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 라면에 김밥
청량리
2022-11-20 16:25
203
14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 공무원 식사일지
오늘은 야근이다.
아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일 안 하고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거다.
아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저녁 7시까지만 있다가 집에 가는 거다.
아니다, 더욱 더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저녁 6시에 밥 먹으러 나갔다가 7시에 들어와 초과근무 찍고, 집에 가는 거다.
어쨋든, 오늘은 야근이다.
오늘은 팀장님과 다른 직원들 휴가라서 둘이서 먹게 됐다.
"불백 갈까요?"
딜레마다. 내가 '잡식'인 거는 이미 그 사람도 알고 있을 터, 그것을 고민하는 요즘 기간에 대해서는 모른다.
"저, 제가 이번 주 채식이라 다른 거 먹으면 어떨까요?"
이렇게 말하면 '갑분싸' 되고, 내일 점심부터는 팀원 전체를 신경써야 한다.
"가까운데 가서 얼른 먹고 들어오면 어떨까요? 요 앞 김밥집, 어때요?"
콜~~~~. 둘이서 김밥집으로 방향을 바꿨다. 다행이다.
"어서오세요~~"
김밥에 라면을 주문했다.
아, 화학조미료는 육식이 아니니 채식일까? 화식인가? 이도저도 아닌 그냥 식사라 할 수 없는 걸까?
채식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육식을 줄이거나 끊는 '네거티브'한 게 아니라,
몸에 대한, 양생에 대한 생각으로 나아간다. 무엇이 더 좋은 먹거리, 더 좋은 삶인가?
쌀 한 톨에도 온 우주의 기운이 다 들어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만나게 라면을 먹었다.
라면 스프 알갱이 하나에도 온 공장의,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로움이 들어있지 않겠는가.
물론 빈그릇 운동을 위해 국물까지 들이 마셨다. 후루룩~~~~~음, 짜구나.
회사 근처에 '금옥이네'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다.
백반이 아직도 5,000원인 곳이다.
그런데도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반찬이 7가지 넘게 나온다. 국 빼고.
원한다면 계란후라이는 700원에 먹을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제일 맘에 드는 식당이다.
(최근에 500원에서 가격이 올랐다.)
다음번에는 그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팀원들 설명이나 눈치보지 않고도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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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때깔이 군침이 도는군요~김밥&라면 저녁메뉴로 할까?싶네요~ 저도 직장근처 점심 5,500원 하는 오픈구내식당이 있는데 저희끼린 오마카세라고 불리는 곳보다도 500원이 싸다니...졌다~ㅋ
노량진에 한번가야겠네
7가지 찬에 오천원이라니!!!
할머니 이름이 금옥일까? 금옥이란 이름이 반갑네요
난감할 땐 분식집이 가장 무난한 것 같아요ㅎㅎ
5000원에 7첩반상 백반이라니... 귀한 곳이네요!!!
언젠가 우현이와 행복식당에 밥 먹으러 갔을 때 사장님이 계란 후라이를 주셨다.
그때는 식당에 자주오는 우현이가 이뻐서 주신 거였다.
행복식당 계란 후라이도 돈을 더 내고 사 먹는 메뉴일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