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삼아 걸었다 -09

도라지
2022-05-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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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내내 문탁과 양생실험실을 오가며 홈피를 도배질하고 있다.... 우습다...)

 

애기 똥풀과 쇠뜨기

 

 

어머님은 밭에서 쇠뜨기를 걷어내느라 애쓰는 나에게 말씀하셨었다.

"야~야~ 쇠뜨기 뿌리는 대만에 있다~" 

나는 여태 쇠뜨기를 뿌리까지 다 뽑아본 기억이 없다. 당연하다 대만에 있으니깐.

쇠뜨기 초록색 줄기는 파내도 파내도 똑똑 끊어질지언정 절대 뿌리째 뽑혀 나오지 않는다. 

밭에서 풀을 잡다가  쇠뜨기를 보면 손목이 먼저 시큰하다. 

 

하지만 공원주변에서 쇠뜨기를 만나면 녀석들은 좀 다르게 보인다. 

(살기를 가지고 호미들고 덤비는 내가 아니어서 그럴 것이다.  )

 

요즘 탄천을 걸으며 사진에 제일 담고 싶었던 것은 애기똥풀과 쇠뜨기 무리의 사진이었다. 

'향모를 땋으며'의  저자는  미역취와 참취가 나란히 자라는 시각적 효과를 감탄해하며  왜 저 둘이 짝을 이룰까 궁금해했다. 

그때 내가 떠올린 건 애기똥풀과 쇠뜨기 무리였었다.  왜 둘이?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땅인 것이다. 누구도 아무것도 가꾸지 않아서 애기똥풀과 쇠뜨기가 군락을 이루었다.

 

 

오늘도 탄천을 걷다가 노란색과 초록무리의 짝이 호혜성을 살아내는 것을 보았다. 

주저없이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다.

그들이 내게 요구한 호혜성은 오늘 이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혹시 아직도 애기똥풀을 모르시나요?
애기똥풀도 모르면서 인간의 마을에서 책을 읽나요? (안도현 시를 인용해 봤음! 이런 거 해보고 싶었음!ㅋ )

 

 

 

 

 

 

댓글 13
  • 2022-05-19 22:40

    휴~~다행히 애기똥풀은 알음.

    도라지꽃도 알음.

    근데 요즘 길에 아~주 많이 보이는 노란 들꽃이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뭘까요.....

    • 2022-05-19 23:25

      아마도 고들빼기?

      • 2022-05-19 23:39

        작은 애들은 고들빼기? 코스모스 처럼 생긴 큰 애들은 금계국? 아닐까요? 

        • 2022-05-20 08:12

          오~~~검색해보니 고들빼기. 아님 씀바귀 꽃인가봐요. 애들이 이렇게 길가에도 피는구나......

          • 2022-05-20 12:11

            도대체 뭐가 고들빼기라는겨? 음...

            • 2022-05-20 13:19

              좌:고들빼기 / 우:씀바귀 

              쓰디 쓴 애들이 꽃은 꽤 앙증맞네요^^요즘 길가에 엄청 많던데요.

              • 2022-05-20 17:05

                내 오늘, 얘네들 관찰하느라 산책시간이 평소 두 배....ㅋㅋㅋ

  • 2022-05-19 23:27

    쇠뜨기 뿌리는 대만에? ㅋㅋㅋㅋㅋ

    요즘 전 마당 잔디 풀들과 전쟁중 😭 

  • 2022-05-20 06:50

    아유 난 몰라. 그래도 톡 터트리면 애기똥처럼 노란 물이... 나온다고 은우랑 숲유치원 다닐 때 배웠는데... 발 밑에 관심이 없으니 들을 때만 알 것 같고 막상 만나면 다 비슷해보이고. 

  • 2022-05-20 08:51

    난 애기똥풀은 이제 아는데 ㅋㅋㅋ

  • 2022-05-20 12:09

    그런데 이건 뭐예요? 성남에서 억새 베어내고 심은 얘네들... 

    물론 유채꽃은 표말도 있고, 저도 압니다. 그거 말고 무슨 벼? 보리? 같은 애들 (아, 또 비웃음을 사겠다...ㅠㅠ)

     

    • 2022-05-20 17:05

      내 오늘 가까이 가서 봤는데....억새던데요? ㅋ

      • 2022-05-20 20:14

        와! 그걸 알아내시다니!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