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 에티카 후기

천유상
2024-04-11 21:42
100

늦은 후기 죄송합니다.
에티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인지. 무슨 말을 써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후기를 적겠습니다.

 

정신과 신체를 동등한 위치(심신평행론)에서 바라본 스피노자의 철학은 신선했습니다. 동시에 작동한다는 말이 아직까지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지만 정신을 무조건적인 우위의 위치에 놓지 않는 스피노자의 철학은 생각해볼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완전성이라는 개념도 ‘작은’ 완전성에서 보다 ‘큰’ 완전성으로 변한다는 유동적인 개념이 왠지 모르게 희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불합리한 존재’라고 치부될 수 있지만 그것조차 각각의 완전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각각의 개체가 고정된 존재가 아닌 ‘좀 더 큰 완전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려는 사물의 본성을 ‘욕망’이라고 할 때, ‘감정’을 ‘우발적이거나 우연적인 특성’ 이 아닌 인간의 현행적 본질, 즉 ‘욕망(코나투스)’의 발현이라고 본 것, 이것을 엄연한 ‘자연의 법칙’, 그리고 ‘필연성’으로 본 것, 그리고 감정을 논리적인 것 이하의 결함, 혹 타락이라고 치부하지 않는 스피노자의 자세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보다 폭 넓게 사유하려고 했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신(혹 이성)이 없기에(혹은 부족하기에) 무능력하다고 혹은 감정적이라고 치부되어 평가절하 되었던 존재들에 대해 스피노자의 철학은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피노자는 기쁨과 슬픔과 같은 ‘감정’을 ‘작용을 받는’ 수동적인 것으로, 부분적(부적합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상정하지만 ‘능동’의 영역으로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떤 조건과 방법이 있다면 부적합한 ‘감정’도 능동으로 갈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인간은 필연적이지만 수동적이기도 한 ‘감정’을 능동(오류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과정)의 영역으로 가져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감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좀 더 세밀하게 알면 되는 것일까?

 

에티카 3부 정리 18부터 스피노자는 기쁨과 슬픔의 다양한 작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떻게 대상의 슬픔과 기쁨에 의해 자극 받는지,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더라도 소위 ‘대중’이라는 집단에 의해 어떻게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고,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지 ‘정서 모방’ 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한다. ‘암비치오’는 정서 모방의 한 예로서 대상과 나의 감정이 ‘일치’할 경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상과 나의 감정이 상반될 때에는 대상에게 나의 감정을 ‘강요’하게 될 수도 있음을 스피노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나의 욕망이 상대방의 욕망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결국 모든 사람이 경쟁하게 된다고도 이야기한다. 슬픔이나 기쁨의 감정들이 어떻게 변용(연민, 시기, 질투, 경쟁심 등)될 수 있는지 스피노자는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나의 느낌은 스피노자의 ‘감정’이 항상 대상(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상이든 아니면 나와 관계없는 타인이든)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나의 욕망이 항상 타인의 욕망과 관련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 그 ‘감정’이 어떻게 변용되고 있는지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을 아는 것. 이것이 내가 지금 스피노자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점인 것 같다. - 사실 스피노자가 이걸 이야기하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ㅜ

 

이야기 중 라겸샘이 언급한 ‘연민’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스프링샘이 이야기 하신 ‘자살’과 같이 실존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반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야기하신 부분도 제게는 기억이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발제 부분을 제가 많이 헤멨기 때문에 같이 공부하신 분들께..미안한 마음이;;; ㅠ

댓글 3
  • 2024-04-12 05:06

    엄청 정리 잘 하셨어요!! 내일 감정의 드라마를 더 얘기해봅시다~

  • 2024-04-12 09:13

    세미나 한번에 스피노자를 이렇게 쏙쏙 이해되게 정리하시다니.. 유상샘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연민부분은, 슬픔이라는 '정서법칙으로서의 연민'과 연대라는 '정서모방으로서의 연민', 그리고 불필요한 것으로서의 '3종지에서의 연민'의 결이 모두 다르게 보인다는 이야기였어요~~

  • 2024-04-12 13:10

    샘. 뭐가 미안하다는건지 당최 알 수 없지만, 일단 그 마음 받고. ㅎㅎ. 근데 자꾸 샘의 목소리와 미안해하는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슬몃 새나오네요. 샘이랑 공부하는거 재밌어요. 못 보던 지점을 보게 되고 잠시 머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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