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 1주차 후기

이이
2023-01-20 10:28
371

몇 년 전 바코드 처럼 생긴 주역에 호기심이 생겨 찾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주역에서 만물은 음양의 원리로 시시각각 변하며 이 모든 과정이 순환적이다가 핵심 원리로 기억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음양의 조합, 즉 2의 6승 조합인 64괘의 상징이 나옵니다. 각각의 괘는 우화를 품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타포와 괘의 모양세는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처음 주역을 접했을 때 갖고 있던 오해는 점을 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네. 당연히 점을 칠 수도 있습니다. 괘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한다면 미신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괘를 통해 내가 그 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들춰낸다면 문제해결 도구 또는 회고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괘가 담고 있는 단순한 이야기의 힘은 프레임과 같은 역활을 하기도 하며, 창의적 사고의 씨앗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IT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일의 본질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이라 거칠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들의 디테일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따지다 보면 몇가지 패턴으로 정리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업계의 선배들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일반적인 해결책을 정리하였습니다. 이것을 ‘디자인 패턴'이라고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일반 공학분야에도 이와 유사한 문제해결의 일반원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트리즈 방법론’이란게 있고, 건축분야에도 ‘패턴 언어’란 것이 있습니다.

 

여러 특수한 상황에 동일한 해결책이 적용된다면 이것을 하나의 패턴으로 정의내릴 수 있을것입니다. 아마도 선조들도 살아오면서 겪은 특수한 상황을 보편적으로 설명하고 표현하는 패턴들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경험적으로 검증되며 보완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된 패턴들을 조합하여 개인 차원의 의사결정 툴 또는 회고의 도구로 주어진 것이 사주명리라 생각됩니다.

 

사주명리는 음양원리를 확장한 오행과 시계열적 개념이 추가됩니다. 동양의 선조들이 만물을 구성하는 5개의 요소로 설명한 오행,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표현한 24절기, 우주의 움직임을 표상하는 십이지까지 적용해 하나의 시간적 변화를 설명하는 체계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은 각각의 원리가 담고있는 대칭성, 순환성, 대조성, 규칙성의 보편적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주역과 달리 사주명리에는 하나의 기준점을 세울 수 있습니다. 태어난 시간을 기준으로 사주명식 팔자를 계산합니다. 이 축을 기준으로 각 기호간의 상징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각 기호간의 상징과 관계들을 배워나가볼 것인데요. 어떤 이야기와 패턴이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각자의 상황에 어떠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지 기대가 됩니다. 

댓글 5
  • 2023-01-20 15:56

    와- 후기 멋져요 ^^ 문제들의 디테일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루틴샘이 강의에서 얘기해주신.. 사주명리학의 허술함을 스토리로 채울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네요! 겨우 1강만 들었을 뿐인데, 재밌고 다음이 기대가 됩니다! ^^

  • 2023-01-20 16:02

    IT 연구자시라 이해하는 방식이 역시 남다르십니다~ ^^
    좀 쉽게 접근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암튼 학구적이긴 분들이 많으셔서 앞으로 7주 공부가 기대됩니다!!!

  • 2023-01-21 10:25

    패턴과 음양오행이 연결되는 지점이네요.
    주역은 음양의 괘로 64가지의 패턴을 만들어냈고 사주명리는 음양오행을 기초로 51만여 가지의 패턴을 만들어냈습니다.
    51만여가지는 어마어마해 보이지만 또 그 안에 법칙이 존재하고, 그 법칙을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 해결책들을 구성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앞으로의 공부가 기대되네요~!!^^

  • 2023-01-27 20:56

    패턴과 사주명리를 연결시켜주셨네요! 일종의 기호학으로 해석과 스토리텔링할 구석이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아요! 2강 전 이이님 후기 다시 잘 읽고 복습해갑니다!

  • 2023-01-29 09:21

    첫 강의에서 ’몸에 새겨진 우주의 기운‘이라는 말이
    저를 사로잡었어요~~
    이이님이 말씀하신 디자인 패턴 등의 개념도 넘 잼있고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들이 느슨함을 파고 들런지요^^
    곧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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