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월> 은 어떠신가요

진달래
2021-04-26 12:32
322

볼까말까 고민했었다. 

필통회원도 아니고, 지난 밤에 잠도 잘 못잤는데 2층에서 졸고 있는게 낫지 않을까

세미나 끝나고 - 거의 1시 20분에 끝난 - 내려가보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 

때가 때인지라 따로 홍보도 안 하고 하여 몇 명 없다고 했다. 

띠우샘이 날 보고 물었다.

- 영화 안 보세요? 

- 아, 네 봐야죠.

 

 

영화를 별로 보고 싶지 않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심히 오는 4월 16일, 언뜻 7년이나 지났다는데 깜짝 놀랐다. 

그럼에도 그 날을 떠올릴 때마나 느끼는 가슴 먹먹함과 여전히 대면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당신의 4월>(주현숙, 2019) 은 지금까지 세월호를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사건의 진실과 상실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과 는 달리 영화는침몰하는 배를 망연자실 보고 있어야 했던, 그리하여 의도치 않게 참사의 방관자이자 목겨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평범한 오늘의 일상을 담고 있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날 그사건을 함께 목격하고 기억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주인공인 영화이다."(이승민의 시네마크리틱크, 2020,4월)

 

필통 공사일지에 소개된 내용처럼 , 담담한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잠시 조금 흘린 눈물을 닦았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위의 글처럼 

그 날, 그 사건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떻게든 그 날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퇴진 한 후, 여전히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는 것에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왜 4월 16일의 세월호 사건을 기억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다른 의미의 재난 시기를 지내고 있는 우리에게 더 의미가 깊은 영화인 것 같다.

 

"세월호 사건을 겪은 후 우리는 여전하지만 여전하지 않다. 현재의 기억과 경험은 역사를 인식해가는 과정이자 역사 그 자체이다."

 

필통 회원을 위한 선물이라며 하나씩 가져가라고 했다. 뻘쭘하게 선물을 받고, 급 필통회원이 되었다.

댓글 3
  • 2021-04-26 22:28

    아...보려고 했었는데..정말 대면할 용기를 내기 어려워요 ㅜㅜ

  • 2021-04-28 15:02

    꽃 피고 날씨도 풀리는 4월이

    이제는 생각많아지는 계절이 되었어요.. 

    당신의 4월, 함께 했네요.

     

    바쁜 와중에 어려운 후기 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05-02 12:39

    필통회원 되심에 감사드리고, 후기 쓰심에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달에도 공동체 상영날 같이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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