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수의 의역학 후기

봄날
2010-04-06 11:51
2806

우선 5강을 듣지 않고도 '후기를 쓰라'는 팀장의 말씀에 머리를 쥐어짜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처세를 보라.^^

 

4강이 있던 날,

바로 다음날 새벽으로 일본유학을 떠나는 아들의 사주를 만지작 거리다 도담샘께 내밀었다.

혼자 지내는 유학생활이 진짜 자신과 잘 맞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어미의 답답함을 해소하려는 몸부림이었는데....

 

되는 일 하나도 없이 당초 이틀을 잡고 갔던 일본행은 여드레로 늘어났고

가장 속상했던 건 의역학 5강을 듣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일본말 하나는 잘 한다는 믿음의 아들과, 그 엄마는 하루종일을 쏘다니면서도

외국인 등록과 학생 등록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는, 달팽이 걸음의 일본시골구석에서

조용히 마주 앉았다.

 

어쨌거나 시간은 흐르고 어찌 되었든 아들은 남고 엄마는 돌아가게 된다.

그 자리에서 나는 도담샘이 말하신 아들의 사주를 전해줬다.

 

"전형적인 공대생의 사주라고 하더라. 잘 할 거라고...

무리없이 공부하게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더라.

사주에 金이 모자라니 한쪽으로 인문학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면 좋을거라고..."

 

"너는 丁火로 작은 불꽃이니 혼자서 무엇을 이루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는 일을 해야 한다"

 

헤어지는 마당에 이런 이야기로 마감하는 것이 의아한지 아들은 빙긋 웃었다.

일종의 안도감 내지는 믿음이 전해지기를 기도하는 엄마였다.

 

어제는 콜렉트콜로 열두시가 다되어서 전화가 왔다.

"오늘 배드민턴 서클에 가입해서 세시간이나 다른 애들하고 운동하고 조금 전에 늦은 저녁을 먹었어요.

오늘 여러명의 애들과 같이 이야기도 했어요."

 

스스로 운동서클에 가입했다는 것과

그 어렵다는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 이 두가지가 아들에게는 놀라운 사건이요 발전이다.

 

어쩌면 작은 불과 작은 물이 억지로 부대끼며 서로를 망가뜨릴까봐 노심초사하는 것보다

나는 나대로 멀리서 속살거리며 흘러가며 살고

아들은  스스로 군 불을 때며 따땃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

서로에게 유익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초보 의역학생도의 말도 안되는 해석이 오늘처럼 뿌듯할 수 없다.

 

댓글 3
  • 2010-04-06 11:59

    그 아들 가기 전에 내가 잠시 만났는데

    나..깜짝 놀랐다우^^

    느낌이 2년전과 확 다르던데요.

    완전 댄디..해진게...이미 팔자를 바꾸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염려...붙들어 놓으쇼^^

  • 2010-04-06 16:01

    말이 되는 해석을 보니,보는 이도 뿌듯 ^^*

    현재를 재해석하고,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으로 의역학을 만날 수 있어,참 ~~~ 좋아요. ㅎㅎㅎ

     

     

     

  • 2010-04-07 13:32

    이제야말로 걱정 놓으시고

    시냇물 흘러흘러 강물로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그러고 살자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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