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차> 후기: 우리는 자기 돌봄을 하면서 타인을 돌볼 수 있을까? 

김윤경
2023-11-12 13:00
175

벌써 2학기의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즐거운 워크샵이지만, 글쓰기를 시작 해야 하니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겠네요.

일단은 문제의식을 실어 2쪽은 써오셔야 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이 책은 1970년대 미국 여성들의 경험과 다른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80년대 한국 여성의 80%의 미래의 꿈은 “현모양처”라고 대답했고, 20% 정도만이 대학 진학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1.5세대 페미니스트인 문탁샘은 혁명가가 되기 위한 페미니즘을 치열하게 토론하며 20대를 보냈다고 하셨다. 여성에게 요구되는 불합리한 기존의 사회적 압력을 타파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런데 자식을 낳고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는데, 자아실현과 돌봄과의 사이에서 딜레마에 부딪힌 것이었다.

우리는 자기 돌봄을 하면서 타인을 돌볼 수 있을까? 

1982년에 출판된 이 책을 2023년 지금, “다른 목소리”들을 어떻게  다르게 읽어 질문을 길어 올릴 것인가?

40여 년의 시대 차가 있지만 과연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력은 해결되었는가? 를 염두하며 읽어야 한다.

 

이 책은 1970년대까지의 발달심리학이 놓치고 있었던 점들을 되짚으며, 새로운 심리학- 여성의 경험이 담긴 여성의 심리학이 대두되어야 한다는 목표의식으로 썼다고 길리건은 밝힌다. 흔히 남성은 독립, 자아 실현이라는 권리의 언어로 인식하며, 여성은 애착, 돌봄, 자기 희생이라는 책임의 언어로 인식한다고 한다. 여성이 공적 영역에 더 많이 진출하고 모습을 드러낼 때, 기존의 언어와 도덕과 윤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여성의 세상에 대한, 현실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맺고 있는 사회 안 관계의 조건 속에서- 나의 욕망과 사회적인 압박 사이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권리 중심의 언어와 책임 중심의 언어, 이 둘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이다. 도덕은 결국은 "일종의 자기성실성"과 같은 돌봄의 문제이다.

도덕 문제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갈등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352) 그 해결책은 간단하지 않다. 삶은 “하나의 통로”가 아니라 “그물망이어서 어떤 순간이든 다른 통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단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삶에는 늘 갈등이 있을 것이며, “어떤 요인도 절대적이지 않다” 삶에서 유일하게 “변치 않는 요소”는 우리가 다른 해결책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선택해나가야 한다는 것과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354)

우리는 돌봄을 감당해 내느라 자기 자신을 소진 시키는 책임의 언어가 아닌,  1/N대로 하는 권리의 언어가 아닌 방식의 상호돌봄이 되는 공동의 도덕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런 공동의 윤리를 구성하려는 선택들을 하다 보면 더 높은 도덕의, 윤리의 언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눈치가 빨라야 하고, 민감도는 높아져야 한다. 잘 듣고 잘 말해야 한다. 타자를 돌보는 큰 울타리에서 자기돌봄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아 잘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모두들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평창에서 뵈어요~~~~

댓글 4
  • 2023-11-13 09:32

    돌봄을 주제로 한 1년의 공부가 마무리 되어 가네요~~~ 나를 돌보는 것과 타자를 돌보는 것이 같은 것임을 새삼 확인하면서~~ 에세이주간으로 고고
    모두 일년간 애쓰셨습니다~~

  • 2023-11-13 10:12

    역시 성실한 윤경쌤!! 쌤 덕분에 긍정적 에너지를 받아서 감사해요~ 쌤처럼 성실하게 살고 싶.. 지만 저는 저만의 뭐시기 저시기가 있겠지요!
    자기 돌봄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민감한 촉수로 관찰하고 있어야 한다니!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이번 워크샵 때 자기 돌보 좀 하고 ㅋㅋㅋㅋㅋ 다시 시작할래요!!

  • 2023-11-13 16:36

    “우리는 돌봄을 감당해 내느라 자기 자신을 소진 시키는 책임의 언어가 아닌, 1/N대로 하는 권리의 언어가 아닌 방식의 상호돌봄이 되는 공동의 도덕을 조성할 수 있다. ”
    어려운 말이지만 결국 이 사이에 우리의 선택이 있겠지요? 잘 하던 못하던 선택을 해봐야 뭔가 생기겠죠. 마무리로는 나름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2023-11-15 22:16

    그러게요. 어느새 한해가 지나갔네요. 기한 내에 일을 손에서 놓을줄 아는 윤경샘의 모습에서 자기성실성을 배웁니다. 덕분에 통학길이 유쾌 상쾌했었네요.
    잘 사는 것이란 쉽지 않다고 했지만, 잘 살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해요. ㅎㅎ. 일단 정서적 보상이라는 한 걸음부터 시작!! 메롱.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1
1주차 <감정의 문화정치> 1~2장 후기 (2)
겸목 | 2024.03.13 | 조회 125
겸목 2024.03.13 125
390
[3월9일세미나] <감정의 문화정치>1~2장 발제와 메모 (9)
겸목 | 2024.03.08 | 조회 176
겸목 2024.03.08 176
389
[3/9 개강 공지] 3월부터 '감정'을 열공해봅시다
겸목 | 2024.02.28 | 조회 153
겸목 2024.02.28 153
388
<초대> 2023 양생프로젝트 - 취약한 몸들의 연대와 돌봄사회- 에세이발표 (10)
문탁 | 2023.12.02 | 조회 426
문탁 2023.12.02 426
387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수정안 조별 피드백 (11)
문탁 | 2023.11.27 | 조회 243
문탁 2023.11.27 243
386
<공지> 17주차- 파이널 에세이 초안 조별 피드백 (9)
문탁 | 2023.11.21 | 조회 237
문탁 2023.11.21 237
385
<공지> 16주차- 파이널 에세이 개요발표 (1박2일) 워크숍 (9)
문탁 | 2023.11.13 | 조회 210
문탁 2023.11.13 210
384
<14주차> 후기: 우리는 자기 돌봄을 하면서 타인을 돌볼 수 있을까?  (4)
김윤경 | 2023.11.12 | 조회 175
김윤경 2023.11.12 175
383
[14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2- 돌봄사회를 향하여!! (8)
문탁 | 2023.11.09 | 조회 176
문탁 2023.11.09 176
382
<13주차> 침묵에서 말하기로 1회차 후기 (2)
기린 | 2023.11.04 | 조회 220
기린 2023.11.04 220
381
[13주차공지] In a Different Voice #1 - 페미니즘 고전입니다. 필독서라는 이야기죠^^ (8)
문탁 | 2023.11.01 | 조회 235
문탁 2023.11.01 235
380
12주차 후기-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4부와 5부 (2)
코투 | 2023.10.31 | 조회 169
코투 2023.10.31 169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