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차공지] 애나 칭 - 세계끝 버섯(#3)- 닥치고, 야생귀리 채집!! (리스펙, 르 귄^^)

문탁
2023-10-13 10:18
261

1.  알아차림의 기술 Arts of Noticing

 

공지가 늦었습니다.  바쁘기도 했지만, 도무지 이 책의 마지막 공지를 어떤 방식으로 올려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ㅎㅎㅎ.... 그러다가 마지막 공지를 이 책의 처음 (1부 1장 )과 마지막(4부 인트로)에 나와있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마지막 결론에 해당하는 이야기

 

"다가오는 여러 번의 다양한 가뭄과 겨울에 직면해 최종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버섯의 이러한 마지막 쏟아짐 현상에서 나는 제도화된 소외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얽힘의 일시적 순간들을 찾아본다. 그러한 곳들이 협력자를 찾을 장소다. 어떤 사람은 그러한 장소를 잠복해 있는 공유지latent common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장소들은 두 가지 의미로 잠복해 있다. 

 

첫째,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곳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리고 둘째로는 그곳이 미개발되었다는 점이다. 그곳은 현실화되지 않은 가능성으로 들끓는다. 그곳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곳은 브라운의 정치적 듣기에서 그리고 연관된 알아차림의 기술에서 우리가 듣게 되는 것들이다. 그곳은 공유지 개념을 확대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다음과 같이 부정적으로 특징짓는다 (" I characterize them in the negative"). 

 

잠복해 있는 공유지는 인간 집단 거주지에만 제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잠복해 있는 공유지가 모든 이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잠복해 있는 공유지는 잘 제도화되기 어렵다....

잠복해있는 공유지는 우리를 구원하지 못한다...

 

이런 부정적인 특성을 놓고 볼 때, 기본원칙을 확고히 하거나 최상의 경우를 발생시키는 자연법을 찾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신에 나는 알아차림의 기술을 실천한다.( "I practice arts of noticing")"(452)

 

 

다시 처음으로 가볼까요?

 

진보의 리듬에서 벗어나 다운율의 배치를 관찰한다는 것은 도덕적 욕망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진보는 항상 더 나은 것이 기다리고 있는 대단한 것으로 여겨졌다. 진보는 우리에게 '진보적'인 정치적 명분을 주었고, 나 또한 이것을 배우면서 자랐다. 나는 진보와 짝을 이루지 않는 정의를 알지 못한다. 문제는 진보다 더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날 고개를 들고 보니 왕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이들이 갈수록 늘어났다. 알아차림 noticing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런 딜레마 자체에 내재한다. 실로 지구에서의 삶은 위기를 맞은 듯하다. "(61)

 

저자에 따르면 이제 많은 사람들은 왕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압니다. 발전이 우리를 구원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진보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도, 오히려 그런 진보담론은 차이를 종합(정-반-합? ㅋㅋ)하여 단일한 원리와 원칙을 구성하는 것으로써 모든 차이나는 존재자들을 동일성으로 포획하는 폭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들뢰즈를 알아야? ㅋㅋㅋ)

 

그런데 문제는, so what? 이겠지요. 그래서? 진보담론 이후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맑시즘을 넘어 어디로 나갈 수 있는 것일까요? 애나칭은 '알아차림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것을 '차이를 횡단하여 듣기' (베벌리 브라운), '민족지와 과학담론을 섞기', 진보서사에서 누락된 '존재들 사이를 연결하기'라고 이해합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숲속에서 송이버섯을 찾아내는(알아채는) 기술이고, 잠복해있는 공유지를 발견하는(알아채는) 기술이며, 야생귀리를 채집(르귄)하는 실천입니다. 

 

"이야기를 쏟아내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은 하나의 연구방법이다. 그것을 과학이라고, 새로운 지식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이 때 연구 대상은 오염된 다양성이고, 분석 단위는 불확정적인 마주침이다. 무엇을 알려 하건 간에 우리는 알아차림의 기술을 회생시키고 민족지와 자연사를 아울러야만 한다" (79)

 

우리는 진보담론(=거대담론)을 대체하는 또 다른 진보담론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페미니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르귄을 따라 '이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필요한 것은 다른 이야기들을 쓰는 것이고, 그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도록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애나칭은 냉정하고, 아름답고, 적실하고, 따뜻하고, 그리고 눈물겨운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여기서 잠깐, 경덕님...불교에서 말하는 알아차림 awareness는 '마음챙김' 등으로도 번역되는 사띠의 번역어죠? 애나칭의 '알아차림'과는 다른 개념같은디...ㅋㅋㅋ... 어쨌든 명상(=알아차림) 수련의 결과를 나중에 알려주시와요^^

 

 

 

2. 르 귄, The Carrier Bag Theory of Fiction 

 

그래서 르 귄이 중요합니다. 애나 칭, 해러웨이, 이자벨 스텡제르(우리는 일단 이렇게 부릅시다. 제발, 누가 이 분 책 좀 번역해주면 좋겠어...ㅠㅠㅠ)  등은 르 귄에게 빚집니다. 특히 그녀의 <The Carrier Bag Theory of Fiction!!> 그래서 전 애나 칭의 이 책이 르 귄의 글을 인용하면서 끝나는 것이 너무나 필연적이고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이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유일한 실천은 야생귀리를 채집하는 것입니다.

 

"어슐러 K. 르 귄은 <소설의 운반가방이론>에서 독자들은 사냥과 살해에 관한 이야기때문에 개인의 영웅적인 행위가 이야기의 요점이라고 상상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르 귄은 이러한 이야기 대신에 큰 사냥감을 죽이기 위해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이야기를 전재하기보다는 오히려 채집인이 하는 것처럼 다앙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들을 포착해 함께 모으는 스토리텔링을 하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종류의 스토리텔링에서는 이야기들이 결코 끝나지 않아야 하고 더 많은 이야기로 이끌어야 한다. 내가 용기를 북돋으려고 노력해온 지적인 숲에서 모험은 더 많은 모험으로 이끌고 보물은 더 많은 보물로 이끌었다. 버섯을 채집할 때 하나의 버섯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첫번째 버섯을 찾으면 더 많은 버섯을 찾을 용기가 생긴다. 그렇지만 르 귄이 대단한 유머와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말했기에, 나는 마지막 말을 그에게 넘긴다."(503)

 

앎과 지식의 페미니스트적인 접근!! 스토리텔링이 (남성중심의) 과학적 지식과는 다른 페미니즘의 지식 구축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합시다. (스토리텔링에 대해 나이브하게 접근하지 말자는 이야기^^)   해러웨이는 그것을 사변적 우화, 실뜨기라고 불렀고, 애나 칭은 알아차림으로 부르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이것이 무엇인가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겨울 셈한기 때 르 귄과 옥타비아 버틀러 읽어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구 어슐러 르 귄의 저 글의 번역본을  해러웨이 때 드리지 않았나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다시 여기에 첨부파일로 올립니다.

 

 

 

3. 애나칭의 개념들

 

지난 주에 잠시 말씀드린 것이기도 하지만, 결석자도 있었고 해서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책 1부는 주로 자신의 문제의식, 연구(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문제의식은 이런 것이겠죠.

"이것이 우리가 아는 이야기다. 개척자와 진보 이야기, 그리고 '텅 빈' 공간이 산업 자원을 지닌 장소로 탈바꿈한 이야기다."(46)

그런데....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다. 산업적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은 생계 터전을 잃고 풍격을 훼손하게 될 물거품 같은 약속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런 기록에 미처 담기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쇠락의 결말로 마친다면 모든 희망을 저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약속과 붕괴가 거듭되는 다른 장소로 눈을 돌리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47)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들이 필요하죠. 

 

패치, 패치들의 연결망으로서의 배치(들뢰즈) 혹은 공존재방식으로서의 다운율(다성음악) 

그리고 서로 다른 패치들 사이의 마주침과 변형을 표현하는 단어로서의 번역(라투르) 등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1부 마지막에서 자신의 이야기 전략을 이렇게 말합니다.

 

"2부에서는 확장성 있는 회계업무가 확장성 없는 노동 및 자연자원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확장될 수 있는 형태와 확장될 수 없는 형태 사이에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추적한다. 이러한  '구제salvage' 자본주의하에서 공급사슬은 몹시 다양한 형태의 노동과 자연이 자본에 상응하게 되는 번역과정을 조직해낸다.

 

3부에서는 변형적인 마주침이 삶의 가능성을 창조하는 반-플랜테이션 농장으로서의 송이버섯 숲으로 복귀한다. 여기서는 생태 관계에 나타나는 오염된 다양성을 논의의 중심에 놓고 다룰 것이다.

 

그러나 먼저 불확정성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불확정성은 내가 추적하는 배치에서 핵심적인 특징이다. 지금까지 나는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특징을 열거하며 배치를 정의했다. 즉 배치의 성분들은 오염되었고, 따라서 불안정하며, 배치는 순조롭게 확장되기를 거부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배치는 항상 소멸가능한 것으로 규정되는 것만큼이나 그것이 모으는 무언가의 힘으로도 규정된다. 배치는 역사를 만든다. 형언할 수 없으면서도 현존하고 있는 이러한 조합은 냄새로 확연히 드러난다. 냄새는 버섯의 또 다른 선물이다." (91)

 

이걸 "이 때 연구 대상은 오염된 다양성이고, 분석 단위는 불확정적인 마주침이다(79)"에 적용시켜 다시 이야기해보면

 

2부의 연구대상은 자본주의입니다. 그런데 전일적/단일한 자본주의를 넘어서 '오염된 다양성'으로서의 자본주의를 말하기 위해 저자는  '주변자본주의 pericapitalism' 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불확정적인 마주침을 통해 "자본주의적 통제를 받지 않고 생산된 가치를 써먹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구제 salvage'라는 개념을 만듭니다. 이 구제는 주변자본주의 작동에 핵심입니다. 주변자본주의에서의 축적은 '구제축적'입니다.

 

3부의 연구대상은 자연(환경)입니다. 그런데 인간'사회'/비인간'자연'의 이분법을 넘어서 '오염된 다양성'으로서의 그것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오해를 무릅쓰고,  '풍경 landscape'이라는 개념을 가져옵니다. 이곳에서의 불확정적인 마주침을 표현하는 단어는  바로 '교란'입니다. 

 

이걸 표로 만들었지만 일단 생략 (왜냐? ...제가 여기서부터 또 엄청 많이 썼는데 문탁홈피에 잠시 에러가 있었는지 홈피가 작동을 안하면서 다 날라갔어요. ㅠㅠㅠ) 

 

음, 저는 landscape의 번역어로 '풍경'이 최고일까, 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너무 범용어여서리^^) 그러나 더 문제적 번역어는 역시 '구제'입니다. 아시다시피 구제가 救濟-舊製를 지나 다시 salvage teraphy(구제요법)의 救濟로 확인되었지만 전 여전히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투부에서 애나 칭의 강연이나 대담을 자동번역기를 돌려가며 좀 봤지만 역시 salvage teraphy에서 salvage accumulation이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급기야 아마존 재팬에서 이 책을 찾아봤더니 제목은 <マツタケ -不確定な時代を生きる術  (송이버섯-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술)>로 되어 있고, salvage accumulation의 번역어는 ......"サルベージ アキュムレーション" 였습니다. 푸하하핫!!

그래서 이 문제는 미궁인 채로 두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뻘짓을 했다는 게 아주 쉽게 드러나겠죠.  

 

4. 3부의 이야기, 특히 포자

 

3부는 낼 둥글레샘이 이야기를 잘 해주실테니 전 여기서 멋진 버섯 포자 날리는 이미지 몇개만

 

   

 

라투르의 '번역'은 이미 단톡방을 통해 몇개의 자료를 올렸습니다.

난 라투르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이러시는 분은 요기를 클릭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91001031612000001

 

 

5. 잠복해있는 공유지, 혹은 다시 처음으로, 혹은 1부에서 끝내기

 

아마 이 책의 읽기는 4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4부에서 다시 1부로 가서 1부를 다시 읽고 끝내기.

잠복해있는 공유지를 찾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알아채기' 위해서라도 우리 그렇게 한번 해봐요.

 

마지막으로 다큐 한편

 

낼 뵙겠습니다. 발제는 둥글레샘과 스프링샘. 메모는 B조입니다.

댓글 7
  • 2023-10-13 20:38

    4부 발제입니다.

  • 2023-10-13 20:55

    질문이라기 보다는, 책을 다 읽고나니 공부가 다시 시작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주절주절 메모정도로^^;

    4부의 제목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 것을 염두에 두면, 18장에서 일본의 송이버섯 운동가의 활약을 가능하게 하는 한 측면으로 다나카(494쪽,송이버섯 채집을 주로하지는 않지만)씨의 사유재산인 숲도 있고, 19장의 윈난성의 L 동생의 경우(가구 단위의 계약이 가능해진 지방의 산림) 송이버섯 채집을 위한 방식으로 사유화 하는 것까지, 자본주의하에서 사유화도 다양한 방식으로 한창 진행 중인 것 같다. 칭은 일본의 경우에서 사유재산인 것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로움을, 윈난성의 경우에서 “누구든지 부가 마지막 하나까지 파괴되기 전에 주워 모으기 위해 세상 끝까지 이용할 듯이 구제에 이렇게 매달리는 것에는 기이하고 소름끼치는 점”을 보았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렇게 다종다양한 풍경을 펼쳐지고 있음을 송이버섯의 여행을 통해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알고 있다고 여겼던 자본주의와 이 책을 통해 접한 자본주의 사이의 간극이 참으로 커서 많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읽기이기도 했다.

    나는 자본주의는 자본가가 착취를 통해 사유재산을 축적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소외가 일어난다는 정도로 거칠게 알고 있었다면, 칭의 책을 통해서는 “사유재산의 거의 대부분이 항상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공유지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공유지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고, 현실화되지 않은 가능성으로 들끓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차림의 기술’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실천의 한 가지로 “채집인이 하는 것처럼 다양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들을 포착해 함께 모으는 스토리텔링을 하자고” 제안한다.

    칭의 이러한 주장을 돌봄의 경제와 연결해서, <세계 끝의 버섯> 2회차 공지에 링크된 자료를 다시 찾아보았다. “페미니즘은 이처럼 경제가 지불노동만으로 구성된다는 상식에 도전해왔다. 깁슨 교수는 ‘경제’에서 빼앗긴 몫을 도로 찾아오는 ‘탈환’의 주된 출발점으로 ‘다양한 경제’(diverse economy)를 빙산의 이미지로 가시화할 것을 제안했다. 수면 위에는 자본주의 기업에서 시장을 위해 생산하는 지불노동이 자리한다. 반면,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노동이 있고, 비자본주의적인 공동체 집단들이 있으며 가사노동, 친인척 돌보기, 공동체, 봉사활동, 협동조합 등 경제흐름 자체가 비시장적인 것들도 존재한다. 지불노동의 이면에 삶을 지탱하는 다양한 실천과 장소, 흐름이 숨겨져 있다는 페미니즘의 통찰을 반영한 얘기다.” 이미 다 아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번 책을 읽고 이 자료를 다시 읽으니 올해 양생프로젝트에서 하고 있는 공부의 연결지점이 좀 더 구체적으로 와 닿았다.

  • 2023-10-13 23:31

    저도 질문이라기 보다는 소회에 가깝습니다.(지난주에 결석하여 이번주에 메모 남깁니다.)

    1. <세계 끝의 버섯>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모든 문제를 자본주의의 탓으로 돌리고 반자본주의로 가야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이제는 이렇게 급진적인(낭만적인?) 주장을 대놓고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겠지만요. 인간의 모욕(315)과 인간의 교란(317) 그 사이의 어디쯤, 풍경 구제와 풍경 공격(483) 그 사이 어디쯤을 어떻게 가늠할까 싶지만, 칭은 사토야마 프로젝트, L동생 사례, 마치맨 사례를 통해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오염된 다양성, 이질적인 민족, 역사, 관계성이 있고, 그 안에 잠복해 있는 공유지가 있으니 알아차림의 기술을 실천하자고. 백만가지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그런데 저는 그 길이 조금은 멀고 지리하게만 느껴집니다. 너무 다종다양해서 지레 멈칫하게 되는 걸까요? 기존의 거대담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까요? (일본 혼슈 중부 숲, 중국 중부 윈난성 숲, 오리건주 숲과 관련된 이야기는 계속 언급되니 생략하고) 가령, 경제불황을 맞은 핀란드에서 나타나는 태국 이민자들의 채집활동, 이민과 얽혀 있는 이야기들은 미국 태평양 북서부 연안 이민자 채집인들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세계’일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은 또 어떻게 이야기해야 되는지…

    2. 중국 대약진운동 기간(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 ‘녹색 강철’ 연료로 사용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간 숲. 40~50년이 지난 후 소나무는 그 헐벗은 공간에 들어섰고, 송이버섯이 나타났다는 내용(337)을 보며, <원령공주>를 떠올렸습니다. 제철 산업 생산품을 교역하며 살아가는 타타라바 마을은 숲의 나무를 계속 베어야만 용광로의 불을 유지할 수 있지요. 그런 불안정한 삶은 시시가미를 죽이려는, 숲을 끝장내려는 욕망으로 치닫게 되고 이에 맞선 아시타카와 산의 노력으로 숲은 다시 제자리를 찾습니다. <원령공주>에서 굳이 찾아본다면, ‘인간의 교란’은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불안정한 가능성(493), 자본주의의 내부임과 동시에 외부인 그 가장자리(493), 실수에서 태어난 송이버섯(361).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겠죠?

  • 2023-10-14 02:23

    3부 발제 올립니다.

    • 2023-10-14 08:57

      시로

      KakaoTalk_20231014_084945908.jpg

  • 2023-10-14 08:57

    윤경

    송이버섯과학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추적하면 과학이 후기식민주의적 번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387쪽

    과학학은 서구식 근대성이고
    후기식민주의는 새롭게 좀 더 비판적인 시각인거 같은데요.
    근데 이말은 이해가 안되어서요. ㅎㅎ

  • 2023-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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