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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와 에이블리즘을 넘어> 강의 후기

관리쟈
2023-04-08 11:02
604

<장애학의 도전> 저자이신 김도현 선생님의 특강이 열렸다.

 

 

인문약방의 <나이듦과 자기서사>에서 이 책을 공부하면서 강의를 준비했고, 확대해달라는 연대기금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6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고 한다.

 

 

줌으로 만나는 김도현 쌤은 참 젊어보였다. ㅎㅎ 장애인 인터넷 매체인 ‘비마이너’ 대표이자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라고 본인을 소개하셨다.

노들야학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흔히 사용하는 ‘연구소’가 아닌 ‘궁리소’란 이름이 생소했다.

2017년 장애차별의 현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던 분들이 장애차별의 문제와 해결을 더 궁리 좀 해봐야겠다고 해서 만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보통 능력주의는 공정과 함께 거론된다. 능력주의는 기회는 평등하고, 차별은 능력에 따라서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능력은 대부분 지능을 평가하므로 장애를 애초에 배제한다.

장애는 영어로 disablity이다.  비장애는 dis를 빼버리면 되니, ablity, 능력이 된다.

쌤은 장애인이 배제를 뜻하는 장애를 가진 자가 되었던 역사적 담론에 대한 설명 끝에 ‘능력’을 갖거나 못 갖는 것으로 대상화된 것은 결국 자유주의적 개체주의의 소유 담론이 있다고 하신다.

에이블리즘은 애초에 배제되지 않은 자들을 척도로 하는 능력주의보다 더 근원적인 의미에서의 능력주의, 비장애중심주의를 말한다. 여기에는 배제되는 모든 장애들, 소수자, 여성, 인종등이 교차될 수 밖에 없음이 드러난다.

 

 

에이블리즘 철폐는 능력주의 사회 해체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입장에서 장애인 운동의 기본 전략은 배제된 기본권에 대한 비타협적 투쟁이라고 한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과 함께 몇 년동안 지속적으로 투쟁하고 확보해 온 전략이 있는데, 질의응답 시간에 핫했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확보이다.

‘공공일자리’라해서 정부가 취로사업을 하듯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하고, 그 근거가 시민의 노동권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공공’은 공공기관이 아니고, 공공일자리는 사적 이윤에 종사하는 일자리가 아니라는 의미인 것 같다.

몇 년의 노력 끝에 서울시와 경기도 지자체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냈는데, 별도의 일자리가 아니라, 장애인도 일을 하고 있으며 그 일을 사회 안의 노동으로 인정하고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노동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말이다. 사실 페미니즘에서도 1970년에 여성의 집안 일을 가사 노동으로 인정하라는 투쟁을 했었는데,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이런 경우 ‘노동’이 이미 이윤생산, 교환가치생산과 관련되는 용어이니 결국 자본주의에 포섭되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기게 마련이다.

쌤은 다른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한 사회가 보편적으로 행하게 될 활동과 사람들이 자리할 공간을 교육과 노동, 미성년일 때는 교육기관, 성년일 때는 직장, 이렇게 볼 수 있으며,

배제된 자들이 채워주어야 제대로 사회의 모습이 구성된다는, 그런 맥락에서 노동이라고 한다.

물론 그런 노동은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이다. 한 때 ‘노동’과 ‘일’을 구별하는 개념화가 활발했었는데 사회적 삶의 기본 활동으로서의 ‘일’을 뜻하지 않을까 한다.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관점이 부쩍 ‘근원’을 건드리고, 그런 식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 같고, 그래서 멋있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시의 딜레마가 그렇게 짜릿하고 통쾌할 수가 없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세팅하면서 야학에 나와서 공부하고 장애인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홍보하는 모든 활동을 노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정부가 바뀌자 전장연시위가 권력투쟁의 전면에 서게 되었고, 정부에서 불법이라(고 탄압하)는 시위가 서울시에서는 노동이 되고 최저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서울시 어쩌지?! 물론 실사와 감시로 엄청 압박을 가하고 있고 그렇게 또 새로운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전장연투쟁을 더 알아가고, 배운만큼 지지하게 만드는 이런 강의를 연대기금에서 몇 차례 더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강의 부제로 ‘봄강좌’가 붙어 있다.

핫했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와 토론도 한번 더, 내심 기대해본다.

 

문탁에서는 전장연 투쟁을 지원하고,  참여를 통해 배우려고,  투쟁현장에 가려고 한다. 

2월에 이어 4월에는 21일에 배우러 간다.  자세한 것은 여기에..

https://moontaknet.com/?page_id=218&mod=document&uid=38603

 

댓글 4
  • 2023-04-08 12:07

    김도현샘 강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날 분위기를 잊지 않게
    생동감있는 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우리 4월 21일 전장연 투쟁, 함께 가요!

  • 2023-04-08 17:05

    기본소득과 공공시민노동의 차이가 가장 핫한 쟁점이었는데,
    중증장애인의 삶과 존재 자체가 공공시민노동으로서 가치를 갖는다는 것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공공, 시민, 노동(권)이 합쳐진 이 말이 복합적이라는 느낌, 좀 헷갈리게 한다는 느낌이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합니다.
    앞서 고민하고 연구하고 활동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각과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
    매우 감사하고, 여러모로 자극받는 시간이었습니다. 특강을 잘 정리해주신 후기도 고맙습니다!

  • 2023-04-08 18:36

    장애학은 억압에 대한 저항이라는 말씀이
    떠나질 않습니다. 인권은 거저 주어지지 않네요.
    뜨겁게 감사합니다

  • 2023-04-10 16:35

    공공시민노동 보고하면서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넣었다고 하셔서 전장연의 배짱과 단단함에 한번 더 감탄했습니다~
    장애인운동이 선도투쟁이라는 사실도 새삼 실감했구요
    강의 잘 들었습니다
    후기도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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