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차> 종과 종이 만날 때 #2 필멸의 얽힘, 환원불가능한 얽힘 코스모폴리틱스(Cosmopolitics)

김윤경
2023-08-27 08:32
254

 

4,5장이 너무 내용이 많고 어려워 발제하신 둥글레님에게 죄송하여 제가 후기를 합니당. ^^ 일단 애나칭의 『세상 끝의 버섯』을 읽기로 하며 시작했어요. 애나 칭과 브뤼노 라투르의 인간 아닌 비인간들의 행위 탐구,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등 점점 알아야 할 사람들과 이론들이 많아지고 있네요. ㅎㅎ

 

우리는 다른 존재의 행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조건에서 살고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그 모든 것들이 반려종 일 것이다. 아무래도 2학기는 우리 안의 수많은 반려종들의 역사들과 그 모든 반려종들과 얽혀있는 다종 공동체를 탐구해 나가는 여정일 듯하다.

 

4장 ‘검증된 삶’은 순혈종 품종에 대한 오해와 개에 대한 해러웨이의 시각을 바꾸게 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그 과정은 자신과 함께 식사하는 오지에 대한 해러웨이의 응답 과정이다.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의 기원에 관해 확실한 것은 아무도 이 명칭 유래를 모르고 선조와 혈연관계에 있는 종류들에 관해서는 모른다는 사실이다. 다만 ‘합중국’서부에서 일어난 골드러쉬와 남북전쟁의 폭력적인 역사에 오지의 역사가 겹쳐져 있다. 그녀가 오지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자신의 식사 동료인 반려종에 대한 그녀의 의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선교사가 들어온 양은 아메리카 선주민에 의해 추로라고 불리고 그 양은 17세기에 이미 목장과 마을의 대들보가 되어 있었다. 나바호 사람들이 개에게 양을 위한 일을 시키고 이것이 오지의 성립에 관여했다. 1850년대 골드러쉬로 인해 추로들은 식량용으로 서부로 가게 되었다. 대규모 양 떼가 동해안에서 해로로, 중서부에서 육로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송되어 왔다. 양들의 이동은 목양견의 이동을 의미했다. 이 때 목양견은 주로 옛날 콜리나 셰퍼드 형의 일하는 개였다. 여기서 여러 애견가 클럽 품종이 만들어져 나왔다. 그러나 오랜 기간 “순혈종”으로 보이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의 오지 집단에 최대 영향을 남긴 개는 로데오 선수 시슬러의 개 존John이다. 신원불명의 이 개는 느닷없이 시슬러의 목장에 와서 곧 혈통서에 실리게 되었고, 그 후 오지집단 긴 계보의 발단이 되었다.

 

C.A샤프는 유전성 질환을 가진 그녀의 오지(패트)로 인해 유전질환에 대해 밝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녀가 “타조 증후군”이라 명명한 비난 받을 만한 무지, 침묵을 강요하는 위협, 새빨간 거짓말들에 맞서 개들이 유전질환에 의해 어떻게 손상 받는지 밝히고, 유전질환을 막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녀는 오지가 콜리아이 이상증과 간질이 있다는 사실을 확정시켰다. 또 유전성 질환에서 유전적 다양성으로 관심을 옮겨 “인기 종웅 증후군”이 유전적 다양성에 비참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알렸다. 샤프와 그녀의 네트워크는 인간과 비인간의 삶을 심오하게 형성하는 문제와 씨름한다. 그들은 차이를 만든다.

 

5장은 '복제'와 '풍요'의 문제에 대해 다룬다. <미시플리시티 프로젝트>는 유례없이 가장 큰 금액인 민간 보조금 230만 달러를 지원받아 진행한 개 복제 실험이다. 이 악명 높은 반려동물 복제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해러웨이는 개 복제의 문제에 여러 쟁점을 논한다. 우리가 관계하는 공통 매트릭스 풍요의 논리는 테크노 문화와 만날 때 또 다른 회전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 생명윤리의 문제는 사회적이기보다는 생물학적 문제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해러웨이는 고관절 이형성증이라는 유전질환의 방지를 위해 완전한 가계도와 완전히 개방적인 건강 기록을 공개 등록하라고 주장한 린다 와이저를 소개한다. 와이저는 “견종을 향한 사랑”은 의인화와 인간중심주의 모두를 기피하는 것이고, 확고한 반낭만주의 유형의 “타자 중심”윤리의 의무를 강조한다.

 

또 해러웨이는 다양성 담론을 거론하며 멸종 위기종 호랑이 이야기를 한다. 종 보존계획은 현존하는 종의 모든 분류군에 대해 가능한 많은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의 “동물원 방주”는 더욱 대단치 않은 것이 될 것인데 이용 가능한 자원이 너무 적고 필수 사항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이라고 하는 자연문화의 새로운 존재론은 새로운 윤리적 요구와 결부되어 있다. 이익이 과학, 보전, 예술, 죽지 않는 ‘빙상의 사랑’(동결 보존)과 만나 '기업화'된 생명윤리가 번영하고 있는 곳에서는 유전적 다양성을 지향하는 주의 깊게 매칭된 이계교배, 개방형 건강등록제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는 복제를 하는 편이 더 수월하게 팔리고 있다. 새년천으로 들어올 무렵, "멸종위기종 ○○구하기"는 테크노사이언스에서 "가치"에 대한 과장된 절대적 기준으로 등장해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친적과 종류, 활기와 중지를 조형하는 장치에 관한 다른 고려들을 제압하고 회피하게 했다.

 

해러웨이는 복제에 대해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복제 문제에 있어서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이 이런 새로운 종류의 존재를 생산하는 장치인가? 누가 풍요하고, 누가 아닌가? 그리고 어떻게? 그녀는 이런 디테일한 질문없이 복제에 무작정 뛰어들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인간과 인간 외의 다른 유기체와이 필멸의 얽힘을 양호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일하고, 그들이 함께한 살고 죽기의 방식들의 환원불가능한 얽힘에 직면하면서 함께 가기 위한 책임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아자벨 스탕제르가 말한 코스모폴리틱스라는 것의 일부이다. 최종적인 해결이라는 꿈도, 투명하고 무구한 소통이라는 환상도 모두 금지하는 코스모폴리틱스는 계속 나아가기 위한 실천이고, 결과에 노출된 채로 남기 위한 실천이고, 가능한 한 많은 성가신 플레이어들과 물질적으로 얽히기 위한 실천이다.

 

제가 발제한 6,7장은 그냥 감동적으로 읽을 재미난 부분이라 정리 생략합니다. ㅎㅎㅎㅎ

 

 

 

 

다음 주 9.2은 끝나고 해러웨이 다큐를 봅니다. 맥주는 문탁샘이 쏘신다뉘 맛난 간식을 가져와 점심 겸 먹음 좋을 것 같아요.

발제는 겸목샘과 호정샘, 질문과 메모는 A조입니다.

청소와 간식은 2조이고요. 

 

그리고 새롭게 확정된 커리로 후기 마무리합니다. 정서적 보상(댓글) 누가 누가 안하나 일주일 내내 체크 합니다. ㅋㅋㅋㅋㅋ

 

댓글 4
  • 2023-08-27 14:09

    썸머리의 썸머리네유 ^^;;
    암튼 전 4,5장 읽고 우리 삼돌이(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말티즈)와 반려종으로 함께 식사를 했나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식물들, 명주 달팽이들과는 다른 관계를 만들고 싶네요~~

  • 2023-08-27 22:11

    6,7장 재미있게 읽었어요~~ 코스모폴릭틱스 너무 큰 개념처럼 느껴지는데, 애플 넷플릭스 메타 구글 글로벌해진 세계에 살고 있으니 너무 멀게만 봐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걸 버섯으로 얘기한다는 건 어떨까? 조금 궁금해집니다^^

  • 2023-08-28 16:00

    ^^ 잘 읽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4장의 내용과 제목이 잘 연결이 안돼요. 그러니까 4장<검증된 삶>은 반려종과 함께 살면서, 반려종의 가계를 검증, 개들의 유전질환을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개의 건강 검진(검증)을 밝히는 일 등, 반려종과 함께 살면서 사람들도 달라진다는 이야기인가요?

  • 2023-08-28 18:59

    후기 쓰면서 다음 일정까지 쌈빡하게 정리해줘서 고마워요. 종 다양성이 목적이 되면 '보존하고 싶은 종의 복제'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종을 다양하게 유지하는 것이 우리 삶에 유익하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난다는 것은 환상을 넘어 기만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인간만 잘 살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을 포함해서 인간이 속한 세상 모든 것의 공생. 어렵네요. 개, 고양이는 물론이고 이빨 있는 생물들을 대부분 두려워하는 저로서는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들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갖는 것이 작은 바램입니다. 알게 되면 정체 모를 두려움도 조금씩 부서져 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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