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 회의록

자누리
2015-10-16 01:55
901

다음달 복작회의 집중안건 사업단이라 남은 기간 정기 생산일에 회의를 하고 생산은 각자 시간되는 대로 살펴서 하기로 했다.


오늘은 자누리 사업단의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작업장과 공부를 통해 정말 좋은 삶을 살고 있는가?

뚜버기의 말대로 나혼자 자족하고 있나 하고 불안해 하는 건 아닌가?


아무래도 나(자누리)의 자립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대충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게 경제적 지원(자립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많으니 피하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경험이었다.

우선 일주일에 절반 넘게 저녁 시간을 내 맘대로 보낼 수 있다는 것, 결혼 후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토막내지 않고 공부를 집중할 시간이 늘어나니 그야말로 삶이 풍성하게 느껴졌다.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은 사는 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능케 한 촉발제였다.

내 존재 기반이라는게 타자에게 개입하고 개입당하면서 비로서 풍성해지는 게 확실하더라.

예전에 사회운동할 때도 이런 식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이제 사람이 되는 기분이랄까?

나혼자 좋았나? 작업장이나 다른 친구들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지원이 끊긴다해도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기는 정말 싫다.

이정도면 누군가에게 하는 경제적 지원의 의미는 크지 않은가?

그러니 자누리사업단의 목표를 경제적 지원의 확대로 잡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전에 강학원 길벗이 화장품을 사업으로 해보겠다고 했을 때 살짝 당황했었다.

그 때 우리가 모델링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덧붙여 내가 계속 지원을 받겠다고 하고 싶지만 자신은 없다. 

이런식으로 계속 활동하기에는 내 몸이 공간적 거리가 멀다고 신호를 보낸다.

집에 갈 때 정말 멀게 느껴진다. 거의 졸음 운전이다.

 

다음은 지금이 짤막하게 얘기했다.

처음에는 지역화폐와 같은 지역단위의 대안경제를 염두에 두고 문탁에 왔다.

이후 작업장에서 경제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들을 형성하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래서 사업단을 꾸리고 관계를 확장하기 위한 모색들을 했다.

외부 교육이나 수작 등을 겁 없이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금 다른 사업단에서 우리가 했던 것들과 비슷한 걸 하면서 뭔가 희망을 갖는 듯 해서

우리의 경험이 공유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누리사업단이 공유지를 꾸리는 데 경제적 기여도가 크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새로운 활동을 어떻게 해 나갈지 고민이다.


시간이 부족해 이정도로만 얘기했는데 다음 시간에 더 많은 논의가 되도록 고민들을 해갖고 오시압!

 

댓글 1
  • 2015-10-17 00:07

    회의를 하면서 자누리 님에 대해서 이제껏 제가 너무 무신경 했던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같은 사업단에 속해 있으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같이 작업을 하면서도 말이죠. 허심탄회하게 마음 속 이야기 해주셔서 인상에 깊이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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