 당번이 꼬박꼬박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병원 생활을 시작한 2년 반 전부터 시작된 루틴이다.   늘 일상을 함께 하던 어머니가 눈에 안 보이자 초기 치매인 아버지가 겪는 불안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섰다. 아버지는 아이가 떼를 쓰듯이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몇 시간이고 지칠 때까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급기야는 어머니가 바람나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장 나를 괴롭게 한 건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려고 자신과 떼어놓았다는 비난과 독설이었다. 어머니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의 비난은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고 폭력적 언사는 무서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어머니를 병원에서 모셔오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신경정신과 의사와 약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아버지의 상태는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그러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불만족은 사라지지 않아,...
요요
2023.04.11 | 조회 563
기린의 걷다보면
이런 '탈다이어트'             기린 고전 분야에서 덕업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던 차, 양생을 위한 담론을 생산하고 생업도 마련하는 기회를 잡아 소속을 인문약방 팀으로 옮겨 일리치 약국 정규직이 되었다.  양생과 관련한 공부에 박차를 가하며 또 한 번의 덕업일치에 도전중이다.         3월 넷째 주, 일교차가 큰 날씨가 거듭되고 있지만 어쨌든 봄은 오고 있었다. 낮에는 걷기에 좋은 기온에 무릎도 많이 호전되었으니 이번 주는 좀 많이 걷기로 했다. 광교산에 진달래도 피었다 하고 겨우내 늘어난 뱃살을 자극할 필요도 있었다. 이럴 때 나서는 길은 광교산 너울길 1코스다. 용인 수지 상현동에 있는 심곡서원에서 시작해 광교산 자락을 걸어 동천동 손골성지까지 이르는 10.8 키로(용인시청 홈피소개) 코스다. 집 앞 탄천에서 출발해 코스의 시작점인 심곡서원까지 걸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면 대략 15키로 정도 걷게 되는 코스이다. 걷기만으로 코스 출발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애용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 정도 거리를 걷는다면 중간에 쉴 때 먹을 간식을 충분히 싸지만 이번에는 마실 물과 최소한의 간식만 챙겼다. 밀가루는 거의 안 먹고 그 외 탄수화물의 섭취도 줄이는 식단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그게 쉽지 않다. 파지사유 공간에 있다 보면 다른 세미나에서 간식이라며 챙겨주는 한 접시, 이러저러한 선물로 들어오는 떡이나 과일 등을 그냥 지나치기는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한입 두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는 순식간, 정신 차리고 보면...
이런 '탈다이어트'             기린 고전 분야에서 덕업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던 차, 양생을 위한 담론을 생산하고 생업도 마련하는 기회를 잡아 소속을 인문약방 팀으로 옮겨 일리치 약국 정규직이 되었다.  양생과 관련한 공부에 박차를 가하며 또 한 번의 덕업일치에 도전중이다.         3월 넷째 주, 일교차가 큰 날씨가 거듭되고 있지만 어쨌든 봄은 오고 있었다. 낮에는 걷기에 좋은 기온에 무릎도 많이 호전되었으니 이번 주는 좀 많이 걷기로 했다. 광교산에 진달래도 피었다 하고 겨우내 늘어난 뱃살을 자극할 필요도 있었다. 이럴 때 나서는 길은 광교산 너울길 1코스다. 용인 수지 상현동에 있는 심곡서원에서 시작해 광교산 자락을 걸어 동천동 손골성지까지 이르는 10.8 키로(용인시청 홈피소개) 코스다. 집 앞 탄천에서 출발해 코스의 시작점인 심곡서원까지 걸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면 대략 15키로 정도 걷게 되는 코스이다. 걷기만으로 코스 출발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애용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 정도 거리를 걷는다면 중간에 쉴 때 먹을 간식을 충분히 싸지만 이번에는 마실 물과 최소한의 간식만 챙겼다. 밀가루는 거의 안 먹고 그 외 탄수화물의 섭취도 줄이는 식단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그게 쉽지 않다. 파지사유 공간에 있다 보면 다른 세미나에서 간식이라며 챙겨주는 한 접시, 이러저러한 선물로 들어오는 떡이나 과일 등을 그냥 지나치기는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한입 두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는 순식간, 정신 차리고 보면...
기린
2023.04.05 | 조회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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