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달] 52번째 11월호 초승달편 다시보기

일리치약국
2025-12-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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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호 vol. 52
‘건강 한달’은 일리치약국의 뉴스레터입니다. 한 달에 두 번 1일과 15일, 초승달편과 보름달편으로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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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오는 일
  3년 전이었다. 어느 날 겸목에게 연락이 왔다. 겸목은 일리치약국에서 뉴스레터를 발행할 건데 같이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나는 두어 초쯤 생각하다가 덥썩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왜냐고? 재미있어 보였으니까! 그렇게 일리치약국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인문약방에서는 그동안 ‘양생’을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2021년에는 네이버에 ‘인문약방 자기배려테크’라는 카페를 만들고, 10주 동안 ‘각자의 몸의 일기’를 써서 올리기도 했다. 함께 다니엘 페나크의 장편소설 『몸의 일기』를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한 남자의 10대부터 80대까지의 몸 이야기가 일기 형식으로 쓰여 있다. 나무에 묶여 공포를 느꼈던 소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의 몸을 따라간 그 소설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래서 우리도 각자의 몸에 대해 일기를 써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가 보니, 각자가 써내려간 작고 작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걷는 이야기, 버섯 이야기, 함께 사는 이야기, 아픈 몸에 대한 이야기 등 그냥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었던 ‘몸’이 글로 남아 있었다. 그중 나는 스케일링, 팔 통증, 외꺼풀, 머리카락, 생리통 등의 이야기를 썼다. 소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우리가 어떤 몸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 몸을 통해 각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각자의 ‘내밀한 속살’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랄까?
  뉴스레터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하던 중, 어떤 코너를 만들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때 썼던 ‘몸의 일기’가 떠올랐다. ‘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몸에 대해 써보자’는 제안이 나왔고, 나는 용기 있게 손을 들었다. “제가 한 번 써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뉴스레터에 ‘모로의 몸의 일기’라는 코너가 만들어졌다.
  나는 다한증, 자궁, 코로나 등 내가 겪고 있는 ‘곤란함’을 솔직히 써 내려갔다. 그리고 의외로 작은 공감을 받았다. 6번의 연재가 끝난 뒤 정식 코너로 자리 잡았고, 이어 노라, 코요테, 블랙커피, 작은물방울, 겸목으로 이어지는 각자의 ‘몸의 일기’가 계속되었다. 우리는 글을 통해 몸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누군가는 암을 이겨낸 몸이었고, 누군가는 젠더를 벗어난 몸, 누군가는 요가하는 몸, 누군가는 피아노 치는 몸이었다. 그렇게 코너가 끝이 났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여 책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이게 정말 책이 되어 나온다고?”
  처음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3년 전, 내가 몸의 일기를 써보겠다고 손을 번쩍 들던 그 순간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저 ‘나의 몸’을 글로 써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작된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그것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세운 것도 아닌데, 돌아보니 무언가가 되어 있는 경험. 그 시작의 작은 씨앗을 떠올리면 신기할 따름이다.
  어찌 되었든, 나에겐 소중한 책이다. 몸에 대한 글을 쓰면서 내 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내가 나를 제대로 긍정하지 못했다는 점, 귀찮다는 이유로 몸을 ‘없는 셈’ 치고 밀어두고 살았다는 점을 글을 쓰며 절절히 느꼈다. 나에게 글은 세상과 만나고 나를 돌아보는 중요한 도구라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3년 전에 재미로 썼던 글을 다시 불러내 책으로 만드는 과정은 무척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부끄럽고 뒤죽박죽인 글들을 부여잡으며, 거의 포기할 뻔한 마음을 다독이고 대부분을 새로 썼다. 하지만 결국 부족한 글이 세상에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막상 나오고 보니, 내 안의 무언가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러저러해서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으니 지나치지 마시고 한 번 읽어봐 주시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이 책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게나마 닿았으면 좋겠다.
by 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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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몸을 관찰하고, 기록한 <몸의 일기>
11월 12일 수요일에 북토크가 열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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