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전반부-후기

블랙커피
2023-04-25 17:00
121

이번 주에는 전현우의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의 3장까지를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오전 8시에 시청역에서 만나 회현역으로 이동하여 전장연 시위에 참여 한 후, 인근 식당에서 아점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작은 물방울도 함께 정동극장 쪽으로 이동~

 

 

정동극장 안 야외 마당에 모두 앉을 만한 넓은 공간이 있어 자리를 잡고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띠우샘의 발제를 읽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요.

 

 

3장까지는 아직 본격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는 도입부인지라 내용이 깊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암튼 전현우의 문제의식은 다음 구절에서 잘 드러나는 듯한데요.

 

“오늘의 대지는 지금 존재하는 기계와 길을 수용하기에는 비좁은 듯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더 많은 기계, 더 많은 길을 소리 높여 요구한다. 교통 기계가 에너지를 먹고 내놓은 온실가스가 누적되어 대지가 비틀리면, 길도 비틀어진다. 비틀린 길은 곧 두절 될 것이다. … 우리는 길과 도시를 만들기 위해 대지를 변형했고, 이렇게 변형된 대지를 활용해 부를 쌓았다. 쌓인 부는 다시 더 빠른 길과 더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투입되었다. 이들 도시가 우리의 고치다. 모든 것이 쌓여 있는 이 공간은 교통 없이는 기능을 멈추고 말 것이다. 그런데 교통은 …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내놓는다. 그렇게 우리를 보호하던 고치가 무너져 갈수록, 기후의 변덕 앞에 우리는 무방비로 노출되고 말 것이다. 사람도, 물건도, 에너지의 흐름도 멈춘 도시는 존재 이유를 잃고 시간의 흐름 속에 마멸되어 사라질 것이다(13~14)”

 

전현우는 자동차가 우리 삶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과정을 자동차 지배라고 명명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지배가 관철되고 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납치된 처지라고 말합니다.

1장과 2장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이 자동차 지배하는 사실을 짚어보면서, 이와 같은 자멸에 가까운 상황을 이동의 위기로 탐구합니다.

그리고 3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지배의 역사를 살펴보는데요.

경부고속도로에서 1시 신도시와 2기 신도시까지 자동차 지배가 진행되면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갔는지도 되돌아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역사적 과정을 거쳐, 인간의 심성과 도시의 조직, 에너지 공급망처럼 교통망을 구성하는 혼종이 일상의 자동차로 응축되어 가는 과정은 그 속의 개인에게는 명확히 지각되지 않은 채 벌어진 일이었다(106)”

“자동차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혼종은 마치 모세혈관 같은 도로망처럼 모든 방향으로 뻗어 나가 모든 것을 옭아매고, 바로 이로 인해 지구의 온도 조절 시스템은 뒤흔리고 있다(108)”

 

댓글 2
  • 2023-04-27 22:20

    사진 후기! 멋있어요!
    이렇게 일주일이 금방 가버리다니 .....

  • 2023-04-28 08:38

    야외세미나가 집중도는 좀 떨어져도 정신건강에 싱그러운 바람을 넣어주더구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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