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나희덕과 함께 읽는 시] 8월 14일 2강 공지

겸목
2023-08-09 13:30
342

 

 

 

<시인 나희덕과 함께 읽는 시> 2강 8월 14일에는 나희덕 시인의 <가능주의자>(문학동네, 2020년)을 읽습니다. 첫 시간에는 나희덕시인의 친절한 강의로 '김혜순 시의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강의보다는 '북토크'에 가까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시집 열심히 읽고, 궁금한 점, 감동 받은 점들을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집을 읽지만, 각자가 놓은 상황에 따라 다른 맥락으로 독해되는 지점도 있을 것 같아, 줌강좌에 들어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으면 합니다. 댓글로 좋았던 구절, 궁금한 점, 감상, 질문 등을 남겨주세요. 시 읽기에 정답은 없을 거예요. 이렇게 읽으면 안 되나? 주저하지 마시고, 이야기 나눠봐요~

 

지난 시간에 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는 피드백 받았어요. 노트북의 문제인지, 저의 부주의함인지 원인 파악해서, 다음 시간에는 원활한 진행 되도록 하겠습니다. 

 

무덥고, 여기에 태풍이 지나간다는 소식도 있고, 평정심을 찾기 어려운 여름입니다. 일주일 잘 보내시고, 다음주 월요일 저녁으로 줌으로 뵙겠습니다^^

 

 

 

 

댓글 4
  • 2023-08-10 23:17

    가능주의자 읽고 시 감상

    롱랑 바르트는 <카메라 루시다>에서 스투디움과 풍크툼을 구분하였다 예전 시인들은 풍크툼을 자안(字眼)이라고 했다. 시에는 시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시의 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飛割碧山腰 비할벽산요> 날아서(飛) 푸른 산 (碧山)의 허리(腰)를 가른다(割).
    여기서 가를 할(割)자가 바로 자안이며, 시의 중핵이다.

    해오라기가 산의 중턱을 지나 날아가는데 시인은 그때 산의 허리가 갈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시구에서 자는 이 구절의 시적 긴장이 모였다가 풀리는 핵심 부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 전체의 구조적 완결성을 좌우하는 지점이다. 시를 읽다 보면 저절로 눈길이 머무는 곳이 있다. 그 가운데서 마치 감전된 듯 찌르르한 느낌을 받는 곳이 있다면 예외 없이 시적인 것이 들어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미래의 바깥으로 읽고 가장 지금 시를 쓰고 있는 나에게 죽비처럼 다가온 부분은 1부 자본세에 시인들의 몸은 어떻게 저항하는가 중 흙의 생명력에서 인류세의 퇴적물로 였다.

    토양과 해양을 두루 오염시킨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에 주목한 「플라스틱 산호초」이 시는 ‘땅과 바다의 오염을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산호초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세상에 알리는 예술가들의 작업을 후반부에 언급한다. “결국 플라스틱 지층으로 발굴된 우리의 세기, 제기랄 썩지도 않고 불멸할” 것이지만, 그래도 파국을 막기 위한 예술적 수행성이나 실천을 포기할 수는 없다. ------- 세계가 깊이 병들어가는데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를 쓴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이하지 않은가.’라는 말에 정신이 들었다.
    내게는 「플라스틱 산호초」의 시의 자안은 ‘우리는 모두 플라스틱 중독자’구절이었고, 시적 인식이 새롭게 떠올랐다.
    “아주 가볍고 단단하고 질기고 반짝이고 게다가 값이 싼”이 새로운 물질에 열광했던 인류는 이제 플라스틱없이는 살 수 없는 ‘플라스틱 중동자’ 또는 ‘플라스틱- 인간’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시적 인식이 달라진 눈으로 『가능주의자』를 읽고 난 후에는 3부를 읽으며 더 가슴에 와 닿은 시들이 많았다. 특히 「빙하장례식」을 읽을 때 유빙으로 떠 흐르는 조각 네모들을 보고 마치 감전된 듯 찌르르한 가슴아픈 느낌을 받는 것을 느꼈다. 그 대목이 시의 자안이었고 시의 중핵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이라는 매트릭스에 안주하거나 자연과의 낭만적 동일화를 넘어, 파괴되고 오염된 세계의 실상을 직시하고 증언하는 시들이 써오는 동안 필자는 안이하게 문명의 밖으로 눈을 돌린 적이 없었다.
    “문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독백이 아니라 타자를 향해서 건네는 언어이고 결국 문학한다는 것은 공동체적 행위일 수밖에 없다”고 말씀을 마음에 새기겠다는 다짐 해 본다.

  • 2023-08-14 16:15

    선생님의 시를 따라 읽으니, 선생님께서 참고로 한 자료들에도 관심이 갔습니다^^
    영화 <토리노의 말> , 소설 <허삼관 매혈기> <장자>의 '응제왕' , '선 위의 선'은 들은 대화에서 영감을 얻어서 쓴 시라는 주석에서도
    선생님께서 시의 글감을 위해 접하는 장르의 다양함도요~~
    1) 선생님께서 평소는 시를 쓰고 공부를 하시는 과정에서 일상의 꼭 지키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2) '고슴도치와 여우'(106) 시는 톨스토이를 변호하는게 아니라 나 자신을 변호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석에 고슴도치와 여우에 대한 문장을 달아주시긴 하셨지만, 이 시와 관련 '변호하고 싶은 나'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습니다^^

  • 2023-08-14 16:56

    시론집 <문명의 바깥으로>의 문제의식을 시집 <가능주의자>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자본세/인류세의 현실에서 뭔가를 바꿔보려 할 때 무력함이 먼저 듭니다. 현실과 밀착하면서, 현실에 밀착했기 때문에 '가능주의자'라는 선언을 선취해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누구도 어려움을 부인하기 어려운 시대에, 어떤 힘이 선생님에게 시를 쓸 수 있게 하는 걸까요?

  • 2023-08-14 19:15

    나희덕 시인의 시는 김해순 시인의 시에 비해 굉장히 정갈하고 어딘지 모르게 정돈된 느낌이 든다. (일부러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저번 시간에 읽은 김해순 시인의 시와 굳이 시차를 두고 자연스럽게 느껴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김해순 시인의 시가 뜨거운 불(감정적)과 같았다면 나희덕 시인의 시는 차가운 물(이성적)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굉장히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고, 다양한 시어와 목소리를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갔던 시는 <허삼관 매혈기>이다. 위화의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에 나오는 한평생 피를 팔아 가족들을 구해내는 아버지 허삼관의 모습과 현시대에 여전히 피를 팔아 자신의 생활을 보태 나가야 하는 가난한 서민들의 생활이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담담히 보여준다. 또 바로 뒤에 나오는 <선위의 선>이라는 작품은 30년이 넘게 갇혀있는 우리나라 장기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묵직한 울림을 준다. 지난 역사와 현실의 뼈 아픈 삶과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을 잔잔한 리듬감으로 읊고 있는 시인의 시들은, 매우 절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깊이 파고든다. 왜 그럴까. 그녀의 담담한 언어들은 시 안에서 의도적인 거리를 두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 거리 두기가 오히려 시의 세계로 우리를 더 깊이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렬한 시어로 마음을 뒤흔들지는 않지만, 마치 조금씩 조금씩 옷감에 스며드는 빗물에 어느새 몸이 다 젖어버리는 것처럼 나희덕 시인의 언어는 담담하게 소리 없이 다가와 어느새 마음속을 온통 차지하고 뒤흔드는 놀라운 힘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거대한 빵> <줍다> <피투성> <사라지는 것들> <가능 주의자> 와 같은 시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

    질문 1. 시를 쓰기전 특별히 하는 어떤 작업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2. 이제 막 시를 처음 쓰기 시작한 사람들, 특히 산문시를 쓰려는 이들에게,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간과하지 않으면 좋을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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