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1회차 후기

묘선주
2022-03-22 14:07
176

단짠단짠 시즌 1, 첫 시간

 

꽃샘추위가 있던 일요일 오전, 단촐하게 시작된 단짠단짠 시즌1의 첫 시간.

여러 경로에서 극찬하고 있는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책을 만났다.

이야기의 서술구조가 독특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신선함 가득한 책은, 발제를 맡은 3인에게는 공통적으로 이해하기 난해했다는 평이었다.

나 역시 책의 표지처럼 여러갈래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다시 생기면서 구불구불한  실타래를 어디서 풀어야 할지  몰라,  순간순간 멘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하나 살펴볼수록 리베카 솔닛만의 서술구조가 엄청 신기하고, 엄청난 내공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자신과 어머니의 이야기, 자신과 자신을 향한 이야기, 이야기와 이야기의 서술구조. 왜 이런 구조를 택했는지, 다음시간까지 읽어보면 그 실마리가 확연하게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체게바라의 이야기를 통해 감정이입 VS 냉대에 대한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첫 시간, 함께 낭송했떤 리베카 솔닛이 쓴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남겨본다.(p. 100)

  •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혹은 지금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훗날 독자가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하는 행위이다. 너무 민감하고 개인적이고 흐릿해서 평소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끔은 큰 소리로 말해 보려 노력해 보기도 하지만, 입안에서만 우물거리던 그것을, 다른 이의 귀에 닿지 못했던 그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적어서 보여 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펴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눈 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지내는 것 아닐까? 그것이 둘만으로 구성된 꽌계일지라도. 말이 전하기에 실패한 것을 글이, 아주 길고 섬세하게 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댓글 4
  • 2022-03-22 22:00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읽히는 글! 이라는 부분에서 약간 뭉클했어요. 가까이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멀리에서는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것도 좋겠다는 위로가 됐습니다. 지금은 북극과 그린란드로까지 뻗어가는 리베카 솔닛의 글을 읽으며 이건 살구와 어떻게 연결될까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일욜에 봬요~

  • 2022-03-22 23:24

    이야기의 반경이 넓어 아직까지 책은 가까이 있지만 내용은 멀리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병원으로 갔다가 아이슬란드로 가고 있습니다! 살구로 어떻게 가게될지 무지 궁금하게 합니다. 선주샘 후기 고맙습니다. 주말에 뵙겠습니다.  

  • 2022-03-23 11:00

    역시 함께 공부하니 좋아요. ^^

    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겸목 샘이 잘 정리해주고 이끌어주셔서 

    제생각이 확장되고 깊어지는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저도 뒷부분 읽고 있는데, 앞부분보다 읽기 속도가 나네요. ^^ 

  • 2022-03-24 21:54

    저도, 짜증(ㅎㅎ)내지 않고, 리베카 솔닛이 걸어오는 말에, 그 이야기에 잘 공감하면서,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이 책을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부터 나머지 뒷부분 고독한 읽기를 시작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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