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 글쓰기 <짓기와 거주하기> 4부 후기

숨쉬는돌(문경미)
2021-04-26 13:39
367

리처드 세넷의 <짓기와 거주하기> 마지막 세미나였다.
드디어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자리가 열렸다는 후련함이 있었지만,
단풍선생님과 김현지 선생님의 빈자리가 허전하기도 했다.
(단풍선생님이 늦게라도 합류하셔서 기쁘고, 반가웠다. 일요일 오전에는 열 한 명이 완전체로 모여야 마음이 좋다.)

 

4부 발제를 준비하며 

세넷은 왜 파괴적인 힘을 지닌 자연의 문제를 4부 '도시를 위한 윤리'에 배치했을지,
윤리에 대한 문제를 말하기에는 ‘타자의 무게’ 등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더 적당하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은 친구와 남편에게 책 내용을 얘기해주면서, 함께 생각해보자고 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발제문을 읽기 전에 학인들께 질문했고, 학인들은 각자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해주셨다. 

특히 겸목 선생님께서는 세넷의 글쓰기에서 절묘한 배치에 감탄했다는 말씀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며 

3부까지는 '짓기'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4부는 '짓기' 이후에 대한 이야기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짓기'의 문제에서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꺼내놓으니 해결되는 즐거운 경험.  

카톡 통해서 진작 물어볼 걸... 괜히 책도 안 읽은 애먼 친구와 남편을 잡았다. ;;;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을 하면서 느끼는 거다. 

 

혼자 읽었다가는 수십번 때려치웠을 책을 마지막 책장에 도달할 때까지 붙들게 만드는 힘, 

자칫하면 편협한 이해와 해석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텐데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힘, 

거대한 현실 앞에서 무력함을 느낄 때에도 그 안의 작은 움직임과 희망을 보고 다시 마음을 세울 수 있는 힘, 

책을 통해 만난 '나'에게 실망할 때에 그것도 맞다고 토닥여주는 따뜻함을 느끼는 힘, 

그래서 더 잘 살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힘. 

 

매주 일요일, 문탁을 나서면서 그런 힘을 느낀다. 

더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작은 힘으로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힘. 

후기를 빌어, 단짠 학인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댓글 10
  • 2021-04-26 13:54

    오호! 이런 연서를 남기셨네요!

    11명이 모두 모이는 '완전체'가 되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팀이 되어가고 있군요^^

    저도 문탁을 제 인생의 '드림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독고다이의 고독과 멋짐을 가슴 한 켠에 품고 살지만, 

    팀이 주는 징글징글한 흐뭇함도 무시할 수 없더군요.

  • 2021-04-26 14:00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고 막연하게 느꼈는데, 경미샘이 정리한 5가지 힘의 정의(?)를 보니 감동적입니다. 마지막에 쓰신 것처럼 더 좋은 사람으로 살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경미샘이 부럽습니다. 저도 투덜이에 그치지 않고 읽은대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

  • 2021-04-26 14:10

    단짠 없는 일요일.....허했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렇게 글로나마 연결되니, 위안이 됩니다. 담주에는 꼭 참여할게요! 

  • 2021-04-26 16:09

    ㅋㅋㅋㅋㅋㅋㅋㅋㅋ겸목샘의 ‘징글징글한’ 흐뭇함에 꽂혀서 빵터졌어요. 전 아직도 독고다이쪽에 더 치우쳐 있어요. 저는 좀더 ‘함께’해 보려 기웃거리고 있는데 자꾸 관찰자와 객의 위치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기서 좀 더 나아가 노마드가 되고 싶어요.. ㅋㅋ 그리고 너무 ‘함께’에 방점 찍지 않고..  그러지 못하는 저에 대한 죄책감도 좀 외면하고, 저를 좀 편안히 놓아주려 합니다. 

     

    문탁에 다시 와서 좋아요..

    그리웠었나봐요..

  • 2021-04-26 16:20

    다들 어찌나 솔직한지 ㅎ

    저도 일요일아침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일요일아침이 좀 부담스러운 시간이었거든요 

    이제 슬슬 써야한다는 압박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긴하지만 ㅋㅋ

    샘들처럼 솔직 담백함을 배우는 기회로 삼아 어찌어찌해볼랍니다ㅋ   아자!!! 

  • 2021-04-26 16:52

    겸목쌤의 징글징글한 흐뭇함에 행복이 묻어 나는 느낌 보기 좋습니다.

    저는 일요일 수원과 수지를 오가는 피곤함도 있으나, 시작을 했으니 어찌어찌 해봐야겠지요.

  • 2021-04-26 20:53

    경미 샘 후기 핵 공감합니다. 

    항상 주중에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주말에 시체처럼 충전하며 살다가.. 일요일 오전이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읽고, 사유하고, 샘들 애기 듣고 생각하고 그리고 조금씩 쓰는 일이 재밌어 질려고 하는데.. 점점 회사가 가기 싫어지는데 어떻하죠??

    • 2021-04-28 16:58

      ㅋㅋㅋ 매 후기마다 진우쌤 댓글보는 재미가 있어요>< 어떨땐 공감가고 어떨땐 무릎을 탁 치게 만들고 오늘은 마지막 대목에서 빵터졌어요 ㅎㅎㅎ

  • 2021-04-28 17:04

    일요일 오전에 수업을 가기위해서 괜히 가족들에게 미안한마음이 들어 아기가 일어나는 새벽부터 허둥지둥+헐레벌떡 오만가지 일을 다 하고 나와요. 정신없이 정류장까지 뛰어 고단한 몸을 마을버스에 실으며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수업을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하지만 단짠 학인들과 풍성한 대화를 하고 나오는 길에는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길 잘했다. 더 힘을 내야지.'라는 다짐을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갑니다. 이 두시간이 점점 저의 일주일을 버티게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2021-04-29 00:07

    숨쉬는돌샘의 후기는 막막~따땃해지네여~^^ 뒤늦게 참여해서 온도차이는 있었지만 세넷을 같이 환송 할수 있어서마음이 놓였지요!!~인디언샘의 샌드위치 으뜸^^b 

    문탁안에서 많은 세미나를 해보진 않았지만..단짠팀의 느낌은 뭐랄까......문탁같지 않으다~~~~^^;;;

    시절인연으로 만나서 인가봐요~~~~~!
    일요일 이시간이 점점 삶의 원동력을 준다는 엘림샘 말씀에 큰 공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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