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비글 4차시 후기<나는 왜 쓰는가>

시소
2024-04-02 16:13
109

  일요일 아침 .소화되지 않은 텍스트를 애기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그럼에도 같이 이야기하면서 정리되었던 경험이 있기에 오늘도 문탁을 향해 갑니다.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가 이야기의 줄기가 다양하게 뻣어 나가 따라가기 힘들었던 반면 조지오웰의 ‘나는 왜쓰는가’는 짧은 에세이면서 명확하게 표현되었기에 이해가 조금은 쉬웠다.

  짧은 에세이 중 ‘꼬끼리를 쏘다’는 많은 분들이 메모해 오신 글이었다. 미얀마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어느날 코끼리가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서 소총을 챙기고 나갔지만, 사실 코끼리를 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소식을 듣고 몰려든 2천여명의 시민들 앞에서 결단력 있는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코끼리를 쏘게 된다.

시소는 타인의 시선에 나를 맞추었을 때에 느꼈던 상황이 제국주의나 식민지에서의 경험과는 다른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느낄 수 있다는 애기를 하였고 단품샘은 회사에서 팀장으로서의 느꼈던. 겉보기에 주연(팀장)같지만 실제로는 타인(팀원)들의 의지에 밀려다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다. 꿈틀이 샘은 한 단계 더나아 가서 제국주의자들이 느끼는 두려운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우월감을 기본으로 한다는 먼불빛샘의 이야기와 제국주의는 사람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어느샘의 이야기. 같이 이야기 했을 때는 잘 이해됐다고 생각했지만 후기를 쓰기위해 복기해보니 정리가 잘 안된 느낌이다.

 

  겸목샘은 〈두꺼비의 단상〉 때문에 이 책이 봄에 읽기 좋은 책인 줄 너무 늦게 알게 되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겸목샘의 말에 우리는 모두 동의했다. 조지 오웰의 세심한 관찰 끝에 나온 글들이기에 글은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불 킥하고 넘어갔던 상황들도 찬찬히 관찰하고 사유하는 오웰처럼 하겠는 유유샘의 이야기.

  봄은 어디에도 있으나 그걸 순간순간 알아차려야 하는 건 우리 모두에게 달렸다. 자본주의 하에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지만 순간 순간 삶의 여유를 찾아야 한다는 무이샘의 이야기. 만약 조지오웰이 자본적인 활동을 안 하면서 삶의 여유만을 이야기 했다면 우리는 이렇게 그의 글에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삶도 자본주의 체제의 사슬에 묶여 있지만 우리에게 즐겨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삶의 여유를 유보하며 살아가는 봉쇄형의 삶을 지향하였지만 이제 순간순간 즐기는 삶을 위해 노력하게 다는 먼 불빛샘의 애기에 우리는 모두 공감을 했다.

어떠한 필터라도 통과할 수 있는 신형 독가스처럼 말이다 라는 구절에서는 계절은 보는게 아니라 스며들어 느껴야 한다는 표현에 우리는 놀라워 했다.

  시즌1의 첫책인 리베카솔닛 ‘오웰의 장미’를 통해 보는 오웰이 막연했다면 ‘나는 왜쓰는가’를 읽은후에는 조금더 선명하게 다가왔고 리베카 솔닛이 보는 오웰이 좋아졌다. 한동안 나는 조지오웰의 책들을 옆에 두고 있을 것 같다.

다음 후기 및 간식은 무구샘과 단풍샘입니다.

 

댓글 6
  • 2024-04-02 18:03

    시소님! 어찌 후기 쓰나?? 걱정 한가득이었는데, 잘 쓰셨네요^^ 오웰의 책과 가까이 지내는 일은 어떤 여파를 가져오게 될런지도 궁금해집니다.

  • 2024-04-02 18:22

    저는 사실 오웰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게 그날 하나하나 조목조목 보니 아니 이렇게 좋은 문장을 나는 왜 지루하다고 느꼈지? 싶더라구요. 이렇게 빠른 후기라니...ㅎㅎ 일도 달리듯이, 후기도 달리듯이 부지런히 쓰셨네요. ㅋㅋ 샘 책상에 화분은 잘 있죠? ㅎㅎ

  • 2024-04-02 19:02

    오웰이라는 사람에게 스며들었던 포인트가, 자본구조안에 포함 되어있는 우리처럼 그도..계속 고민하고 ,실험하며 자신을 매번 돌아봤던..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일상의 기쁨을 알았던 사람~ 저도 오웰에게, 한동안 빠져있을것 같네요^^

  • 2024-04-02 19:19

    혼자 읽으면서 단편이지만, 한 편 한 편 한차수 토론이 될만하다 싶은 글이었는데 함께 못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선생님 후기 읽으면서 그날의 이야기들을 더듬더듬 쫓아가게 되었네요. 오웰이 이렇게 우리의 생활과 가까운 사유와 삶이었나,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

  • 2024-04-02 21:31

    한 편, 한 편이 겸목쌤 말대로 그야말로 교과서 같은 글, 문장이었어요. 지성, 냉철한 분석, 섬세한 감수성, 말도 안되게 찰떡 같은 유머.. 좋은 글이긴 한데, 일주일만에 읽고 소화시키기엔 버거운 책이기도 했구요. 오래 두고 하나씩 꺼내 읽어야 할 책. 시소님 후기 마지막 문장처럼 오웰의 산문은 오래 옆에 두어야 할 거 같아요.

    간식은 제가 좀 넉넉히 준비해볼께요. 단풍님은 지난주에 하셨으니, 그냥 오세요.

  • 2024-04-03 08:18

    봄에 읽기 좋은 책이라는 말이 꼭 여유를 가지고 읽고 쓰라는 말 같아서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조지오웰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았음에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았듯이요..
    글을 쓰고 있는 상황, 책을 읽고 있었던 상황 마다 개인의 감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서 촉발하는 문제의식이나 느낌 또한 조금씩 다를 거라는 생각도 같이 하게되고,,
    현재 저 상황이 그때의 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가 바로 서술자의 관점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소샘 후기 읽으니 이번 과제는 좀 편하게 여유있게 가벼운 마음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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