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어바웃월경, 줌강의

일리치약국
2021-07-17 18:00
274

 

 

7월 17일 토요일 오전에 <올어바웃 월경> 줌강의 열렸습니다~ 비대면 강의가 더 떨리신다는 강사님 말씀처럼 줌화면으로 만나니 아쉬움이 있었지만, 월경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한 2시간이었습니다. 이지엔모어의 김민지 강사샘은 우리가 월경의 메카니즘을 알아갈 때 '임신 실패의 결과'라는 설명으로부터 시작하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뭔가 시작부터 '실패/부정'의 이미지로 월경을 접하게 되면, 당연히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거죠.

 

'월경통에 진통제를 먹어도 될까?' 라는 우리의 의구심에 대해 강사샘은 <참치마요, 치킨마요, 그 통증 참지마요>라는 재치 있는 말로 월경통이 심하다면, 진통제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대신 진통제들의 성분을 잘 살펴보고, 통증이 심해진 다음에 복용하기보다는 통증이 오기 전에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도 덧붙여주셨습니다.

 

PMS라고 부르는 월경전증후군에 대해서도 이런 게 왜 있을까 짜증을 내기보다는, 그즈음의 내 상황이 어떠한가? 나는 어떤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나는 감정부분에서 어떤 부분이 취약한가를 살펴보고, 가족이나 파트너,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관계가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팁도 유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강의의 하일라이트는 탐폰이나 월경컵에 대한 소개였는데요, 특히 월경컵과 관련해서 집이 아닌 곳에서는 어떻게 월경컵을 비우고 다시 끼우나, 세척을 어떻게 하나, 밤에 잘 때 새지는 않나 등등 질문이 이어졌지만, 가장 기억에 나는 건 월경컵을 사용하려면 각자 월경을 할 때 자신의 '질의 길이'를 손가락을 넣어서 재보아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어이 없지만, 우리는 각자 자신의 질이 어떤 모양인지, 어느 정도의 길이로 내 몸에 자리잡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런 무지가 월경에 대해서도 별로 알고 싶어하지 않고, 빨리 해치우고 싶은 것! 규정해버린 것이 아닐까요? 강사샘 말씀이 월경컵을 사용하려면, "한 번은 피를 손에 묻혀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고보니, 월경을 하며 피를 묻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걸 굳이 피하려고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질의 길이도 그렇고 나의 PMS 특징도 그렇고 결국 이 모든 게 좀 더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를 잘 챙기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경을 앞둔 딸을 둔 단풍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걱정이 가득한 질문을 해주었는데, <리뷰 오브 월경4회> 콩땅님이 쓴 <소녀들을 위한 내 몸 안내서>(휴머니스트, 2019년)을 추천해주셨어요^^ 이 책 읽고 근심 가득한 단풍님의 걱정도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오전 일부러 시간 내서 줌강의에 들어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이렇게 '월경'에 대해 떠들다보면, 월경에 대한 생각도 더 풍부해지고, 우리의 요구도 더 다양해지고

그러면 우리가 쓸 수 있는 월경용품도 지금과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직 월경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건 너무 많아요! 무구한 개척지가 우리 앞에 있네요~

 

 

댓글 8
  • 2021-07-19 12:04

    저도 이번 강의 들으며 이미 끝난 월경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매달 한 번 하는 월경이야말로 우리 몸의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일텐데...

    우리가 그걸 너무 무관심하게 해치우는 일로 여겼구나 싶었습니다~~~

  • 2021-07-19 14:44

    언니들의 병원놀이 박슬기 원장님의 인터뷰에서 레지던트기간 동안 몇 달씩 월경을 안해서 자신의 몸상태가 엉망이라는 자각을 할 수 있었는데, 남자 동기들은 그걸 모르고 계속 무리하더란 내용이 있었어요. 기린 얘기를 들으니 그 인터뷰가 떠오르네~

  • 2021-07-19 18:45

    이미 폐경된지 10년도 넘었는데 제가 왜 일케 열라 댓글을 다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저는 진통제 먹기전에 허리 아플 때 쓰는 핫팩을 아랫배에 올려보기를 권해 봅니다.

    그리고 초경 세레머니 할 때 할 말이 없었던 것을 후회 합니다.

    배가 아프면 엄마한테 말하라고.. 그리고 저는 딸아이의 배를 문질러 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딸과 얘기도 하고요.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그때 약을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잠잘 때나 양이 적을 때는 면 생리대를 사용하라고 초경 때 말 할 것 같아요.

    저의 딸들은 그렇게 습관이 안들고 다 커서 내 말을 듣지 않지만 이제 월경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면

    권하고 싶습니다.

    • 2021-07-19 20:59

      봉옥샘의 팁 감사해요~ 월경에 좋은 방법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거라고 강사샘이 설명해주셨어요. 거기엔 헛백도 있고요. 저도 핫백 잘 쓰고 있습니당^^

    • 2021-07-20 16:35

      보혈과 혈액순환이 월경통 경감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잦은 진통제 복용은 허혈을 만들고 결국 혈액순환에 좋을 것은 없습니다.

      통증이 경미하다면 굳이 진통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혈 보충과 혈액순환을 시켜줄 수 있는 약을 먹어주는 게 더 좋을 수 있죠.

      하지만 통증이 심한데도 진통제를 안먹고 참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 2021-07-20 14:40

    방 밖에서 점심을 독촉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삼켰던 질문이 있는데, 여기에 남기면 답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희 올케는 여름에는 편리하려고(?) 피임약을 통해 월경을 몇 달 연기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매일 잊지 않고 약먹기가 더 힘들어 시도하지 않고 있는데, 이게 건강에도 괜찮을지 궁금했었어요-

    • 2021-07-20 16:32

      경구용 피임약은 여러 부작용이 있어요. 하지만 부작용이라는 손해보다 생리를 하지 않는 몸의 편리나 편안함이 더 이익이라면 이런 선택도 할 수는 있습니다. 어떤 것이 내게 ‘건강’인가를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죠. <말하는 몸 2>>에는 피임시술로 생리중단시술을 한 경험자들의 얘기가 나옵니다. 월경량이 많거나 월경통이 너무 심한 사람도 피임시술로 생리를 중단시키기도 합니다. 생리중단 목적으로 피임 시술을 한다는 것에 처음엔 놀라기도 했지만 책을 읽고 이들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자신의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 선택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결국 자신의 선택입니다. 몸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피임약 복용이나 피임시술의 부작용으로는 부정출혈, 수분저류(부종), 혈전, 고혈압, 유방암, 간질환, 체중증가, 기미 등 다양합니다. 

      • 2021-07-20 20:27

        오~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말하는 몸 시리즈도 읽어보고, 제가 생각하는 몸과 건강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