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역사3권>후반부 - 자기배려와 성의 역사

뿔옹
2020-05-15 15:20
344

지난주 세미나와 강의에서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 

그래서 세미나와 강의를 하면서 떠올랐던 의문들을 문탁샘의 강의안과 연결하여 정리해보려고 한다.

 

19세기 우리는 자신을 섹슈얼리티의 주체(욕망의 주체, 억압/해방의 도식 속에서 작동하는 주체)로 발견했다. 하지만 섹슈얼리티는 단순한 억압/해방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고 푸코는 주장한다.) 이는 하나의 존배 미학/생활 양식으로, 성에 대한 무수한 지식들의 생산과 이로인해 인해 형성되는 권력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성의 역사'를 파고 들다보니 푸코는 <성의 역사1권>(1976)을 출판하고 8년간의 휴지기를 갖게 된다. 고전기 그리스의 존재 미학/삶의 양식, 그리고 제정기 로마에서의 아스케시스로 대표되는 자기 수양, 그리고 기독교 사회에서의 성에 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권 이후 '쾌락의 활용'이라는 부제를 지닌 <성의 역사2권>이 1984년에 나왔다.

<쾌락의 활용>은 자기와 자기의 관계를 구성하는데 '성 혹은 쾌락의 활용'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는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하지만 <성의 역사 3권>에서 푸코는 길을 잃고 있는 것 같다.

후반부 내용인 '4장 육체, 5장 아내, 6장, 소년들' 은 성 담론(지식 체제)가 어떻게 개인의 삶과 정치체제와 연결되는지를

상상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지금 우리의 성에 관한 지식 체제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는 구성하고 있는지 반추할 수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여성 혐오, 임산부석을 향한 젊은남자의 시선,  n번방, 위안부에 대한 태도는  현재 우리 사회의 토대와 체제를 상당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의 역사> 1권과 달리 2권, 3권으로 오면서는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라는 (1981년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주체의 해석학') 주제와 푸코가 끌고 가려했던 '성의 역사' 사이의 간극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

분명 "19세기에 우리가 자신을 섹슈얼리티의 주체로 발견했다"는 푸코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크다. 자본주의와 성,  억압하는 성과 해방은 지난 200년간 우리 사회의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핵심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권, 3권에서 푸코가 사례를 들어서 말한 것을 보면 쾌락의 활용이란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를 구성하는 아주 다양한 기술들 중의 한 부분이었다.(고 읽힌다.)

이렇게 생각하니, 동성애자로서의 푸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푸코의 철학을 동성애적 관점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문제적이겠지만, 그에게서 동성애를 빼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문제적이라 생각된다. 푸코는 분명 처음부터 자신에게 가장 개인적인 문제를 사회 속에서 풀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권력, 비정상인, 미시권력, 주체성 모두는 사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사회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몸으로 보여준 푸코의 분투이지 않았을까.

 

길을 잃은듯이 보였던 푸코의 논의가 4권에서 어떻게 풀릴지 궁금하다. 

 

 

 

 

 

 

 

 

댓글 1
  • 2020-05-15 17:00

    이럴수가..................................................................................................................................................
    너무나 충격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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