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논고 8-11장 발제와 후기

깨알
2014-12-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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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에서 에티카를 읽고, 이수영 샘의 스피노자 강좌를 통해 스피노자를 만났지만

진정한 스피노자와의 만남은 지난 문탁 축제 연극 '제국의 역습'의 '숲에 놀자'를 통해 만난 스피노자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그 때는 희망과 공포의 공동체가 아닌 스피노자만이 아니라, 기쁨의 공동체를 몸으로 리얼하게 느끼게 해 준 

요요샘과의 만남이 마을공유지 세미나로 자연스럽게 나를 이어주었다.

신학정치론과 정치학 논고를 통해 스피노자는 자유를, 무엇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선언한 철학자였다.

이러한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공동체의 형태로 이성적인 국가를  상정한 스피노자는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의 정부 형태를 통해 자유의 이점을 보여주고자 하였으며, 그것에 가장 잘 부합하는 모델은 당연 민주정이었다.

스피노자는 다중의 주권이 항구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절대통치가 실현되는 절대 민주주의를 상정했는데,

입헌군주제는 이성적 법과 고문관 시스템에 의해, 귀족정은 최고회의체 장치를 통해, 민주정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통해

국가의 목적인 자유, 즉 인간의 자연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보았다.

신학정치론과 정치학논고를 통해 자연권과 시민권 개념을 정립한 스피노자의 정치학은

이러한 절대통치 실현을 위한 윤리가 주요 덕목으로 상정되는데

정념적 존재인 개인이 이성적 존재인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자신의 신체에 각인된 정념들을 다른 삶의 배치를 통해 어떻게 이성적 존재로 나아갈 것인가,

즉 우리가 어떻게 유덕한 존재가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한 것 같다.

민주주의는 통치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윤리의 문제로 보았던 스피노자는 이후 에티카를 더욱 자신있게 집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시대 상황에서 스피노자는 명예심의 덕을 최고의 덕으로 생각했다면,

오늘날  신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덕으로 자신의 신체 배치를 해야 할까?

다음 세미나는 25일 크리스마스와 1월1일 신정을 잘 쉬고, 1월 8일에 다시 시작합니다.

마트롱의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 1부를 읽어 오시면 됩니다.

900쪽을 훨씬 넘는 이 책으로 스피노자 사상을 다시 한 번 다질 수 있다고 하네요.

1부 발제는 달팽이입니다.  참, 새로운 얼굴로 신군과 넝양이 온다는 소문이 있네요.

반가운 얼굴들과의 만남이 기대되네요. 새해에 만나요.

 

댓글 2
  • 2014-12-24 22:31

    신학정치론과 정치학 논고,  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동물혼>과 비르노의 <다중>이 말하는 다중의 양가성에 대해서도 막연하게나마 알 것 같기도 하네요.

    계약이 아니라 결합(연합)으로 사회를 이해하는 스피노자이기에

    어떤 경우에도 다중은 자연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전제가 따라 붙습니다.

    비록 시민상태(국가상태)로 연합하였다 하여도 다중은 코나투스를 포기할 수는 없는거죠.

    바로 거기에 다중의 양가성의 자리가 있고, 반란과 저항의 가능성이 따라 나오는 것 같아요.

    국가의 목적은 자유라고 스피노자는 말했지요.

    국가는 계급지배의 도구라는 공산당선언의 주장과 국가의 목적은 자유라는 스피노자의 생각의 차이,

    그 사이에서 다중의 정치학, 공동체의 정치학을 사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다시금 스피노자가 대결한 홉스도 궁금해지고,

    정치학 논고에서 스피노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마키아벨리도 궁금해집니다.

    스피노자의 유작인 정치학논고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다 끝납니다.

    그 민주주의가 바로 우리의 삶정치의 문제가 됩니다.

    책이 아니라 삶정치를 통해 우리는 스피노자가 못다 쓴 민주주의를 써 나가고 있는 걸까요?

    스피노자를 읽는 것이 세상과 나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고

    다른 삶을 살게 하는 것인가 자꾸 묻게 됩니다.

    다음에 읽을

    마트롱의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를 통해 그동안 공유지 세미나에서 붙잡고 온

    공통체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확실히 한 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900쪽이 넘는다는 문제의 그 책, 다들 준비되셨나요?

    내년에 만나요~

  • 2014-12-26 20:30

    마트롱의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놓았건만

    펼쳐보기가 두려워지네요

    그 두께에서 흘러나오는 중압감?

    그러면서도 설레이는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책을 접하는 것도 스피노자의 희망과 공포라는

    두 강력한 정념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워서 힘들것 같은 공포와 다 읽은 후의 뿌듯함이 주는 행복이라는 희망!

    그리고 일상의 배치가 변화하고 내가 변형하는 자유~

    하지만 희망이라는 기쁨의 정념이 나를 더 이끌어가고 있겠지요~

    깨알님 후기, 요요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공유지 세미나팀 여러분 새해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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