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수치심 1장 후기

김언희
2022-09-0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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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쓰는 후기라니...

 

기억을 더듬어 그날의 감정세미나를 기억해 본다.

 

감정은 인간경험이라고 하는데, 나의 아련한 기억은 구체적 상황으로 정리되기에 역부족이지만 지난 토요일 세미나에서 느꼈던 감정은 몸의 느낌과 이성적 사고 속에 남아 있다. (이 지점에서 하나 덧붙이면, 우리가 익숙하게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들에 대해 저자는 명확히 구분을 하고 있다. 느낌은 신체 감각으로 정의하고, 감정은 감각적인 것에 이성적 지각의 개념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흔히 ‘나는 감정적이야’라고 말할 때, 감정은 앞뒤맥락을 구분하지 못하는 비이성적 영역으로 개념을 제한하지만, 저자의 책 속에 등장하는 감정은 사고의 과정을 포함하는 이성적 영역의 어느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날의 내 몸이 지각하는 느낌은 처음 튜터가 없는 공간에서 오는 어색함과 2시간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에 대한 기대 및 불안,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멤버들이 보여주는 그들만의 독특성과 흥미, 기대감, 즐거움이다.

 

튜터가 없는 수업의 어색함과 낯설음이 세미나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엄습한 가운데 발제자들의 발표가 이어졌고, 하현 선생님이 그간의 조용한 관찰자로 있는 대신 적극적 의견 개진과 질문을 우리들에게 던졌다.

 

“감정에 사고가 있다면, 판단과 평가가 수반되는데 그러면 감정이 오롯하게 받아들여지는가?”

 

“사회적 통용성을 기반으로 한 동정심은 무엇인가?”(안타깝게도 이 부분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후기는 빠른 시간내 써야 하는 것이다.)

 

이후, 우리가 주로 나누었던 주제는 “타당함”이 갖는 문제점, 이 부분은 기린님이 지적해 주셨던 것 같은데...타당함이란 결국 다수가 수용 가능한 것이라 할 때, 설혹 그것이 문제점이 있더라도 묵과될 수 있다는 것과 소수의 의미 있는 내용들이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타당함이 갖는 제한점에 대해 우리가 항상 면밀히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여기서 잠깐, 타당함은 reasonabl로, ‘타당한 감정’이란 합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인과관계가 확인되는 범위 내의 감정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감정이란 단어에 취해 주관적 영역의 정서경험에만 방점을 찍어서는 안되는거다.)

 

감정이라는 주제가 법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게 된 배경에 대해 생각해 보며, 객관적 입증가능한 영역 안에서 개인이 갖는 두려움과 분노의 맥락이 이전과는 다른 판결을 유도한다. 또한, 영미 법정과 같은 배심원이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 곳에서는 배심원들로 하여금 개인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음을 증거를 기반으로 심리적 감동(?)을 유도할 수 있는 것도 감정이 지난 시기에 대비해 주요한 요소로 다루어지는 이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이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세미나 내내 감정의 역할과 우리를 이성적 존재로 살지 못하게 하는 감정의 순간들, 법에서 타당하고 수용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감정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토론했다. 정리되지 않은 듯 하지만 실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을 통해 앞으로 혐오와 수치심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어떻게 정리될지 기대감과 함께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느낌(?)으로 세미나가 마무리 되었다.

 

 

댓글 1
  • 2022-09-03 10:04

    하현샘이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니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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