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들> 5,6장 메모

띠우
2023-06-27 20:04
195

올립니다

댓글 3
  • 2023-06-27 23:43

    p267 국가가 대체로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장하면서 돌아간다는 것은 이들에겐 당연한 사실일뿐이다. 서구 사회과학이 강압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면, 당혹감을 숨기려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물리력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일정 정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수치라고 느낀다. (내 안에 존재하는 두려움과 공포, 수치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해 보게 함.)
    p272
    국가 권력의 붕괴라는 의미에서 ‘무정부 상태’가 혼란, 폭력, 그리고 파괴를 낳을 때만 비-아프리카인이 무정부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점은 사실 일종의 아이러니다. 내가 마다가스카르에서 관찰한 내용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런 사례 모두에서 외부자들만 모르는 수십 혹은 수백 가지의 다른 측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지역 주민들이 이런 이행을 평화적으로 일궈내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의 주민들은 마다가스카르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정면 충돌을 피했기 때문에. 국가의 대변자들이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하거나 체면을 잃는 일은 없었지만, 정부의 지배는 가능한 한 어렵게 표면적인 동조는 가능한 한 쉽게 되었다. 이런 전략이나 새로운 자율 공동체들이 아프리카에만 있을리도 없다.
    국가는 복수하러 찾아 온 마다가스카르 신과 마찬가지로 재앙 비슷한 것을 몰고 올 수는 있어도 어쩌다 한 번 나타날 뿐이었고, 전체주의적인 국가나 산업민주주의 사회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지속적인 사찰과 감시의 형태와는 별로 닮지 않았다.

    자율성의 잠정적 성격이 자율성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마다가스카르의 지배 방식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요. 국가가 무정부 상태에 놓인다는 것은 두려움으로만 느껴졌다면 이 책에서는 무정부가 훨씬 평화적인 국가 아닌 국가를 만들 수 있는 대안처럼 보입니다.

  • 2023-06-28 08:45

    저도 올림다

  • 2023-06-28 08:46

    사람들은 정부를 본질적으로 낯설고 약탈을 하려 들거나 강압적인 권력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던 공식적이니 이데올로기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마다가스카르의 통일성이라는 개념이었다.……마다가스카르의 통일성은 지속적으로 동원되는 수사학적 요소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주요 의례에 내걸리는 마다가스카르 국기의 진짜 의미인 것 같다. 내 생각으로 국가는 텅 비어 있다는 그 이유 때문에 통합의 구심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1972년의 혁명은 무엇보다도 독립을 쟁취하고 국가를 진정한 마다가스카르로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이 노력은 산간지방 사람들에 대체로 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국가로부터 실질적인 권력을 전부 박탈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국가는 자신에게 예속된 사람들의 공동의 예속에 의해 공동체로 만드는 절대적이고 자의적인 권력이면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지배받기에도 매우 편리한 권력이 된 것이다.(262-263_

    국가는 리바이어던으로서 모든 권력을 위임받은 최고의 권력(혹은 폭력) 장치라는 게 홉스식의 근대국가관념이다. 그런데 마다가스카르의 민족지에서 그레이버가 관찰하고 분석한 내용은 이와 달리 ‘실질적인 권력’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사람들이 공포가 아닌 이성에 의해 조직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가진 것이 없기에 즉 지킬 재산이 없기에 이런 텅빈 국가가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전통적인 민주주의 전통(푸쿤울나)가 붕괴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도 큰 이유였을까?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덧붙여 공포에 의해 조직된 국가 아래에서 공포심을 부끄러워 하는 문화가 길러지는 것과 이성에 의해 조직된 공동체 아래에서 공포는 부끄럽기보다 재미있는 것이라는 문화가 형성되는 차이도 이야기 나누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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