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이는 마을활동가
    샤랄라 병 : 좋은 사람이 되고픈 밝음을 밝히는 병       2025년이 시작하자마자 장애인 활동 지원사 교육을 들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을 월~금 4일 듣는 코스였다. 역시나 이런 형식적인 시간 때우기식 집단 교육은 지루했다. 시간이 너무 안 갔다. 그래도 장애인 강사분들이 몇 분 있어 그때만은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이론 교육을 마치고 10시간의 실습을 해야 장애인 활동 지원사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바로 이어서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 이틀 동안 실습하러 나갔다.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들과 주간(晝間) 시간 같이 보내며 10시간의 실습을 마쳤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로 일하게 되면 파트너인 장애인분이 이왕이면 같은 성향(?)의 사람이면 좋겠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 민주당 장애인 위원장을 찾아갔다. 장애인 위원장님은 본인도 장애인 당사자이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이기도 했다. 첫 만남은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샤랄라한 만남이었다. 나는 어려움 없이 금방 일을 구하고, 센터가 집에서 가깝고, 또 장애인을 돕는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센터장은 제 발로 걸어와 일을 찾는 사람이 자신의 가치와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실습을 마친 바로 다음 주에 자립생활센터에서 청각장애인 근로지원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장애인 근로지원인이란 제도가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장애인 근로지원인이 무슨 일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곳 자립생활센터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도 모른 체 너무 일이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일단...
    샤랄라 병 : 좋은 사람이 되고픈 밝음을 밝히는 병       2025년이 시작하자마자 장애인 활동 지원사 교육을 들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을 월~금 4일 듣는 코스였다. 역시나 이런 형식적인 시간 때우기식 집단 교육은 지루했다. 시간이 너무 안 갔다. 그래도 장애인 강사분들이 몇 분 있어 그때만은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이론 교육을 마치고 10시간의 실습을 해야 장애인 활동 지원사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바로 이어서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 이틀 동안 실습하러 나갔다.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들과 주간(晝間) 시간 같이 보내며 10시간의 실습을 마쳤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로 일하게 되면 파트너인 장애인분이 이왕이면 같은 성향(?)의 사람이면 좋겠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 민주당 장애인 위원장을 찾아갔다. 장애인 위원장님은 본인도 장애인 당사자이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이기도 했다. 첫 만남은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샤랄라한 만남이었다. 나는 어려움 없이 금방 일을 구하고, 센터가 집에서 가깝고, 또 장애인을 돕는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센터장은 제 발로 걸어와 일을 찾는 사람이 자신의 가치와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실습을 마친 바로 다음 주에 자립생활센터에서 청각장애인 근로지원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장애인 근로지원인이란 제도가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장애인 근로지원인이 무슨 일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곳 자립생활센터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도 모른 체 너무 일이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일단...
김윤경~단순삶
2025.02.20 | 조회 499
스프링의 실화극장
  그 많던 후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스페셜 쌩스 투 문탁, 무사, 단순삶)   그간 코너 제목으로 여러 후보가 거론되었다. 가제가 ‘스프링의 공부’였기에 대부분 공부와 관련된 제목들이었다. ‘스프링의 사서삶경’, ‘스프링의 (사서 고생) 사서 공부’, ‘스프링의 쿵푸(공부)’, ‘스프링의 공부쿵푸’, ‘스프링의 공부하는 마음’, ‘스프링의 공부 여전’, ‘그 많던 공부는 다 어디로 갔을까?’, ‘스프링의 공부 트러블’, ‘스프링의 저속 공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리고 좀 결이 다른 ‘돌봄, 돌아봄’, ‘스프링의 사정’ 등등.   끌리는 제목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었는데,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이름이 있었다. 무릎을 쳤다. 그런데 나만 혼자 쳤다. 선뜻 좋다고 호응하는 이가 없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실화 극장’? ‘실화’도 거시기한데 ‘극장’까지 붙으니 딱 ‘인간 극장’이 떠오른 것이다. 레트로 감성이라고 했다. 구태의연하다는 거겠지. 아무도 동의하지 않아도 난 꿀리지 않는다. 자꾸 듣고 읽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밀어붙였다. 정신승리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내 인생 자체가 정신승리다. 주변에서 직장 그만두고 뭐 먹고 살 거냐고 걱정해줄 때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 공부를 몇 년씩이나 해대냐고 혀를 끌끌 찰 때도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쯤’ 공부했으면 책 한 권쯤은 나왔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도(질책해도)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서 ‘그쯤’이란 시간의 길이와는 상관이 없는 말이다. 돈이나 학위가 되지...
  그 많던 후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스페셜 쌩스 투 문탁, 무사, 단순삶)   그간 코너 제목으로 여러 후보가 거론되었다. 가제가 ‘스프링의 공부’였기에 대부분 공부와 관련된 제목들이었다. ‘스프링의 사서삶경’, ‘스프링의 (사서 고생) 사서 공부’, ‘스프링의 쿵푸(공부)’, ‘스프링의 공부쿵푸’, ‘스프링의 공부하는 마음’, ‘스프링의 공부 여전’, ‘그 많던 공부는 다 어디로 갔을까?’, ‘스프링의 공부 트러블’, ‘스프링의 저속 공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리고 좀 결이 다른 ‘돌봄, 돌아봄’, ‘스프링의 사정’ 등등.   끌리는 제목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었는데,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이름이 있었다. 무릎을 쳤다. 그런데 나만 혼자 쳤다. 선뜻 좋다고 호응하는 이가 없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실화 극장’? ‘실화’도 거시기한데 ‘극장’까지 붙으니 딱 ‘인간 극장’이 떠오른 것이다. 레트로 감성이라고 했다. 구태의연하다는 거겠지. 아무도 동의하지 않아도 난 꿀리지 않는다. 자꾸 듣고 읽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밀어붙였다. 정신승리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내 인생 자체가 정신승리다. 주변에서 직장 그만두고 뭐 먹고 살 거냐고 걱정해줄 때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 공부를 몇 년씩이나 해대냐고 혀를 끌끌 찰 때도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쯤’ 공부했으면 책 한 권쯤은 나왔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도(질책해도)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서 ‘그쯤’이란 시간의 길이와는 상관이 없는 말이다. 돈이나 학위가 되지...
스프링
2025.01.30 | 조회 542
아스퍼거는 귀여워
  베트남에 갔다.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90%는 될 거 같은, 일명 경기도 냐짱.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왜냐하면 양가 가족, 즉 나의 엄마, 아빠, 남편의 엄마, 아빠와 감자의 엄마(나) 아빠(남편), 양가 3대가 같이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양가 어른들이 친하게 지낸다. 매년 여름 휴가도 같이 보내고, 가을이면 함께 김장도 한다. 어찌 모든 게 좋을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평균 이상으로는 가족관계가 평온한 편이다. 나이도 비슷하고 다들 술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렵지 않은 관계였다. 그래서 차라리 나는 양가 부모님을 함께 보는 게 편하다. 뭐, 한방에 효도를 해치우는 기분이랄까.     이러 저러한 이유로 10년 전에 우리 아빠 환갑을 기점으로 다 같이 태국 여행을 갔었다. 감자가 24개월 무렵이었는데, 아이가 어려서 정신이 좀 없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기억이었다. 손이 많으니 아이를 봐줄 사람도 많고, 혼자 끙끙대며 육아하는 그것보다는 훨신 마음이 편했다.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 다들 참 젊고 즐거웠다 싶었다.     환갑 여행도 벌써 10년 전. 재작년에 우리 아빠의 칠순을 시작으로 2년마다 어른들의 칠순이 줄줄이 이어졌고, 이번에도 모든 칠순을 퉁치려는 마음으로 베트남 여행을 기획했다. 하지만... 이미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지 않았나. 그 사이에 양가 어른들은 무릎이며 허리며 안 아픈 곳이 없어졌고, 나 또한 나이를 먹어서 열정이 사라졌다.     준비하는 동안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시간도 안 맞고,...
  베트남에 갔다.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90%는 될 거 같은, 일명 경기도 냐짱.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왜냐하면 양가 가족, 즉 나의 엄마, 아빠, 남편의 엄마, 아빠와 감자의 엄마(나) 아빠(남편), 양가 3대가 같이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양가 어른들이 친하게 지낸다. 매년 여름 휴가도 같이 보내고, 가을이면 함께 김장도 한다. 어찌 모든 게 좋을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평균 이상으로는 가족관계가 평온한 편이다. 나이도 비슷하고 다들 술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렵지 않은 관계였다. 그래서 차라리 나는 양가 부모님을 함께 보는 게 편하다. 뭐, 한방에 효도를 해치우는 기분이랄까.     이러 저러한 이유로 10년 전에 우리 아빠 환갑을 기점으로 다 같이 태국 여행을 갔었다. 감자가 24개월 무렵이었는데, 아이가 어려서 정신이 좀 없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기억이었다. 손이 많으니 아이를 봐줄 사람도 많고, 혼자 끙끙대며 육아하는 그것보다는 훨신 마음이 편했다.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 다들 참 젊고 즐거웠다 싶었다.     환갑 여행도 벌써 10년 전. 재작년에 우리 아빠의 칠순을 시작으로 2년마다 어른들의 칠순이 줄줄이 이어졌고, 이번에도 모든 칠순을 퉁치려는 마음으로 베트남 여행을 기획했다. 하지만... 이미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지 않았나. 그 사이에 양가 어른들은 무릎이며 허리며 안 아픈 곳이 없어졌고, 나 또한 나이를 먹어서 열정이 사라졌다.     준비하는 동안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시간도 안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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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5 | 조회 488
윤경이는 마을활동가
    비상계엄령!!       2024년 12월 03일 22시 23분 현직 대통령이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국회 및 정당의 정치활동 일절 금지였다. 계엄군은 국회 본회장에 진입하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서울 하늘을 가로질러 국회 앞마당에 내렸고, 국회의사당 정문은 경찰에 의해 폐쇄되었다. 본회의에 참여하려는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가야만 했다. 완전 무장한 군인이 국회에서 뛰어다니는 모습과 대비되어 더디게만 느껴진 비상계엄해제 안건은 절차를 지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 그리고 날이 바뀐 12월 04일 01시 01분에 국회의원 190인 재석, 190인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이에 현직 대통령은 (즉시가 아닌) 04시 20분 비상계엄령을 철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비상계엄과정 전체를 전 국민이 실시간 생중계로 목격하였다.                     내란수괴 현직 대통령은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어 업무가 정지되었다. 그리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은 자진 출두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벽을 치고 더욱 깊이 숨어버렸다. 2주 이상 지루하게 이어지던 대치는 결국 체포로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2025년 1월 19일 구속되었다. 이번 사태는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로 수사받은 국내 최초의 사례이자, 세계 최초로 대통령이 임기 중에 출국금지를 당하고 체포, 구속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낯선 단어이기만 한 계엄령과 친위쿠데타를 지난 두 달여 동안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또 ‘내란성 수면장애’란 말이 만들어질...
    비상계엄령!!       2024년 12월 03일 22시 23분 현직 대통령이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국회 및 정당의 정치활동 일절 금지였다. 계엄군은 국회 본회장에 진입하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서울 하늘을 가로질러 국회 앞마당에 내렸고, 국회의사당 정문은 경찰에 의해 폐쇄되었다. 본회의에 참여하려는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가야만 했다. 완전 무장한 군인이 국회에서 뛰어다니는 모습과 대비되어 더디게만 느껴진 비상계엄해제 안건은 절차를 지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 그리고 날이 바뀐 12월 04일 01시 01분에 국회의원 190인 재석, 190인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이에 현직 대통령은 (즉시가 아닌) 04시 20분 비상계엄령을 철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비상계엄과정 전체를 전 국민이 실시간 생중계로 목격하였다.                     내란수괴 현직 대통령은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어 업무가 정지되었다. 그리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은 자진 출두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벽을 치고 더욱 깊이 숨어버렸다. 2주 이상 지루하게 이어지던 대치는 결국 체포로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2025년 1월 19일 구속되었다. 이번 사태는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로 수사받은 국내 최초의 사례이자, 세계 최초로 대통령이 임기 중에 출국금지를 당하고 체포, 구속된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낯선 단어이기만 한 계엄령과 친위쿠데타를 지난 두 달여 동안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또 ‘내란성 수면장애’란 말이 만들어질...
김윤경~단순삶
2025.01.20 | 조회 551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광장과 동물   방에 홀로 있음에도 혼자가 아니다. 바닥을 쓸고 닦다 보면 작은 생명체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바닥을 기어 이동하거나 벽과 천장에 머물거나 날갯짓을 하며 허공을 가로지른다. 나는 그들을 박멸하거나 퇴치하는 대신 집 밖으로 내보낸다. 파리채 대신 작은 망으로 그들을 채집한다. 죽이는 것보다는 내쫓는 것이 나으니까. 생명을 죽이지 않으려는 윤리적 행동 이후에도 찝찝한 마음이 남는다. 바깥으로 내모는 인간과 내몰리는 비인간 사이의 힘의 불균형이 남는다. 인간(안)과 비인간(밖) 사이에 그어진 경계가 남는다.   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인문약방 연재를 시작하며 여러 활동에 연루되었다. 도살장 앞을 찾아가 비질 활동을 하고, 서울역 광장에서 살처분 반대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죽어가는 동물들을 목격하고 증언하며, 내 안에서 휘몰아치는 정동을 마주하고, 표현했다.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찾아와 활동을 멈춘 이후에도, 다른 누군가는 계속 활동을 이어갔다.          12.3 비상 계엄이 터지고,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활동가들도 구호를 외쳤다.   동물사회도 외친다!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발화되는 '멧돼지', '개돼지' 같은 동물혐오 표현을 규탄했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비인간도 배제당하지 않아야 한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 탄핵너머, 공생과 연대로 새 세상을!   민주주의의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의 지위를 심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를 쥔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는 빼고, 누구는 나중에! 이런 식의 민주주의는 가짜 아닙니까? 누구는 돈이 안 되니까, 누구는 표가 안 되니까. 이런 식의 가짜 민주주의 뒤집으러 오셨지 않았습니다?  ...
  광장과 동물   방에 홀로 있음에도 혼자가 아니다. 바닥을 쓸고 닦다 보면 작은 생명체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바닥을 기어 이동하거나 벽과 천장에 머물거나 날갯짓을 하며 허공을 가로지른다. 나는 그들을 박멸하거나 퇴치하는 대신 집 밖으로 내보낸다. 파리채 대신 작은 망으로 그들을 채집한다. 죽이는 것보다는 내쫓는 것이 나으니까. 생명을 죽이지 않으려는 윤리적 행동 이후에도 찝찝한 마음이 남는다. 바깥으로 내모는 인간과 내몰리는 비인간 사이의 힘의 불균형이 남는다. 인간(안)과 비인간(밖) 사이에 그어진 경계가 남는다.   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인문약방 연재를 시작하며 여러 활동에 연루되었다. 도살장 앞을 찾아가 비질 활동을 하고, 서울역 광장에서 살처분 반대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죽어가는 동물들을 목격하고 증언하며, 내 안에서 휘몰아치는 정동을 마주하고, 표현했다.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찾아와 활동을 멈춘 이후에도, 다른 누군가는 계속 활동을 이어갔다.          12.3 비상 계엄이 터지고,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활동가들도 구호를 외쳤다.   동물사회도 외친다!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발화되는 '멧돼지', '개돼지' 같은 동물혐오 표현을 규탄했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비인간도 배제당하지 않아야 한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동물들의 행진! 탄핵너머, 공생과 연대로 새 세상을!   민주주의의 외연을 확장하고 '국민'의 지위를 심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를 쥔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는 빼고, 누구는 나중에! 이런 식의 민주주의는 가짜 아닙니까? 누구는 돈이 안 되니까, 누구는 표가 안 되니까. 이런 식의 가짜 민주주의 뒤집으러 오셨지 않았습니다?  ...
경덕
2024.12.31 | 조회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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