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이 별건가>야행성개선프로젝트 12시엔 잠자기 2회

둥글레
2020-04-14 00:36
228

야행성개선프로젝트, 12시에는 잠자기는?

…… 글렀다.

그래서 나쁜 습관을 버리려 애쓰지 말고 좋은 습관을 무심히 추가해 보기로 했다. 곧 일찍 자는 게 잘 되지 않으니 일찍 일어나는 걸로 난 우회작전에 돌입했다. (굿나잇이 안되면 굿모닝의 힘을 빌려보겠다고 1회에 말했다.) 이 우회작전의 걸림돌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코로나19이고 또 하나는 주2회 근무이다. 늦게 자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찍 일어나면 신체리듬에 거기에 적응해서 재배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얼마간은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몸이 피곤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 감수성이 늘어날 거다. 해서 좀 늦게 잔 다음날은 일부러라도 더 자고 말았다. 그리고 4월부터 주 2회 10시간씩 풀근무가 내 체력에 좀 벅찼다. 근무 다음날은 거의 사경을 헤메는 지경이 되었다. 참 변명이 구질구질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내가 ‘양생이 별건가’의 실험에 저항하고 있다는 거였다. 실험이 어떤 의무감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전에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말이다. 괜히 이런저런 복잡하고도 복잡한 생각을 거치면서 에너지만 낭비했다. 이제 생각이 정리되었다. 뭐 심오한 동기도 필요없고 거창한 목표도 필요없다. 좋은 습관을 하나 만들자! 이것 뿐이다. 이걸로 충분하다.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 책이 한 권있다. 웬디 우드의 <해빗HABIT)>(다산북스, 2019). 약간 자기개발스러운 느낌을 풍겼지만 내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구매했다. 2/3정도 읽었다. 저자의 얘기는 사실 단순하다. “의지력으로 하긴 힘들다. 습관을 만들어라!” 

 

사람들은 외부의 영향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지를 추켜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 습관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으로 하는 일이 전체의 43% 정도라고 한다. 습관의 영역은 자동모드라서 별로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 그러나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려고 의지력을 쓰면 저항에도 부딪치고 에너지도 많이 든다. 우리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는데 여러 일에 의식적 자아를 동원하여 에너지를 쓰다보면 즉 애를 쓰다보면 소진되고 만다는 것. 의지력은 무한하지 않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습관의 영역으로 보낼수록 에너지를 보전하게 되고 꼭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해서 쓸수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과신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의외로 우리는 상황(또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난 스피노자가 떠올랐다.) 우리가 흔히 자제력이 높은 사람은 의지력이 강하다거나 금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고 단지 자동화에 즉 습관을 만드는 것에 더 능숙한 것뿐이란다.

 

저자는 과학자 답게 습관을 만드는 법을 5가지 얘기하는데 좀 복잡하다. 쉽게 얘기하면 유리한 환경(상황)을 만들고 방해요소를 없애고 습관이 될 행동에서 즐거움을 찾거나 즉각적 보상을 해주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 젤로 중요한데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 21일이니 만시간이니 다 근거가 없다. 즉 습관이 될 때까지 딱 정해진 시간은 없음. “행동이 행동을 낳고 반복은 또 다른 반복을” 부른다. “뭔가를 그저 계속하기만 하면 그것이 점점 더 쉬워진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소개된 비법을 나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입해 보기로 했다.

참! 굿나잇과 굿모닝을 거쳐 원래 하고자 했던 것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매일 아침 글쓰기. 단 몇 줄이라도.”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내 방에 책상을 들여놨다. (난 원래 책상과 식탁을 같이 쓰고 있었고 거실에서 공부를 해왔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이 습관이 지속되기가 어려워진 것.) 지원이 테이블을 만들어줘서 식탁으로 쓰기로 했다. 매일 저녁 책상을 정리하고 책상 한 가운데에 노트북을 놓고 잠자리에 들기. 또 아침에 바쁘지 않게 저녁에 다 챙겨놓기.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도 따라 올 것 같다. ^^ 보상이 문제인데... 뭐 아이디어 있으신 분?

댓글 7
  • 2020-04-14 09:59

    보상이라....보상이란 말이 난 어색하네....

    • 2020-04-14 11:31

      글쓰는 일에서 보람을 찾으면 될텐데..
      북앤톡 글쓰기는 보람을 느끼고 있으니 별도의 보상은 필요없을 듯 하네 ㅋ

  • 2020-04-14 09:59

    오~~ 저 책상위의 성의 역사 책들^^ 연출인가요? ㅋㅋ 제 책상 위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제 책들과 너무 달라서요~~ ㅋㅋ
    "여러 일에 의식적 자아를 동원하여 에너지를 쓰" 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은 이 습관을 고쳐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ㅋㅋ

    • 2020-04-14 11:30

      지금 공부하는 책들을 바닥에 팽개칠 수는 없잖아요? ㅋ
      반복하는 일엔 의지력이 필요하지요.

  • 2020-04-14 10:16

    12시 전에 잠드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니....ㅋㅋㅋ

    • 2020-04-14 11:29

      평생 몸에 베인걸요...ㅜㅜ
      꼭 해야할 일이 아니라면 12시전에 눕긴 해요. 잠이 안와서 문제지...ㅋ

      • 2020-04-22 17:10

        매우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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