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189-195) 나의 생전장례식 쇼

인디언
2014-02-15 02:37
1047

사실 나카무라 진이치 선생의 책은 다 끝났습니다.

마지막 장은 부록 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모임’ 10주년 기념 이벤트로 치른 ‘합동생전장례식’의 내용을

저자 자신의 케이스로 보여주고 있답니다.

우리도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으면서 살아왔는지 한번 돌아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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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장 나의 생전장례식 쇼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봅니다.

지금 자신이 여기 존재한다는 것 자체의 신기함, 감사함을 ‘만일 그 일이 없었다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니, 4가지 정도 큰 사건으로 집약됩니다.

1. 모던한 도시 할머니와의 만남

나는 소화 15년 나가노현의 젠코지 분지 남단에 있는 인구 수천명의 한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바스테산의 산기슭에 있는 그곳은 현재는 마을이 합쳐져 지쿠마시가 되었습니다.

중학교는 한 학년이 51명이었는데 그 마을에서 신동이라고 불렸습니다만 규모가 워낙 작았죠. 그리고 예상한대로 스무살이 지나자 그저그런 보통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때 고베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엄청 세련된 할머니가 태평양전쟁으로 이 마을에 피난을 왔습니다. 그 할머니로부터 우연히 “너 참 영특하구나”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시골은 똑똑하다-바보같다의 세계여서 ‘영특하다’ 같은, 우아한 ‘외국어’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때부터 ‘영특하다’라는 우아한 말을 계속 듣고 싶어서, 주위 어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주의를 기울이고 오가는 말에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그런 걸 <논리보다 증거>라고 하는거죠” 라든가 “처음부터 새로 다시하는 거죠?” 라는 등 의미도 잘 모르면서 되바라진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넌 참 영특하구나”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죠. 정말 하늘에라도 오를 기분이었어요.

아직 소학교입학 전이었으므로 시계도 12시와 3시 정도밖에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3시 조금 전에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나가서 3시가 되는 순간 “할머니 지금 3시네요” 라고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말을 하곤 했죠. 그러면 아주 감동한 것처럼 “아휴, 넌 시계도 아는구나. 영특해”라고 했습니다.

그 할머니가 놀라왔던 것은 3시 5분이 되었을 때 “얘야, 지금 몇시니?”라고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할 수 있었던 것을 칭찬하고, 할 수 없는 일로 상대를 시험해 무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무안을 당했다면 그 후 인생의 전개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학교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라는 말 이외에는 어떤 말도 안하셨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해도 무엇을 말해도 절대 아이를 혼내지 않는다는 훌륭한 자녀양육철학은 갖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었지만 수업중에는 열심히 머리를 움직였습니다. 선생님은 약간 이해가 떨어지는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했으므로 ‘이미 그것은 아는데’라는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머리를 쉬는 일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산수시간에 연상을 발동해서 그때까지 배운 국어랑 사회랑 이과 과목을 머릿속으로 복습했습니다. 그것도 안할 때는 선생님의 말을 한자로 변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똑똑하다든가 머리가 좋다든가 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소학교, 중학교를 거치며 50분 수업중 내내 머리를 굴렸지만 공부다운 공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고 연상력은 후에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고등학교는 현내에 4개 있는 진학거점학교에 들어갔습니다. 톱클라스로 들어가서 동경대학교 현역입학의 기대를 담임교사로부터 받았습니다만 반년 후에는 400명 중 30등 전후를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완전히 배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나가노현은 현 전체가 하나의 학구여서 어디에 가도 자유였습니다. 보통은 거리적으로도 가까운, 통학을 위한 열차의 발차시각도 좀 늦은 나가노에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좀 먼곳, 열차 발차시각도 좀 빠른 우에다에 갔습니다. 7시 21분에 열차를 타야하는데 일어나는 것이 7시 였습니다.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5분을 달려서 열차에 뛰어오르는 위험한 기예를 반년간이나 지속했기 때문에 위장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6시 반에 일어났다면 재수하는 것도, 교토에 가는 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아버지의 죽음

다음은 아버지의 죽음입니다. 아버지는 양자로 간 집에 친자식이 태어났기 때문에 구박을 당해서 참지 못하고 동경으로 뛰쳐나와 의사를 목표로 하고 고학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세 때 사물이 이중으로 보여서 안과에 갔을때 극약을 안약으로 잘못알고 넣어주는 바람에 순식간에 실명을 하게 된 것은 전술한 것과 같습니다.

“내 눈이 볼수만 있었다면”이라고 분한듯이 중얼거리는 것을 어릴 때 무릎 위에서 여러번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너는 의사가 되라’고는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버지도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것은 전술한 바와 같습니다.

그러나 그 돌아가실 때의 모습은 ‘유산’으로 남아서 나의 <사생관>에 큰 영향을 준것은 사실입니다. 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때까지 막연하던 의학부진학이 결정적으로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화 35년 마침 교토대학의 입시문제와 궁합이 맞아 어떻게 입학이 허가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집은 학비가 없었으므로 대학은 자력으로 졸업할 수 밖에 없다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보다 생활이 우선이었죠. 출석을 체크하는 어학과 체조이외의 수업은 빠지고 당시 분교가 있던 우치에서부터 교토 본교의 아르바이트 알선계에 일찍 얼굴을 각인 시켜두었습니다. 그러나 실적이 없고 어디서 뭐하던 놈인지도 모르는 신입생에게 가정교사 자리는 소개해주지 않았습니다. 집을 나올 때 받은 2만엔은 교과서를 사느라 반정도 써버렸습니다.

7월 여름방학까지 3개월이 문제였습니다. 제사행렬원, 사찰 관광 안내, 대청소 도우미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당시 교토는 동네마다 대청소일이 정해져 있어서 천장 안이나 마루바닥 밑에 들어가 깨끗하게 하는 학생 아르바이트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때 다친 허리 상처가 현재 요부척주관협착증으로 오른쪽 하지가 저리고 아파서 걷지 못하고 주저앉는 상활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인생은 연속하게 되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여러 가지를 했습니다만 그래도 대학생협 식당에서 20엔짜리 밥 한공기를 사면 반찬살 돈이 없어서 탁상위에 있는 소스를 뜨거운 밥에 얹어 먹고 또 그것조차 불가능할 때는 물만 마시는 날도 있었고.. 대학에 들어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배고픔을 체험했습니다.

여름방학은 귀향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전념해 다음학기를 대비했습니다. 가정교사도 한자리 소개받았습니다만 1, 2 학년 때는 하루에 두끼를 먹었습니다. 신장이 175센티, 체중이 55킬로, 가슴은 갈비뼈가 나와 빨래판같아서 목욕탕에 가기가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살이 쪘다고 생각해도 한번의 대청소에 1킬로에서 1.5킬로는 체중이 줄었습니다.

지금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잘견뎠다고 생각하지만 당시는 전병 한개, 구운 고구마 한 개로 하루를 지냈다던 아버지의 고학 이야기가 뇌리에 남아 있었으므로 별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과정인 3학년이 되기 직전에 가정교사 자리가 3개 들어와 생활은 안정되었습니다. 본과에 들어가면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므로 하루에 세끼를 잘 챙기고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1교시부터 출석했습니다. 그렇게 하자 1년 사이에 14킬로 체중이 늘었습니다.

가정교사 3자리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6일 졸업할 때까지 일했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고 학비를 내주었다면 어떤 인생을 걸어가게 되었을지, 아니 의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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