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비글 시즌1 8차시<슬픔의 방문>후기

시소
2024-04-30 21:33
101

  이번 시즌 마지막 책 장일호의 『슬픔의 방문』에세이 시간이다.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를 시작으로 『나는 왜 쓰는가』와『내이름은 루시 바턴』을 읽고 처음 읽는 국내작가의 책이었다. 번역책이 아니다 보니 읽기도 이해하기도 훨씬 수월 했던 책이다. 읽기 쉽다고 정말 읽기만 한것인지 막상 세미나 시간이 되어 서로의 메모글을 읽고 이야기 하다보면 나의 독서 방법의 문제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단풍샘은 본인과의 유사한 점이 많아 감정이입이 많이 되셨다는 애기로 말문을 여셨다. 단풍샘이 메모해오신 글 중 ‘내가 지나온 가난은 자원이었다.’라는 문장에서 어떻게 본인이 겪은 일들을 '자원화'할 수 있는 생각을 할수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 자신을 삶을 연민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 태도의 문제라는 것에 우리는 동의했다. 물론 어떻게 하면 그런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지는 별론으로 하고 말이다.

 

  책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 거리가 많은 유유샘은 장일호 작가님의 팬이라고 하셨다.(나는 장일호 작가를 처음 알았다.)유유샘에게 듣는 장일호 작가의 과거 이야기는 작가를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좋아하는 작가여서 그런지 메모 발췌양이 정말 많으셨다. 문장 모두 읽으며 좋았지만 유유샘의 인생모토라며 애기해주신 말에 우리는 크게 웃었다.“ 착한 여자는 천당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

'나는 병의 원인을 내가 살아온 삶을 반성하는 일로 갈음하고 싶지않다. 무엇보다 내가 살아온 삶을 바꾸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아픈 몸을 대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P240)라는 문장에서는 어떤샘은 반성까지는 아니어도 원인은 알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세상만 바꾸는건 아니지 않냐는 물음을 제기해주셨다. 그 문제에 대해 작가가 애기 하고자 하는건 노동력을 상실한 몸을(병든 몸)대하는 세상을 애기하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먼불빛님은 책을 읽으니 본인이 따님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애기는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으나 본인의 언어가 없어서 전달이 안되었다는 애기를 하시며 따님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애기를 해주셨다. 물론 따님이 읽으실지는 미지수로 남겨두었지만.

 

  이든님은 이 책을 읽으며 본인의 절실함이 없는 삶에 대해 고민을 토론하셨다. 장일호 작가의 정면 돌파하는 태도와 야생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고 하셨다. 나 또한 절실함이 부족 하다보니 이든샘의 고민에 잠시 생각에 빠지는 시간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일고 장일호 작가에 대해 막연히 ‘멋지다’라고 생각했다면 꿈틀이 샘은 ‘두렵다’라고 애기 해 주셨다. 살아오면서 꾹꾹 눌러온 것들이 책을 읽으며 스물 스물 올라와 두렵다는 속내를 말씀해 해주셨다.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눌러온 감정들이 있다. 그런 감정은 어떤 불씨를 만나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된다. 아마 꿈틀이 샘은 『슬픔의 방문』일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책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책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무신경함의 문제인듯 하다.

  무이샘은 ‘나는 때때로 오늘을 잘살기 위해 죽음을 생각한다’라는 문구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10대에는 공부하는게 잘산다고 생각했고 20대에는 공부해서 취직하는게 잘사는 삶이라 생각했다며 나이에 맞게 매번 잘사는 것은 시기에 따라 움직인다며 현재도 움직이는 중이라 아직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시소는 잘 사는 삶에 대해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의미는 아직 찾지 못했다며 다른 분들은 좋은 삶이 어떤것인지 자문을 구하였다. 삶의 모양이 다양하듯 좋은 삶도 100인 100색일 듯 하다. 좋은 삶은 정의는 다른사람에게서 찾을 수 없다.

  수영샘은 본인이 딸아이를 낳았을 때의 먹먹함을 애기 하시며 장일호 작가와의 경험을 공유해 주셨다. 여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힘듬을 알기에 먹먹했다는 샘의 애기에 우리는 잠시 과거를 소환하는 경험을 했다.

  겸목샘은 장일호 작가의 직업(시사IN 기자)특징이 이번 『슬픔의 방문』에 많이 반영된듯하다며 1부(문장에 얼굴을 묻고) 2부(우리는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문학 에세이 저널의 특징이 섞여있는 글이라면 3부(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앞에서)는 기사의 느낌이 강하다는 느낌도 이야기 해주셨다.

 

  작가의 글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평소보다 오래 세미나가 이어졌고 우리는 모두 이 책에서 ‘긍정성’과 ‘두려움’을 느꼈다는것에 공감하게 되었다.  물론 글쓰는 우리는 '부럽다'라는 감정도 강하게 느꼈다는......

 

  다음주는 휴강입니다. 한주 쉬시고 에세이 초안으로 만나겠습니다.

 

댓글 4
  • 2024-05-01 05:37

    <슬픔의 방문>을 <슬픔의 초대>라고 파일명을 써놓고 혼자 웃고 지웠어요. 시소님은 <슬픔의 산책>이라고 쓰셨네요^^ 나만 그런 실수를 하는 건 아니구나 싶어 또 웃었어요. 저는 <슬픔의 방문>에 소개됐던 책 한 권 주문했어요.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를 다시 읽어볼까 싶고요, 이렇게 장일호의 방식을 따라가보며, 그의 글쓰기를 다시 느껴보려구요. 어디서 그런 좋은 문장들이 나오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면서요.

    • 2024-05-01 12:35

      ㅍㅎㅎ 이런 실수를...써놓고도 몰랐네요
      수정완료 했습니다

  • 2024-05-01 08:53

    휴일 아침, 여유있게 '슬픔을 방문'했던 시간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의 슬픔과 각자의 좋음이 뭘까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도 같아요. 읽은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달려라 아비>를 오늘 한 번 읽어보려 합니다. 책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좋아서 이번 주 쉬어서 왠지 아쉽기도 하네요 ^^

  • 2024-05-07 12:14

    슬픔의 초대, 슬픔의 산책, 슬픔의 방문 다 좋네요. ㅎㅎ

    후기 읽으며 토론 시간을 다시 한 번 곱씹어봅니다. 우리들이 나눈 이야기를 떠올려보고, 뭘 쓸지도 생각해보고....
    지난주는 이번 시즌에 썼던 글들을 읽어봤어요.
    슬픔의 방문도 들춰보고...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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