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SF세미나의 마지막 작품 '시녀이야기' 세미나가 오프라인으로 지난주 일요일에 있었습니다.
후기를 바로 못쓸 것 같아서 녹음을 해두고 AI가 요약까지 해 주었는데도, 일주일이 지나니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최대한 생각나는 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탁쌤이 유명 평론가인 메리매카시(사실... 유명하다고 하셨지만 저는 처음 들어봤어요....) 의 '시녀이야기' 평론을 비판적으로 독해하면서 발제를 해 주셨습니다.
시녀 이야기에 대한 메리 매카시에 대한 평가는 별로 좋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디스토피아 소설로서는 결여되어 있는 경고적 인식, 두번째로는 레이건 시대의 극우적 흐름을 전체주의적인 징후로 보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 세번째는 주인공 오브프레드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수동적 인물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문탁쌤은 메리 매카시가 지적했던 이러한 결함이 어쩌면 마거릿 애트우드가 이루어낸 문학적 성취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시녀이야기는 길리어드라는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오브프레드의 증언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소설입니다. '증언' 의 형식을 빌고 있기에 소설의 서사는 한편으로는 불분명하고 모호합니다.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산산이 흩어진 파편이고, 사지가 절단된 말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문탁쌤은 하지만 이것이 결함이 아닌 남성-이성-주체의 정합성을 깨뜨리는 여성적 글쓰기의 특징으로 해석 하셨습니다.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들에는 흔히 강력한 힘과 서사를 가진 '안타고니스트'가 등장하고, 우리에게 익숙한건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문학을 포함해서 좋은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강렬한 서사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익숙해진 감각을 어떻게 탈 영토화 시킬 수 있는 가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는 것, 시녀이야기의 조금은 읽기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모호한 서사는 익숙한 감각을 낯설게 만드는 장치가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발제문을 읽어 나가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프리모 레비가 이야기 한 증언의 불가능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가장 진실한 증언자는 이미 말할 수 없는 - 가라앉은 자들이라는 것, 생존자는 어디까지나 구조된 자들이고 그들의 증언은 공백을 품은 이차적 증언이고 폭력의 중심에서 벌어진 경험은 언어로 완전히 포착될 수 없다는 것. 이러한 증언의 불가능성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보여준 것이 시녀이야기 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관순 처럼 아우내 장터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것이 저항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막상 폭력의 장 속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은 목숨을 건 물리적 저항이 어렵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 남고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내고 이를 들으면서 폭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이들을 통해 또다른 저항의 윤리가 생겨나는 것. 익숙하게 생각 했던 저항의 이미지도 탈영토화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참석....까진 아니었지만 1달에 한번 SF를 이야기 하면서 새로운 사유의 조각들을 발견 할 수 있었구요, 내년엔 어떨 지 모르겠지만..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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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발제하는 동안 아주 즐거웠어요.
철학자를 동원하지 않고, 개념을 많이 쓰지 않고도 발제의 문제의식을 전달할 수 있을까?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도 되었구요.
내년에 다시 만나요
마지막 오프 세미나의 오붓함이 특별했습니다. 오랜만에 정군샘과의 해후도 좋았네요. 긴장이 걸린 사상가나 철학을 끌어오지 않고 하는 설명이 오히려 더 높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 아닌가...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에 척도가 필요하고 누구의 어떤 개념을 끌어오는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박따박 매달 읽은 소설들이 참 맛났습니다.
아렘샘 말씀처럼, 만나서 이야기하니 훨씬 재미났어요. 제가 또 신나서 데시벨 조절을 잘 못한... ㅎㅎㅎ
많은 선생님들 덕에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매번 sf세미나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응? 벌써 한 달이 지나간거야? 하고 놀라곤 했답니다! 정말 하루는 너어무 긴데, 한 달은 너어무 짧아요!
내년에는 좀 더 열심히 책을 읽어보겠노라 다짐해보지만, 또 모르죠. 언제나 알 수 없는 내일입니다.
다들 수고하셨고요! 인연이 닿는 분들은, 내년에도 또 만나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