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영토,인구 4강 발제및 후기

행복
2014-12-15 13:25
579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두번째 시간 첫 발제를 자발적으로 떠안았다. 거기까진 좋았는데....후기가 문제다.

여기저기 짜집기해 겨우 마친 발췌문을 들고, 세미나내내 '우리가 같은 책 읽은 거 맞지?!'라는 생각 속에서

난위도가 다른, 책 해석력을 보여주는 동학들의 이야기에

귀는 쫑긋, 머리로도 초집중해가며 한자한자 놓칠새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던 나에게 세미나 후기라니.......

모든 개념의 낯섬도 낯섬이지만 턱없는 이해도로 겨우 해낸 발제기에

그를 바탕으로 내 안에서 소화된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게 너무나 어렵다.

아뭏튼 의무와도 같은 후기쓰기가 내겐 문탁에서 휘두르는 권력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더 미뤄서는 안될 것같다. 능력은 않되는데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내가 해야 할 일을 가로막고 있었다.

부질없는 욕심....  없는 글쓰기 신공이 느닷없이 생기는 것도 아니니, 내 행동을 잡고 있는 이런 장애물들 모두 훌훌 털어내고

세미나 시간의 느낌이 내 기억속에서 더 이상 흐릿해지기 전에 어서 스케치해보기로 했다.

강의실은 10명이 꽉 차서 그야말로 세미나 이름답게 복작복작대고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띠우님^ ^까지 꼭 10명이다)

발제를 맡은 4강은 16세기에 여러 문헌들을 통해 문제계로 떠오른 '통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푸코가 명명한 권력의 또 다른 개념인 '통치성'으로 발전해간 과정이 주로 설명되어 있었다.

이런 통치성은 18세기에 이르러 중농주의정책에 따른 농산물 생산의  증가와 급격한 인구팽창이라는 요소와 맞물리며 탄력을 받게된다.

그리고 바로 거기서 예전에 가족모델의 통치형식에 속했던 경제가 정치와 합체되며 바로 정치경제학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되고,

이것은 지금의 경제라는 영역속에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바로 이 경제에 온 몸이 칭칭 묶인 포로가 되어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잠시 여담으로, 문탁에선 경제적이란 표현자체가 기피되며 달가와하지 않는다는 말이 오고갔다.

이는 우리 사회 곳곳의 문제가 다 지금의 경제(돈)와 결부된체, 권력과 욕망의 들끓음 속에서 야기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계의 핵심을 푸코의 책들이 짚고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세미나를 통해 난생처음 접한 푸코지만,  함께하는 동학들에 의지하며 한 번 가보는 거다. 알아야 제대로 살 수 있으니까.....

댓글 6
  • 2014-12-15 20:43

    2년전인가 처음 푸코읽기에서 좌절했던 경험이 몽글몽글 피어오릅니다.

    그래도 서당개 삼년이라고 아주 조금이나마 익숙해졌다 싶지만 어느 순간 또 헷갈려지고 그러네요.

    영토국가와 봉건, 근대/ 주권자와 주권, 사회계약... 담에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복작에 처음 합류한 분들은 개념도 용어도 더 낯설겠죠. 

    낯선것은 서로 묻고 가르쳐주다보면 다른 관점에서도 볼 수 있고 좋은 것 같아요^^

  • 2014-12-15 22:30

    그 하나가 목자여 양이여?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겠어?

    소문은 감시인가?

    풉~ 왜 전 이런거만 기억하는걸까요 ^^

    사고의 차원변화를 요구하는 푸코! 어렵지만 재밌어용~

    행복샘님의 글을 보니 연구거리 더 추가해야겠네요

    문탁의 후기는 통치성인가? ^^

  • 2014-12-16 10:14

    행복이 복작세미나의 다크호스가 될거같은 예감!^^

    우리가 공부하는 주된 이유는 작업장의 공통감각과 담론을 만드는거란걸 잊지 말아야겠지요!

    그런점에서 시작부터 활발하게 얘기를 주거니받거니 하는게 좋습니다~

    세미나 그 자체가 하나의 힘이되고 잉여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장소가 될 수 있겠지요?

  • 2014-12-16 18:24

    오랜만에 간 복작세미나, 처음 참여하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벙어리로 2시간 반을 견딘 참으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animate_emoticon%20(34).gif

     

    후기 잘 읽었습니다. 행간에 보이는 행복님의 목소리...

    저는 좋네요...

    밀린 책읽기가 여전한데 댓글 달고 있으니...아직 제가 제정신이..ㅋㅋ

    함께 앉아 있고 함께 읽다가 함께 뭘 하게 될까요?

    몸 컨디션이 얼른 좋아지셔서 월든에도 오세요^^

  • 2014-12-17 01:28

    후기 읽기가 무섭게 드는 이 죄책감을 어이 하리이까!

    같이 발제 해놓고 한 사람한테 후기 덤텅이 씌워놓은 1인 반성합니다.

    animate_emoticon%20(10).gif

    작년 제가 처음 복작 세미나 할 때 기분이 행복샘 같았을까요, 시즌 내내 괴로워하며 버텼는데, 버티다보니 계속 하게 되네요. 여전히 외국어를 읽는 느낌이지만 또 버텨보려구요. 버티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같이 잘 버텨보아요^^ 그리고 행복님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정말 좋아요.^^

  • 2014-12-20 06:56

    하하하

    땀과 눈물이 흐르는  푸코 세미나를 하고 계시는 군요.

    뭐, 저도 푸코 읽은지 꽤 되었는데 여전히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푸코읽기 종목에서 버티기는 참, 오래 버티기가 될 꺼예요.

    <안전, 영토, 인구>를 한 박자 먼저 읽고 있는

    복작.. 세미나에서 뭔가 좀 얻어갈 꺼 있을까 해서 늘 기웃거립니다.

    4강이 좀 어렵던데...

    많이 얻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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